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성 유리천장 더 ‘견고’…일부 은행 여성임원 인사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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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성 유리천장 더 ‘견고’…일부 은행 여성임원 인사 ‘눈길’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1.01.20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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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이미지는 내용과 무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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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고위직 인사가 적다는 비판을 받아온 은행권의 유리천장이 깨지는 듯 보인다. 최근 들어 은행권이 최근 임원·지점장 등 고위직에 여성 인사를 늘리면서다. 그러나 몇몇 시중은행에 여성 임원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에 유독 견고한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지난 19일 상반기 정기인사 발표를 통해 역대 최대 여성 지점장을 배출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여성 지점장은 전체 77명 중 23명으로 역대 최대비율을 보였다. 규모면에서는 역대 2번째로 많은 여성 승진자가 나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날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여성인력에 대한 승진기회를 확대했다"면서 “취임 후 두 차례 정기인사와 같이 이번 인사도 윤종원 은행장의 인사철학인 ‘공정과 포용’의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라고 밝혔다.

앞서 기업은행은 올해 부행장급 임원 인사에서 여성인재 1명을 발탁했다. 이로써 국내 은행권에서는 최초로 여성 부행장을 2명 두고 있다. 기업은행 부행장급 임원은 준법감시인을 포함 총 15명으로, 이번 김은희 부행장 선임으로 임찬희 자산전략그룹 부행장까지 기업은행은 최초로 2명의 여성 부행장이 나왔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시중은행 최초로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을 신설하면서, 그룹장으로 외부에서 여성 전문 인력을 영입했다. 하나은행 측은 소비자리스크 부문에서 전문가를 모시면서, 두 여성 임원을 영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성별과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임원을 채용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고위직 인사 비율이 현저히 낮아 은행권 인사의 보수적 분위기를 깨기엔 갈 길이 멀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여성 임원 비율이 낮았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초 여성임원 비중이 더 줄어들면서 비판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여성임원은 지난해 100여명 중 7명이었으나, 올해 인사가 끝난 1월 기준으로 5명으로 줄었다. 여성임원 비율이 약 7%에서 5%로 줄은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은 기존에 김종란 금융투자상품 본부 상무, 조순옥 준법감시인 상무 등 2명이었지만, 조 상무가 KB신용정보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1명으로 줄었다. 신한은행 여성 임원은 왕미화 WM그룹 부행장보, 조경선 경영지원그룹 부행장보 등 2명에서 왕 부행장보가 퇴직하며 1명으로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기존 여성 임원인 백미경 소비자보호그룹 전무가 퇴직했지만, 노유정 손님행복그룹 상무가 자리를 지켰다. 농협은행은 기존 여성 임원인 장미경 여신심사부문 부행장이 퇴직하고, 이수경 금융소비자보호부 부행장이 새로 선임되면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여성임원이 한명도 없다. 지난해 23명의 임원들 중 송한영 외환그룹 집행부행장보가 유일한 여성임원이었지만 임기 만료로 퇴직하면서 여성 임원 숫자가 '0(제로)'다.

한편, 은행권은 여성 임원 비율을 두자릿 수로 높이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우리금융지주는 2022년까지 여성 부장급을 10~15%이상, 부부장급은 20~45%이상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여성가족부와의 협약을 통해 2022년까지 여성 임원 비중을 20%로 확대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를 통해 여성임원을 양성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2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보통 임원급 승진에는 20여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데, 여성직원들은 출산, 육아 등의 문제로 상대적으로 경력을 쌓기 힘들다"면서, "은행권 내 유리천장을 깨기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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