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증권유사] 외국계 증권사, 국내 진출 후 실적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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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증권유사] 외국계 증권사, 국내 진출 후 실적 어땠나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1.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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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IMC증권, 3년 반만에 국내 진출 가시화…“국내 영업 축소 상황서 긍정적”
현재까지 20곳 증권사 시장 진출…3Q20 당기순익 저조, 적자 또는 순익 감소
제이피모간·크레디트스위스·모간스탠리 등은 성장세…IB 수수료 수익이 관건
IMC, 초단타 매매 특화 논란…“시장교란-투자자 피해 우려 VS 결국 가정일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현대적인 증권 시스템이 국내에 구축된 것은 지난 1950년 전후라고 한다. 최초 증권사인 대한증권이 1949년에 설립됐으며, 한국거래소의 전신인 대한증권거래소가 1956년에 출범했다. 이후 코스피가 1980년에, 코스닥이 1996년 도입됐으며, 1997년 IMF로 위기를 맞았다. 2008년엔 미국발 금융위기를 목도했고, 최근에는 '사모펀드 사태'가 이어졌다.

어디 그뿐인가. 지난해 코로나19에 증시는 요동쳤고, 2021년 코스피는 꿈의 지수인 '3000'을 돌파했다. 보통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지난 날을 되짚는다면, 다가올 위험에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시사오늘>은 대한민국 증권의 70년 '흥망성쇠'를 다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11년~2020년 3분기까지 주요 외국계 증권사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단위 : 백만원) ©자료=금융감독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그래프=정우교 기자
2011년~2020년 3분기까지 주요 외국계 증권사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단위 : 백만원) ©자료=금융감독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취합·그래프=정우교 기자

외국계 증권사가 3년 반만에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13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정례회의에서 네덜란드계 증권사인 한국IMC증권(가칭)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중국 초상증권 후 3년 반만에 국내 진출로, 6개월 내 인적·물적 요건 등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해야 하며, 만약 본인가를 받으면 6개월 이내 영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금융위는 "새로운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 진입은 그간 외국계 증권사의 영업활동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20곳 증권사 시장 진출…3Q20 당기순익 저조, 적자 또는 순익 감소

실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간 실적 차이는 큰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현지법인·지점 포함, 인수 제외)는 총 20곳으로, 이중 3곳이 2019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적자 증권사를 제외한 13곳의 순익은 전년도(2018년)에 비해 감소했다. 나머지 4곳 중 2곳은 이전까지 적자를 보이다가 2019년 흑자전환을 기록했다. 

적자를 기록한 곳은 △다이와증권 △CGS-CIMB증권 △CLSA코리아증권 등으로 이중 다이와증권은 최근 몇년간 적자가 계속됐다. 지난 2017년 4억 1300만 원의 당기순손실에서 2018년 8억 300만 원까지 늘어났다가, 2019년에는 15억 4200만 원까지 증가한 것이다. 

CGS-CIMB증권의 상황도 비슷했다. 다만, 적자폭은 줄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2017년 67억 700만 원에서 2018년 41억 1300만 원, 2019년에는 33억 3700만 원까지 감소했다. 그러다가 3분기의 경우, 12억 45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CLSA코리아증권은 국내 진출 후 일정 수준의 실적을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당기순손실 7억 9400만 원을 기록했다. 

또한 비교적 최근 진출했던 중국 초상증권과 일본 미즈호증권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두 증권사는 지난 2017년부터 국내에서 영업을 시작했는데, 진출 원년 초상증권은 36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미즈호증권은 7억 8200만 원의 순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이후 두 증권사는 2018년 순익이 늘었다가, 이내 2019년 큰폭으로 줄었고, 이중 미즈호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감소가 계속됐다. 반면, 초상증권은 반등해 2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제이피모간·크레디트스위스·모간스탠리 등은 성장세…IB 수수료 수익이 관건

부진한 증권사들이 있는 반면, 진출 이후 꾸준한 성장세 보였던 곳도 있다. 이날(22일) 금융감독원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종합한 결과, 국내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 중 지난해 3분기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올린 곳은 제이피모간증권회사(810억 원)로 나타났다. 이어 △크레디트스위스증권(724억 원)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회사(539억 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주식회사(417억 원) △골드만삭스증권회사(296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3분기 실적은 대부분 2019년 연간 순이익을 넘어섰는데, 특히 가장 높은 순익을 시현한 제이피모간증권회사는 3분기만에 52.9% 상승했고,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6.3%,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회사는 43.4%,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주식회사는 9.0% 늘어났다. 골드만삭스증권회사의 경우,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육박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같은 증권사 간 실적 양극화는 IB가 주요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국계 증권사는 지리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많은 지점을 두지 못하고 국내 증권사의 굳건한 고객층을 따라잡지 못한다. 이에 외국계 증권사들은 IB를 기반으로 수수료(인수 및 주선수수료, 매수 및 합병 수수료)수익을 내는 구조로 국내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 이날(22일) 금감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개선된 실적을 낸 외국계 증권사들의 IB 수수료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제이피모간증권회사의 지난 2017년 '매수 및 합병수수료'는 155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 2018년 79억 원으로 대폭 줄었지만, 2019년 137억 원으로 다시 증가했고 지난해 3분기까지 130억 원을 기록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인수 및 주선수수료가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 2017년 43억 원의 매수합병수수료가 발생한 이래, 196억 원(2018년), 446억 원(2019년), 230억 원(2020년 3분기 기준)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순이익이 늘고 있는 증권사들도 IB와 관련된 수익이 발생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리테일을 보완하는 형태로 영업을 이어나가는 모양새였다. 

IMC, 초단타 매매 특화 논란…"시장교란-투자자 피해 우려 VS 결국 가정일뿐"

이같은 상황에서 네덜란드계 한국IMC증권(가칭)의 진출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증권업계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2020년을 기점으로 투자자들의 풍부한 유동성에 기대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부진했던 국내 IB의 회복도 거론되고 있는데, 다른 외국계 증권사들은 올해 이를 기반으로 영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MC는 초단타 매매(HFT, High Frequency Trading)를 주로 하는 트레이딩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초단타 매매란 주가나 파생상품을 1초에 최대 수천번까지 매매해 수익을 올리는 거래 방식을 뜻한다. 매매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주가의 급등락을 야기하고 일부 투자자들의 피해를 불러 올 수 있다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한국IMC증권(가칭)의 국내 진출에 바라보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22일)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는 영업 분야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번 한국IMC증권(가칭)의 인가 소식에 별다른 관심을 쏟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IMC의 초단타 매매가 실제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같은날 통화에서 "일반적으로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시장에서 본사의 홀세일을 도맡아왔다"면서 "개인 투자자보다 주로 외국 투자자 및 법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IB에도 주력해왔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외국 자본의 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의미인데, 이번 한국IMC증권의 사례처럼 외국계 증권사의 지속적인 진출은 그만큼 국내 유동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겠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IMC의 초단타 매매 논란에 대해서는 "아직 한국IMC증권(가칭)이 시장에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고, 초단타 매매를 했을 때 시장이 교란된다는 우려는 어디까지나 가정일 뿐"이라며 "(다만) 초단타 매매가 불법 공매도나 거래가 없는 종목의 가격을 흔드는 현상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에,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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