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일 없다”더니…‘5G 올인’ 때문에 LTE 느려졌다? 농어촌은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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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일 없다”더니…‘5G 올인’ 때문에 LTE 느려졌다? 농어촌은 ‘심각’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0.12.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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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속도, 실제로 느려졌다.
농어촌 더 느려져…도·농 다운로드 속도 격차 52Mbps
LTE 품질저하 이유…정부 "LTE 자원 쪼개 5G 구축해서"
“그럴 일 없다”던 통신3사…소비자·정부와 '3파전' 예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올해 이동통신3사의 4G(LTE) 서비스 품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LTE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 발생한 현상이다.ⓒ과기정통부
올해 이동통신3사의 4G(LTE) 서비스 품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LTE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 발생한 현상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올해 이동통신3사의 4G(LTE) 서비스 품질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LTE 서비스 출시 이후 처음 발생한 현상이다. 특히 KT는 두 회사에 비해 다운로드 속도가 두 배 가량 저하됐다. 도시와 농어촌 간 LTE 품질 격차는 더욱 벌어져, LTE 사용률이 높은 농어촌 지역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LTE 속도, 실제로 느려졌다…KT는 속도저하 '2배'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도 하반기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의 5G 평균 속도는 올해 상반기(656.56Mbps)보다 향상된 690.47Mbps 수준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커버리지, LTE 전환율 모두 상반기 평가 때와 비교하면 상향됐다.

반면 LTE 품질은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 평균은 지난해에 비해 5.43Mbps 떨어진 153.1Mbps, 업로드 속도 평균도 3.52Mbps 하락한 39.31Mbps로 집계됐다.

특히 KT는 LTE 속도 부문에서 지난해 비해 11.5Mbps나 줄어든 142.09Mbps를 기록했다. 이는 통신3사의 평균 속도 감소 폭의 두 배에 달하며, 용납 가능한 측정 오차범위(7Mbps)마저 초과하는 수치다. 

LTE 품질 저하 현상은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서 더욱 심각했다. 대도시 지역의 LTE 속도는 업로드 부문만 2Mbps 떨어진 반면, 중소도시는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 각각 7Mbps, 2Mbps씩 떨어졌다. 농어촌은 다운로드 10Mbps, 업로드 6Mbps 하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도시 지역의 LTE 속도는 업로드 부문만 2Mbps 떨어진 반면, 중소도시는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 각각 7Mbps, 2Mbps씩 떨어졌다. 농어촌은 다운로드 속도 10Mbps, 업로드 속도 6Mbps가 하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어촌은 더 느려졌다…도·농 다운로드 속도 격차 52Mbps

LTE 품질 저하는 중소도시와 농어촌 지역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도시 지역의 LTE 다운로드 속도는 2Mbps 오르고 업로드 속도는 2Mbps 떨어진 반면, 중소도시는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 각각 7Mbps, 2Mbps씩 떨어졌다.

농어촌 지역의 상태 악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농어촌의 경우 다운로드 속도 10Mbps, 업로드 속도 6Mbps가 하락했는데, 이로 인해 도·농간 다운로드 속도 격차만 약 52Mbps로 벌어진 것이다. 

 

국민 70%가 불편해진 이유…정부 "LTE 자원 쪼개 5G 구축해서"


LTE는 현재 전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통신 서비스다. 지난 8월 정부 추산 기준 LTE 이용자는 약 5454만 명으로, 5G 가입자(866만 명)의 6배에 달한다. 요컨대 5G 이용자의 6배, 전체 통신망 가입자의 70%에 달하는 기존 소비자들이 속도 저하를 경험하게 된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LTE 품질 저하의 원인을 이통사들의 ‘5G 방식’에서 찾았다. 현재 한국은 LTE의 3.5G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비단독모드(NSA) 방식으로 5G망을 구축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5G가 LTE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진 것이라며, 통신사들의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브리핑을 통해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지만, 5G가 NSA 방식으로 일부 LTE 자원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농어촌 지역은 유지보수 수준이 (작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의) 유지보수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럴 일 없다”던 통신3사…소비자단체·정부와 3파전 예상


지난해부터 소비자들은 5G 출시 이후 LTE 체감 속도가 느려졌다는 불만을 수차례 제기했으나, 통신사업자들은 “5G 서비스로 인해 LTE 속도가 느려질 수 없다”며 일축한 바 있다.

이에 소비자단체 측에선 이번 품질평가 결과를 두고 항의의 뜻을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이 LTE 이용자들을 요금이 높아 단가가 센 5G 가입자로 이동시키기 위해 일부러 품질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높다.

정부 역시 5G 조기 상용화를 강조하면서 '속도 경쟁'에 치우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디지털 뉴딜' 등 공약 실현을 위해 기간 내 '5G 기지국 확대'를 통신사에 수차례 요구한 바 있다. 

다만 정부는 "NSA 기반은 SA(단독모드)보다 (지연 속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통신사들에 SA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엄격한 측정을 해서 통신사들이 (LTE) 품질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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