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약진한 호남권 중견건설사들…새해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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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약진한 호남권 중견건설사들…새해 과제는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0.12.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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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호반건설, 중흥건설, 동부건설, 금호산업(금호건설), 우미건설(시공능력평가 순) 등 호남권을 대표하는 중견건설사들이 올 한해 일제히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들이 새해에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쏠린다.

호남 지역 대표 건설사 중 2020년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중흥건설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그룹 핵심 계열사인 중흥토건은 서울 관악구 봉천2구역, 구로구 길훈아파트, 대전 선화1구역, 부산 효성재건축, 경남 창원 상남산호지구 재개발, 그리고 지난 12일 경남 마산 반월지구 재개발 등 올해 전국 각지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수주하며 국내 굴지의 대형 건설사들과 함께 정비사업 수주 1조 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총 수주금액은 약 1조3000억 원(지난 14일 기준) 규모다.

오는 2021년 중흥건설그룹의 목표는 서울·수도권 인지도 제고로 보인다. 중흥건설그룹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서울·수도권 지역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적극 참여하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오너일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정창선 중흥건설그룹 회장은 재계 순위 20위권 명단에 중흥건설그룹의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지도 제고는 그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2월 비자금 조성 혐의에 따른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된 2세 경영인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 그리고 3세인 정정길·정서윤씨로 향하는 승계 작업에 정부가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는 점은 한해 농사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동부건설도 올 한해 광폭 행진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2020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8937억7930만 원, 영업이익 366억3582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53%, 18.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8.98% 늘었다. 또한 2020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보다 15계단 상승한 21위를 기록하며 법정관리 이후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올해 들어 수주잔고 4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리고 연말 한진중공업 인수 추진은 광폭 행진의 방점을 찍었다.

동부건설의 최대주주는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이 최대 투자자로 있는 키스톤에코프라임이다. 그리고 한토신의 지배구조는 '해동씨앤에이→신성건설→오션비홀딩스→엠케이전자→엠케이인베스트먼트→한국토지신탁' 순으로 이어지는데,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해동씨앤에이의 최대주주는 차정훈 한토신 회장 등 특수관계자(40.89%)고, 2대주주는 신성건설(24.69%)이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차정훈 회장은 전북 전주 출신이며, 신성건설도 전북 전주 지역 업체다. 동부건설이 호남권 대표 건설사로 분류되는 이유다. 또한 동부건설 사령탑인 허상희 사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신성건설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으며, 올해 초 영입된 고상범 부사장도 신성건설 대표이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오는 2021년 동부건설의 우선과제는 한진중공업 인수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동부건설 컨소시엄(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NH프라이빗에쿼티·오퍼스PE)은 지난 22일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로부터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음을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지역과 업계에서는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부지, 동서울터미널 사업권 등을 활용한 개발 수익을 꾀하려 한진중공업 인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동부건설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동부건설(최대주주 키스톤에코프라임)을 비롯해 컨소시엄 참여자가 모두 사모펀드라는 측면에서 이 같은 부인은 신뢰를 얻지 못하는 분위기다. 향후 잡음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동부건설은 최근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진중공업 인수에 나서면서 고용 유지를 공언한 것에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흥건설, 동부건설, 금호건설, 우미건설, 호반건설 등 호남 지역 대표 건설사들이 2020년 좋은 모습을 보였다 ⓒ 각 사(社) CI
중흥건설, 동부건설, 금호건설, 우미건설, 호반건설 등 호남 지역 대표 건설사들이 2020년 좋은 모습을 보였다 ⓒ 각 사(社) CI

금호산업은 모그룹의 아픔을 딛고 2020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금호산업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2809억7702만 원, 영업이익 587억98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78%, 영업이익은 53.72%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금호고속, 아시아나항공, 금호디앤아이, 아시아나IDT,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27.81% 감소했다. 그룹 차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홀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는 강점으로 꼽히는 공공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올해 약 8000억 원 규모 공공공사를 수주해 이 부문 업계 1위를 차지했다.

금호산업의 우선과제는 역시 아시아나항공 매각이다. 문재인 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내에서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나 해외에서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이 성사될 경우 금호산업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통해 신사업 등을 펼칠 수 있는 수천억 원 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HDC현대산업개발과의 2500억 원 규모 계약금 소송은 재무 리스크다. 아울러 올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청업체인 영일만건설에 대한 갑질과 로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점을 감안하면,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도 절치부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호남을 대표하는 중견업체 우미건설 역시 올해 관심을 끄는 행보를 보였다. 우선, 서울 강남구 도곡동 린스퀘어로 사옥을 이전하며 강남 시대를 열었고, 시공능력평가에서 처음으로 20위권 내 진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사옥 이전과 시평 순위 상승은 브랜드 인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부동산114는 2020년 연말 아파트 브랜드 조사에서 우미건설의 '린'이 9위를 기록, 중견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우미건설이 오는 2021년 서울·수도권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실제로 우미건설은 내년 전국 13개 단지, 총 9814가구를 공급할 계획인데 이중 70% 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아울러 강남 사옥을 중심으로 프롭테크, 리츠 등 신사업을 확대해 몸집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건설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는 거두진 못했다. 다만,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시기로 2020년을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반그룹은 최근 연말 인사를 통해 현대건설 출신의 김선규 전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그룹 총괄회장으로 선임하고, 총괄회장격으로 있었던 최승남 부회장을 호반호텔앤리조트로 이동시켰다. 또한 오너인 김상열 회장의 장남 김대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선규 총괄회장 영입은 실적 회복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호반그룹은 M&A 전문가로 꼽히는 최승남 부회장을 앞세워 상장작업과 신사업을 추진했으나 결과적으로 올해 실적은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승남 부회장은 일선현장에서 사업 다각화를 본격 진행하고, 김선규 총괄회장은 주택사업을 통한 실적 개선에 집중할 전망이다. 그리고 기존에 최승남 부회장이 추진한 신사업은 김대헌 부사장이 바통을 받아 향후 승계를 위한 명분을 마련하는 데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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