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면’ 치고나온 유승민…득일까 실일까
‘박근혜 사면’ 치고나온 유승민…득일까 실일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1.15 1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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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이미지 벗으려는 노력…중도보수 이미지엔 악영향 미칠 수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시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시스

대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0년 형과 벌금 180억 원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4일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구속 기소된 이후 3년 9개월 만에 관련 재판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러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곧바로 ‘대통령은 사면을 결단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사법적 결정을 넘어서 더 큰 대의가 있을 때 대통령은 사면이라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종 형 확정으로 사면 요건이 갖춰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요구한 것이다.

 

횡보하는 지지율…반전 필요한 유승민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보가 차기 대선을 위한 정지 작업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칸타코리아>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실시해 새해 첫 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유 전 의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18.2%)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6.2%), 윤석열 검찰총장(15.1%)은 물론 무소속 홍준표 의원(5.5%)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3.4%), 정의당 심상정 의원(1.9%)보다도 낮은 지지율(1.7%)을 기록했다.

범야권 주자만을 대상으로 <한길리서치>가 9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해 13일 공개(쿠키뉴스 의뢰)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도, 유 전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22.3%)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10.6%), 무소속 홍준표 의원(7.7%)에 뒤진 4위(6.5%)로 나타났다. 일찌감치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좀처럼 지지율이 뜨지 않고 있는 것이다.

 

유승민 괴롭히는 탄핵 프레임…사면론으로 돌파할까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이 정체된 이유로 ‘배신자’ 이미지를 꼽는다. 비서실장을 지낼 정도로 가까웠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앞장서서 추진했던 것이 보수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PK(부산·경남)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13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유 전 의원에 대해서는 ‘사람이 그렇게 신의가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 이미지를 바꾸지 못하면 대권으로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런 이유로 유 전 의원이 과감하게 ‘박 전 대통령 사면론’을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다.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텃밭’인 TK(대구·경북)의 지지가 필요하고, TK의 지지를 얻으려면 박 전 대통령과의 거리를 좁혀야 하는 까닭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당에서는) 사면 이야기를 좀 조심스러워 하는데, 유 전 의원이 먼저 치고 나가더라”며 “아무래도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면 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한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도보수’ 이미지 약화될 수도…득실은 따져봐야


다만 유 전 의원의 이 같은 행보가 대권 가도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를 받아 8일 시행하고 1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1%는 전직 대통령 사면이 국민 통합에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8.8%에 불과했다. 심지어 자신을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들조차도 50.1%가 ‘기여 못 함’에 표를 던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도보수’의 대표 주자이자 ‘합리적 보수’를 자처하는 유 전 의원이 사면론에 적극적으로 발을 담그는 건 자칫 자신의 최고 자산인 ‘중도보수’ 이미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선 국민의힘 관계자도 “당이 사면론에 미온적인 건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사면에 부정적인 중도층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줄까 봐 그런 면이 있는 건데, 입장이 입장이다 보니 유 전 의원이 좀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다”고 걱정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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