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인터뷰] 이언주 “보수의 부활, 헌신과 책임에서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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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인터뷰] 이언주 “보수의 부활, 헌신과 책임에서 시작해야”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1.10 00:58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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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전 국회의원 (국민의힘 부산시장 재보선 예비후보)
○ “4·7 재보선은 가짜 민주주의 밀어내는 선거 돼야”
○ “박형준, 총선 참패 책임지고 한 템포 쉬어야할 때”
○ “YS 기념관 통해 민주주의 부산 정체성 회복할 것”
○ “윤석열과 나야 말로 중도, 민주당에 배신감 컸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이언주 전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예비후보)은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가짜 민주세력과의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으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언주 전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예비후보)은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가짜 민주세력과의 싸움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마스크를 쓰고 진행했으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번 싸움은 가짜 민주세력과의 전쟁이 될 겁니다.”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이 규정한 4·7 재보궐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가짜 민주’는 여당을 타깃으로 한 말이다.

“자신들의 전유물인양 민주화운동을 내세워 왔지만, 실상은 가짜에 지나지 않는다”는 작심 비판이었다. “진짜 민주주의 본류는 보수에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왜 궁지에….” “헌신과 책임을 회복해 새롭게 거듭나야죠.” 그것이 보수 부활의 답이라는 이 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가짜 민주세력을 밀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장 선거에 뛰어든 그는 지난 6일 잠시 서울에 왔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서초구 사무실에서 가졌다.

 

1. 헌신과 책임이라는 화두


4·7 재보궐 선거가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많이들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한다. 서울시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나서면서 ‘오세훈·나경원 출마 저울질’ 등 판이 확 커지고 있다.

이 전 의원은 부산시장 재보선에 임하고 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부산 출마를 준비해왔다. 민주당 탈당 뒤 바른미래당을 거쳐 야권 통합의 물결을 따라 국민의힘 소속이 되기까지 새롭게 정치 인생을 고민하면서 고향으로 돌아온 경우다.

이곳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한다. 그는 부산 영도가 고향이다.

- 지난 4·15 총선에서는 남구로 나왔다 낙선했잖아요. 영도에서 출마했다면 훨씬 유리했을 텐데 말이죠.

“영도로 나갔다면 좋았겠지만 여의치가 않았어요. 이언주 같은 전사가 험지에 나가야 한다. 자기를 던져야 하는 것 아니냐. 당 안의 많은 여론이 그랬던 때고, 나 역시 고민하고 주저하는 모습은 이언주답지 못하다고 여겼어요. 마음먹고 헌신하자 결심했지요.

사실 남구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데다 한 달 남짓 준비 기간밖에 없어 너무 힘이 들었어요. 최선을 다했지만, 간발의 차로 잘 안 됐어요. 끝까지 헌신과 책임을 다했기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늦게 투입됐음에도 많은 지지를 보내준 남구 주민분들에게 감사할 뿐이에요.”

이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남구을에 출마해 48.7%를 득표했다. 상대 당이자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50.5%를 얻었다.
 

이언주 전 의원은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선은 조직력이 중요하기에 때문에 정권 심판론 기류가 있어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언주 전 의원은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선은 조직력이 중요하기에 때문에 정권 심판론 기류가 있어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지금도 국민의힘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지도부 공천 실패인데요, 이에 관여해 온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경우 부산시장 재보선에 출마했습니다.

“지난 총선은 박형준 전 총장을 비롯해 PK(부산·경남) 인사들이 주류였잖아요. 통합과 공천, 어젠다 등을 주도해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참패하고 말았어요.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나 김세연 전 의원 등은 물러나거나 불출마했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점은 호평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박형준 전 총장 또한 그분들처럼 책임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양보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한 템포 쉬어야죠. 박 전 총장은 이론가적 측면에서 보수 야권을 위해 논객으로서 훌륭한 기여를 해왔습니다. 다만 지난 총선을 주도해온 분 아닙니까. 지금 그분이 할 일은 총선 당시 험지에 나가 헌신하고 희생했던 사람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에요. 이들이 다시 역할을 하고, 더 강력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 헌신과 책임을 보여 달라?

