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증권유사] ‘100에서 3100까지’…돌아보는 코스피 4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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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증권유사] ‘100에서 3100까지’…돌아보는 코스피 40년사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1.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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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1월4일 기준시점…83년부터 現시가총액 방식 사용
1991년 ‘코스피’ 통칭 시작…98년, IMF 영향에 200선 ‘후퇴’
미국발 금융위기 후 박스권 형성…2020년, ‘코로나19’ 등장
코스피 3000 시대, 과열 논란으로 새 국면…더 뛸 수 있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현대적인 증권 시스템이 국내에 구축된 것은 지난 1950년 전후라고 한다. 최초 증권사인 대한증권이 1949년에 설립됐으며, 한국거래소의 전신인 대한증권거래소가 1956년에 출범했다. 이후 코스피가 1980년에, 코스닥이 1996년 도입됐으며, 1997년 IMF로 위기를 맞았다. 2008년엔 미국발 금융위기를 목도했고, 최근에는 '사모펀드 사태'가 이어졌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해 코로나19에 증시는 요동쳤고, 2021년 코스피는 꿈의 지수인 '3000'을 돌파했다. 보통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지난 날을 되짚는다면, 다가올 위험에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시사오늘>은 대한민국 증권의 70년 '흥망성쇠'를 다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1980.01.04~2021.01.08 코스피 변동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1980.01.04~2021.01.08 코스피 변동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코스피가 40여년만에 3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63.47포인트(2.14%) 오른 3031.68에 장을 마감했다. 6일 최초로 3000선을 돌파했지만, 심리적 부담감에 다시 3000선 밑으로 후퇴했고, 다음날 재차 뛰어 오르며 3000선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것이다. 기준시점(1980년 1월 4일)부터 41년만이며, 본격적으로 사용된지 38년만이다.  

1980년 1월 4일 기준시점…83년부터 현 시가총액 방식 사용

코스피는 당초 '종합주가지수'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기준 시점 당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을 100으로 놓고, 현재 시가총액의 지수값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해, 현재 3000선을 넘어선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들의 총 시가총액은 1980년 1월 4일보다 30배 가량 불어났다는 뜻이다. 그만큼 경제가 성장했고, 추가 성장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현재 시가총액 방식의 코스피(당시 종합주가지수)는 1983년 1월 4일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됐다. 이는 기준시점 주가의 평균을 활용하는 다우존스식 주가지수에서 바뀐 것인데, 1983년 1월 1일 당시 <매일경제> 기사에서는 이를 두고 "시가총액식지수는 지난해(1982년)까지 사용하던 다우존스식과 비교하면 산출방식만 다를 뿐 결과를 보는 입장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다"면서 "주가 외에 상장주식 수를 가중치로 함으로써, 상장사의 자본금 규모도 지수에 반영된다는 장점과 함께 보통주주전종목을 대상으로 산출돼 증시의 총체적인 흐름을 반영해준다는 이점을 안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렇게 도입된 코스피는 첫 거래일인 이날(1983년 1월 4일) 전거래일보다 6.47포인트(5.3%) 낮아진 122.52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100~130선을 오가며 꾸준한 오름세를 타다가 기준시점 이후 5년만인 지난 1985년 1월 4일 139.53을 거쳐, 1989년 3월 31일 사상 처음으로 1000포인트(1003.31)를 넘어섰다. 이후 잠시 주춤했다가, 기준시점에서 10년이 지난 1990년 1월 3일에는 908.59를 기록했다. 

1991년 '코스피' 통칭 시작…98년, IMF 영향에 200선 '후퇴'

당초 '종합주가지수'가 현재와 같은 '코스피(KOSPI)'로 불리게 된 것은 1991년 3월부터다. <한겨레>는 1991년 2월 28일 당시 기사에서 "증권거래소(現한국거래소)는 지난해(1990년) 12월부터 거래소 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영문애칭을 공모했다"면서 "3월부터 각종 거래소 간행물과 정보물의 단말기, 증권시장지 등에 '한국종합주가지수'의 한글표기와 함께 'KOSPI'를 나란히 사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코스피로 이름을 바꾼 종합주가지수는 1994년 9월 16일 재차 1000선을 뛰어넘으며 본격적인 '천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됐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1997년 대한민국은 IMF 외환위기를 겪었고, 코스피는 200선까지 후퇴했다.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었던 2000년대 코스피는 다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800~1000선 사이에서 요동치다가, 2005년 하반기 1000선에 안착했으며, 2007년 7월 25일 2004.22(종가 기준)로 첫 2000선 돌파를 기록했다. 다만, 2007년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코스피는 2008년 4분기 다시 1000대 밑으로 후퇴하게 된다. 

7일 오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참석자들이 코스피 3000돌파를 축하하고 있다.<br>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7일 오후 한국거래소 로비에서 참석자들이 코스피 3000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미국발 금융위기 후 박스권 형성…2020년, '코로나19' 등장

2010년대 들어 코스피는 2000선을 넘나든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여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고,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당시 2500선을 넘거나, 3000선을 바라보는 전망도 종종 등장했지만, 결과적으로 10년간 견고했던 박스권은 무너지지 않았다.

단단했던 박스권에 금이 간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코로나19에서 시작된 금융시장의 불안은 일정한 흐름을 보여왔던 코스피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2100~2200선을 오르내리던 코스피는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2020년 최저치인 1457.64(3월 19일 마감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내 코스피는 다시 반등하더니, 그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2873.47포인트로 한해를 마무리했다. 연간 30.7% 뛰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이때 '동학개미운동'이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저가매수에 집중한 개미들이 침체됐던 증시를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해였다. 그 결과,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나날이 늘어갔으며, 증시에 들어오지 못한 예비자금, 증권사에게 대출을 받은 자금도 모두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직접 투자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시장 대응 속도는 과거보다 눈에 띄게 빨라졌다"면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개인 증시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3000 시대, 과열 논란으로 새 국면…더 뛸 수 있을까

이제 시장은 코스피의 '상단'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떠오른 증시지만, '과열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마저도 현 증시의 유동성에 대한 논쟁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대체적으로 추가적인 상승세에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이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증시 과열을 판단하는 버핏지수(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명목GDP)는 과열을 가리키고 있지만, FOMO심리(랠리에서 소외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가 반영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지속되고 있다"면서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라며 "높아보이던 3000에 도달했지만, 유동성 장세를 앞세워 이제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다음주 코스피 밴드는 3020~3120포인트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경기부양책 기대감 △외국인 자금 순매수 복귀 △긍정적인 개인 수급 등을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연시 기록적인 상승으로 가격 부담을 느낄 때가 됐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좀 더 위를 향해 나아갈 전망"이라며 "개인과 기관이 번갈아 주식을 사고 있기에 코스피는 한단계 더 높은 고지를 밟을 수도 있겠다"고 전망했다. 

한편, 8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전거래일보다 120.50포인트(3.97%) 뛴 3152.18에 장을 마감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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