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 ‘박차’…눈여겨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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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헬스케어 서비스 ‘박차’…눈여겨봐야 하는 이유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0.12.30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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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오렌지·하나생명…AI·빅데이터 스타트업과 손잡고 플랫폼 출시
금융위,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TF 운영…종합 논의 및 법제화 추진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 미흡…“고객 이탈 막고 신규 확보에는 도움될 것”
서비스 차별성 및 사업성 부족 평가…“모바일 익숙지 않은 고객 살펴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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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지원을 업고 신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인데, 디지털 전환이나 수익원 창출 등 여러 장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서비스가 연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선행 과제들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TF'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및 주요 보험사, 관련 기관·업체들이 만나 보험업권 헬스케어 활성화 방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관련 법안들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여기서 추려진 세부 추진방안은 내년 상반기에 나올 전망이다. 

기존 보험사들은 이와 맞물려 헬스케어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고객에 한정해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최근에는 대상을 일반인으로 넓힌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새롭게 선보이거나, 관련 스타트업·플랫폼과 협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신한생명은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하우핏(How-FIT)' 베타버전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하우핏'은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해주는 AI홈트레이닝 서비스다. 별도 웨어러블 기기 없이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고, 유명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라이브 클래스를 접할 수 있다는 게 신한생명의 설명이다. 

신한생명은 이를 위해 보험사 최초로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서비스업을 부수업무로 신고한 바 있으며, 해당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AI 스타트업(아이픽셀) 등과 협약을 체결하며 업무를 추진해왔다. 베타버전인 이번 서비스는 내년 1월 iOS 버전 출시, 2월에는 그랜드 오픈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오렌지라이프와 하나생명은 '에비드넷', '유니메오(좋은간병 서비스 운영)'과 손을 잡았다. 이중 오렌지라이프의 경우, 에비드넷이 보유한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사전예방 서비스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에비드넷과 의료자문단을 구성해 정기적인 의료자문 및 학술활동을 진행하고 신상품·서비스 아이디어를 발굴할 예정이다. 

하나생명도 간병인 구인 구직 플랫폼 '좋은간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유니메오와 간병 서비스 공동 마케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니어 헬스케어'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인데, 고객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이외에도 △AIA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여러 보험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보험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지원과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한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는 없으나,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결국 장기적인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고, 그간 변동성이 높았던 보험 업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업계의 수익성에는 긍정적일지 모르겠으나, 보험사가 갖춘 헬스케어 전문성에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고객이 처한 상황에 따라 서비스 수용 여부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8일 '데이터 경제 시대, 보험과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국내 보험사들의 현황을 진단했다. 홍 교수는 이 자리에서 "국내의 보험사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나, 헬스케어를 부수적인 서비스나 사업 관점에서 접근하는 형식적 수준으로 서비스 차별성 및 자체 사업성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보험사는 내·외부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데이터 전략 자산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 후 시장 진출을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다시 말해, 비용·규제·시장경쟁 등 여러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점진적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30일 통화에서 "사실 금융당국 및 정부의 보험업권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 방안은 과거 정부에서도 볼 수 있었던 장면"이라며 "대체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에 접속하기 때문에 편리할 수는 있겠지만, 모바일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에게는 여전히 먼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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