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재인 레임덕, ‘친문’에 달렸다
[기자수첩] 문재인 레임덕, ‘친문’에 달렸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1.05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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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주의적으로 변한 친문, 대통령이 나설 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갈수록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핵심 세력인 친문(문재인) 진영은 이낙연 대표가 지난 1일 사회통합을 명분으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꺼내자 극렬히 반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중심으로 이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도 빗발쳤다. 당을 떠나라는 요구에 대권 회의론까지 번졌다. 친문의 눈 밖에 나 졸지에 당 대표의 리더십은 땅에 떨어졌다. 대권 주자 반열에서 탈락할 위기까지 겹친 것이다.

친문의 공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같은 날(1일) SBS라디오 <이철희의 정치쇼>에 출연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발언이 이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당시 정 총리는 공공 의대 설립에 반발하며 의사 고시 불응에 나섰던 의대생들에게 실기시험의 기회를 줘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구체 방침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친문의 공세를 야기했다.  "의사 집단에 굴복하려는 것이냐” 등 십자포화의 비난이 쏟아졌다.

사실상 이 대표나 정 총리 발언의 저변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도 포함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신중론을 견지해온 이 대표가 문 대통령과 사전 교감 없이 사면론을 꺼냈을 리 없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관련 논란이 있기 전 청와대 회동 당시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나눈 대화에는 국민 통합 방안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총리 경우도 마찬가지다. 해당 발언이 나온 라디오 방송 출연 당시 “문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정 총리는 그렇다고 답한 바 있다. 대통령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를 유추하기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친문의 움직임은 문 대통령의 영향력을 벗어난 모습이다. 이 같은 기류는 지난달 25일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논란을 사과했을 때도 포착돼왔다. 대통령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 했지만, 친문 진영에서는 ‘윤석열 탄핵’을 주장했다. 문 대통령과 궤를 달리하며 독자적 스피커를 우선하는 모양새인 것이다.

처음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적폐 청산과 검찰 개혁 구호를 외쳤겠지만, 지금은 구호에만 매몰돼 절대화하는 양상이라는 생각이다. 자신들의 잣대에 어긋나면 같은 진영이라 해도 배신자나 적폐로 모는 근본주의적 양태만이 두드러져가는 것이다.

현재 문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부정평가가 60%에 육박한다는 한 여론조사업체의 조사도 나왔다. 민주당도 국민의힘 지지율에 뒤쳐지는 조사도 다수다. 4·7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을 두고 중도외연확장 과제에 놓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으로서는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야 어디든 강경파들이 득세해 잘되는 것을 못 봤다. 이제 대통령이 교통정리할 때다. 새해를 맞았다. 국민 소통은 물론 지지층 사이에서도 대통령의 뜻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직접 나서서 해결하려는 결단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안 그러면 대통령의 레임덕은 외부에서가 아닌 내부에서부터 시작될지 모를 일이다. 강성 지지자들로 말미암아 가속화되지 않기를 바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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