[코로나역설 ③] 대출 연체율·부실채권은 줄었다…코로나 착시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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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역설 ③] 대출 연체율·부실채권은 줄었다…코로나 착시현상?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0.12.23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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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12월에 들어서면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시작 후 가장 불안한 때가 '12월 현재'라는 설문결과가 나올 정도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더욱이 전국적으로 산발적 감염 추세가 지속되면서, 실물 경제도 또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강화된 거리두기 방침으로 직접적 수익 악화를 겪고 있고, 취업자 수는 IMF이후 최악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런데, 최악의 경제상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금융권에서 나타난 수치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와 반대다. 올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소비가 줄었는데도 카드사의 실적은 양호한 편인데다, 부실채권이나 대출 연체율은 줄어들고 있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걸까?


사진은 내용과 무관 ⓒpixabay
사진은 내용과 무관 ⓒpixabay

코로나 불황 속 국내 은행들의 각종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편이다. 역대 최고치 증가세를 보인 대출에도 불구하고, 지난 9월 대출 연체율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같은 달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도 역대 최저치를 보였다.

이같은 상황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중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여력은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의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코로나 착시' 현상인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은행 원화 대출채권에서 한 달 이상 원금과 이자가 연체된 대출채권의 비중이 0.3%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0.07% 포인트, 지난해 동기 대비 0.14%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이는 2007년 통계작성을 시작한 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어 10월에도 낮은 수준의 연체율을 이어갔다. 10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34%로, 전달에 비해 0.04%포인트 올랐지만, 지난해 10월 말(0.46%) 보다는 0.12% 포인트 낮은 수치다. 또 10월 중 신규 연체 발생액(1조 3000억원)은 전월보다 3000억원 늘었지만, 연체채권 정리 규모(6000억원)는 지난달보다 1조 8000억원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부실채권 비율도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0.65%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보다 0.06%포인트, 1년전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는 은행이 기업과 가계에 내준 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돼 떼일 우려가 있는 돈의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번 3분기 중 새롭게 발생한 부실채권은 2조 7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조 9000억원)보다 적다. 부실채권 잔액은 9월 말 기준 14조 1000억원으로, 항목별로 기업이 12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계가 1조 9000억원, 신용카드 채권이 1000억원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저금리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 완화와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 효과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규 부실채권 발생 자체가 줄어들었고, 대기업의 부실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은행·저축은행·카드사 출입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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