“그렇습니다. 보수우파의 상징이야말로 헌신과 책임 아닙니까. 과거 YS(김영삼)를 보세요. 87 대선 과정에서 YS는 DJ(김대중)와의 단일화를 위해 많은 것을 양보하며 헌신해왔어요. 그러나 실패하자 통일민주당 총재직을 내려놨지요. 그런 게 책임정치 아닙니까. 따지고 보면 보수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도 헌신과 책임을 잃어갔기 때문이잖아요.

보수의 살길은 책임과 헌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단언합니다. 그것이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박 전 총장께서도 그 길에 동참해주기를 바랍니다.”

- 정권심판론적 기류로 바뀌면서 서울·부산 모두 보수 야당이 해 볼 만해졌다는 전망도 나오잖아요.

“투표율이 낮으니까, 재보궐 선거는 조직 선거예요. 서울 경우 구청장부터 시의원 대부분이 민주당입니다. 우리는 조직력이 떨어져요. 완전히 약체죠. 지금이야 반문재인, 반박원순, 반오거돈 정서가 굉장히 강하지만, 막상 선거 때는 또 달라질 수 있어요. 바람이 불어야 야당이 이깁니다. 밋밋한 선거를 하면 진다고 봐요.”

-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하죠.

“선명한 구도가 필요해요. 알다시피 이번 선거는 정권심판, 추행에 대한 심판이 가장 크잖아요. 바람을 일으키려면 야권에서도 총선 참패에 책임 있는 사람이 출마해 정권심판을 주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거죠. 지난 총선을 참패시킨 분이 책임도 안 지고 또 나온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길 수 있겠습니까. 무슨 명분으로 이 정권에 책임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지는 길입니다. 이기는 길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2. 진짜 민주 vs 가짜 민주


이언주 전 의원은 민주당 권력 구도는 차기 대권 중심으로 분화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언주 전 의원은 여당에 대해 가짜 민주주의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화제를 돌렸다. 부산하면 YS를 빼놓을 수가 없다. 이 전 의원은 출사표를 던지며 YS 기념관 건립을 제시했다.

- 부산에 YS 기념관 건립을 내세운 이유는 뭔가요.

“진짜 민주주의 본류가 보수에 있고,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이 그 심장부임을 재조명하기 위해섭니다. 특히 부산의 정치와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혼탁한 민주주의와 관련된 난맥상을 푸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민주화는 부산에서 발아됐잖아요. 이곳에서만 9선을 한 YS로부터 시작이 됐죠. 영화 <1987>을 통해 알 수 있듯 YS와 그의 후예들은 물론 재야의 대부인 장기표·김정남 선생님 등 모두 보수 쪽에 몸담고 있어요. 그 당시 박종철 물고문 사건을 파헤친 최환·안상수 검사 등도 보수 쪽에 있고요.”

- 민주당에도 민주세력이 있지요.

“진짜 민주세력일까요? 가짜 민주세력 아니고요? ‘당신들 진짜 맞아?’ ‘전체주의로 가고 있는 것 아니야?’ ‘정권 타도를 외치면서 실제로는 입법 독재를 행하기 위했던 것 아니야?’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온 거 맞아?’ ‘인민민주주의를 위한 거 아니야?’ ‘근데 왜 내로남불이야’ ‘왜 더 적폐로 가지?’ 이렇게 물었을 때 떳떳할 수 있습니까.

한마디로 그들은 가짜 민주주의 세력이에요.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이 자유를 억압한 것에 저항하고 확대하는 방향이었잖아요. 여당은 그 반대인 인민민주주의, 전체주의 성격을 띠고 있어요. 무늬만 민주세력 행세를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속이는 거잖아요. 이제 그 타이틀은 내려놔야죠.”

- 하지만 여당에서는 민주는 본인들 vs 반민주는 보수, 이렇게 주장하지 않나요.

“우리가 진짜 YS 후예요, 민주세력인데 왜 그들이 만든 프레임에 놀아나야 합니까. 이 기회에 부산에서부터 가짜 민주세력을 심판해야지요. 지금까지 YS 민주화가 민주당에 의해 훼손되고 폄하돼왔잖아요. YH 무역 사건과 YS제명, 부마항쟁, 23일간의 단식과 민추협 출범, 신민당 돌풍 등을 계기로 87 직선제를 쟁취한 정통성이 보수에 있는데 말이죠. 어디다 반민주를 갖다 붙입니까 붙이길.”

- YS 기념관은 그래서 어떤 내용 들로 채워지나요.

“민주주의와 부산의 정체성을 담아낼 계획입니다.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등. YS 정부 때 하지 못하고 과제로 남은 개념 정리부터 늦었지만 할 때라고 봐요. 비판적으로 여겨온 IMF 등도 짚어봐야죠. ‘공과도 있는 그대로 보자.’ 이렇게 역사를 정립해야 보수의 역사가 바로 쓰여요.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정통성을 모두 지닌 자유민주주의 후예들입니다.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보수우파가 통합해야 합니다. 주요 세력으로 자리 잡아야죠. 그래야 우리가 집권할 수가 있어요. 역사적 정통성과 정치적 자산 없이는 국민이 집권을 허락하지 않는다고 나는 믿거든요.”

- 기념관은 ‘김영춘·박형준’ 등 경쟁자들도 내놓은 공약인데요.

“처음 내놓은 것은 나로 압니다.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네요. 잘 추진해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안합니다.”

 

3. 대척점에 선 자들


이언주 전 의원은 부산시장이 되면 YS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언주 전 의원은 부산시장이 되면 YS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어느덧 문재인 정부 후반기. 대화는 정국 전망으로 이어졌다. 요즘 대통령 부정평가가 60% 육박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잘되면 내 탓 안 되면 남 탓. 비겁하죠.”

- 레임덕 현상이라고 보나요.

“오기 시작했다고 봐요. 차기 대선주자로 권력이 모이는 상황들이 올 겁니다. ‘이낙연 vs 이재명’ 두 파로 나뉠 거예요. 이낙연 대표는 범친문이지만 친문은 아니에요. 이재명 경기지사는 뿌리는 달라요. 비문이죠. 성향만 보면 강경파인 친문에 더 가까워요. 문심은 이낙연 대표에 있겠지요. 이재명 지사는 보복할 가능성이 크잖아요. 정치 감각은 좋은데 냉정하달까 그런 시각이 있고. 결국 문심과 상관없이 갈 거예요. 친문에서 전략적 판단을 할 거라고 봐요. 누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 이 지사는 반문 세력 일부를 흡수하고 있어요. 경쟁력이 더 있다고 봐요.”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야권 내 지지가 높잖아요, 신기한 게 태극기 진영 내에서도 큰 거부감이 없는 것 같은 거죠.

“나와 비슷한 현상 같아요. 민주당에 있을 때 탄핵에 찬성했지만, 이후 문 정권이 더 신적폐로 가자 누구보다 앞장서 싸웠잖아요. 윤석열 총장도 탄핵 수사의 장본인이지만 지금은 법치를 흔드는 문 정권에 굴하지 않고 있습니다.”

- 근데 좀 센 느낌이 있습니다.

“나는 지금껏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신념을 좇으며 살았어요. 윤 총장도 법치주의 원칙을 지키려니 힘든 거잖아요. 우리 같은 사람이 진짜 중도라고 생각해요. 중도는 기계적 중간이 아니에요. 균형입니다. 패거리 정치하면서 한쪽 편만 맨날 드는 게 아닌 거죠. 한쪽이 잘못된 방향으로 너무 기울어졌을 때 바로잡기 위해 균형추를 맞추는 것. 그게 중도죠.”

-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지지율이 너무 낮은데요 왜 인기가 없을까요.

“문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어야 야당의 대선주자가 되는 거잖아요. 그 역할을 윤 총장이 하고 있어요. 야당의 맹주가 되려면 누구보다 결연하고 용맹해야 해요. 야당이라는 곳이 추운 곳이잖아요. 들판에서 떨고 있는 군사들한테 힘이 되고 든든한 의지가 될 수 있어야죠. 그게 우리 당 대선주자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4. 이언주와 ‘언니송’


“오기 전에 언니송을 들었는데요.” “아, 그래요?” 반가워하는 표정. 얘기는 자연스레 ‘이언주를 말하는 시간’으로 옮겨왔다. 이 전 의원이 직접 부른 ‘언니송’은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따끈따끈한 신곡. 래퍼로서의 첫 데뷔인 셈. 쉬운 멜로디에 문재인 정부에 대한 풍자가 주다.
 

<이언주 '언니송' |출처 유튜브<이언주tv>
 

 

“미드 속에서 볼법한 스펙터클한 코리아 / 매드 한국의 정치판 / 매 들고 싹 다 내가 정리함 / 가난한 사람을 더더더 가난하게 만든 정책 / 미꾸라지같이 자신들의 자식들은 발 빼 / 국민은 개돼지가 아냐 / 미래 없는 코리아 만든 게 바로 너네 아니냐 / 너네가 무시하고 멀리하는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 진정한 주인이야 / 꿀 발린 소리만 그러다 보니 / 악순환의 고리만 잘 되겠다 퍽이나 / 한숨뿐야 이게 정치판의 꼴이야 / 누군가 이제 이 땅은 포기 / 정치판은 국민의 피만 빠는 모기 / 아니야 희망은 있어 아직 / 딱 한 번 믿어봐 이 언니 / 언니는 걱정 없이 패배의 눈물 흘려도 / 너네만 있으면 돼 언니를 한번 믿어줘 / 누나는 너흴 위해 다 바칠 준비 돼 있어 / 누나는 너희가 미래라 믿어 내 손 잡아줘 / 유앤 유앤 미 …. 대략 이런 내용.


- 가사 보면 ‘믿어줘’ 하는데, ‘이언주’의 뭘 믿어야 한다는 말이죠.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 수사관 폭로 사건부터 버닝썬 게이트, 소득주도 성장 등 문재인 정권 초기부터 여러 심각한 문제들이 일어났잖아요. 그때마다 나는 앞장서 싸워왔어요. 당시 문 정권은 지지율 80%에 육박할 때였고, 대다수 침묵하고 있었어요. 나 역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정의감 때문에 자꾸 나서다 보니….”

- 총대를 멨다?

“그렇죠. 쉽게 말해서. 어렵고 힘든 일 억울하고 부당한 일들이 있으면 설령 개인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해도 나서는 스타일이거든요. 잔 다르크, 보수의 여전사라는 별명도 그래서 생긴 거고. 앞으로도 옳은 일을 위해서라면 솔선수범하겠다는 뭐 그런 의미.”

- 실제 몇 년간 계속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웠잖아요. 대체 왜 그런 거죠.

“이대로 가면 나라가 망하고 국민이 불행해지니까요. 그들의 내로남불을 보세요. 민주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얼마나 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 공정과 정의를 부르짖었나요. 지금은 자유를 더 제한하고 억압하고 있잖아요. 처음 민주당에 영입돼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진심으로 같이 분노하고 부르짖고 싸워온 사람으로서, 내가 느끼는 배신감은 큽니다. 어떻게 보면 보수당에 있던 사람들보다 더 분노하고 싸울 수 있던 것도 신념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에요.”

- 그래서 민주당을 떠난 건가요.(이 전 의원은 2017년 4월 장미 대선을 한 달 남기고 더불어민주당과 결별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것도 있어요. 국가 권력이라는 게 얼마나 엄중하고 무거운지, 국회의원으로서의 역사적 사명과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를 (박근혜) 탄핵 과정을 통해 실감했거든요. 내가 국회의원을 한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 거예요. 실패하든 성공하든 양심에 충실해야겠다. 그래야 후회가 없지 않겠느냐. 영혼 없이 따라가면 안 되겠구나.”

 

5. 태평양 중심도시의 꿈


이언주 전 의원은 부산을 태평양 중심 도시국가로 건설하겠다는 꿈을 전했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언주 전 의원은 부산을 태평양 중심 도시국가로 건설하겠다는 꿈을 전했다. 인터뷰는 방역 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사진은 이 전 의원이 촬영을 위해 마스크를 잠시 벗고 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끝으로 부산과 관련해 물었다.
부산의 딸로서 본인에게 부산은 어떤 의미일까.

“부산 서구에서 태어나 영도 바닷가에서 자랐어요. 해운 가문이지요. 아버지도 조선업에 종사했고 어머니는 부산의 아주 오래된 집안인 흥하 해운 사람이에요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 남도 여중과 영도여고를 다녔고요.”

서울대 입학하고 사법고시 합격 후 변호사, 르노삼성 법무팀, 에쓰오일 최연소 임원 등을 거쳐 정계 입문하기 전까지 부산에서 줄곧 살아온 경우다.

“지금도 아버지, 친지 분들이 다 살고 있고요….”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어릴 때 우리 집이 부도가 났거든요. IMF 때였는데 매우 어렵게 살았어요. 셋방에 살면서 빚 독촉에 시달리고, 변호사가 되기 전까지 하루에 아르바이트 4개를 뛰기도 했어요. 가난으로 인한 고통을 겪다 어머니는 병을 얻어 돌아가셨어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가슴이 아파요. 뭐랄까 부산은 이 모든 것을 합해 내 뿌리와 같은 곳이죠. 꿈을 키워온 곳이자 나를 지탱할 수 있게 해준 어머니와 같은 곳. 그래서 애정과 애착이 더 큰 것 같아요.”

- 아까 기념관을 통해 부산의 정체성을 담겠다고 했는데 어떤 말인가요.

“내가 아는 부산은 잠재력이 매우 큰 도시예요. 지도를 거꾸로 돌려보면 부산이 태평양의 중심도시가 돼요. 역동성과 야성이 본래 부산의 모습이고요. 그런 곳이 침체 되고,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듯한 지방의 한 군소도시로 전락해가는 것에 슬픔과 분노 같은 것이 있어요.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죽을 수 있듯 행정가가 무능하고 무책임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부산 서민에게 돌아옵니다. 갈수록 가난해져 가는 상황에 너무 화가 나요. 다시 일으켜 세울 겁니다.”

- 뭘 가장 바꾸고 싶나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 산복도로요. 어릴 때부터 보아온 그곳은 삼사십 년이 지나도 똑같아요. 도로를 걸어 올라가다 보면 엄마·아빠와 같은 연세의 홀몸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계세요. 어떤 곳은 심지어 화장실이 없어요. 공중화장실을 쓰는 열악한 상황이 방치돼온 거예요. 동네 너머에는 시야를 가리는 병풍처럼 커다란 주상복합 아파트들이 있어요. 그런 대조되는 모습에 너무 먹먹하고 아프고 더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반드시 변화시키고 싶다, 바꿔야 합니다.”

- 재보선이라 임기는 1년 정도잖아요. 만약 된다면 재선에 도전하겠네요.

“일 년 동안은 장기 계획을 세우고 방향을 잡아나가야겠죠. 지금 부산은 오거돈 전 시장부터 유재수 전 부시장 문제 등 성추행 사건뿐 아니라 부정부패 의혹도 얼룩져 있어요. 부산만의 기득권 카르텔에서 벗어나 부산 시민의 행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산업구조 개편도 착수해야 해요. 제조업 중 살린 것은 살리고 신산업을 육성해야죠. 이번에 잘 돼 재선에 성공한다면 명실상부한 태평양 중심의 문화예술 도시로 만들고 싶어요. 세계적인 문화 대기업과 자본 유치, 4차 산업 언택트 시대의 첨단기술 도입,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와 아름다운 디자인 부산으로 승부를 거는 겁니다.”

부산에는 ‘박관용·정의화·김형오 전 국회의장부터 YS의 적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굵직한 정치인들이 많다. 어떻게 도움은 받는지도 궁금했다. 관련해 묻자 이 전 의원은 다른 것보다 이 점을 호소했다. “키워주고 지도해주십시오. 부산은 미래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보궐선거로 모멘텀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는 부산 시민에게 전하는 부산 사투리를 부탁했다. “단디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밀어주이소.”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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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원 2021-01-11 11:59:32
부산시민분들 박형준은 보수우파가 아닙니다 부산의 자존심을 걸고 이언주를 부산시장으로 뽑아야 부산의 발전은 물론 제2의 도시로서의 위상을 다시 되찾을수 있습니다

이병석 2021-01-11 09:36:26
이언주님 응원합니다

한은진 2021-01-10 22:03:11
주사파정부가 이나라를 어지럽히고 나라곳간 축내고 살림 거덜내고 구석구석 좀먹고 뒤흔든데에 대해 사과는 못할망정 새해벽두부터 육두문자 나오는거 애써 참아본다

방용수 2021-01-10 18:20:58
이언주 전의원님 부산시장도전 응원합니다^^

송인자 2021-01-10 16:37:16
이은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