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코로나 견디고 ‘내일 쐈다’…현대건설도 실적 개선 본격화 전망
스크롤 이동 상태바
5대 건설사, 코로나 견디고 ‘내일 쐈다’…현대건설도 실적 개선 본격화 전망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2.01 15: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장 5대 건설사, 2020년 매출 0.87%·영업이익 2.55% 감소
깜짝 놀랄 만한 성과 거둔 대우건설, 다소 아쉬웠던 현대건설
어려운 환경 속 먹거리 확보 집중…"현대건설, 개선 흐름 뚜렷"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 코로나19 악재를 견뎌내고 일제히 실적 선방을 이뤘다. 다소 주춤한 현대건설도 올해부터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사(社)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 5대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구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는 2020년 연결기준 매출 57조1974억9700만 원, 영업이익 3조5675억3000만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0.87%, 2.55%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을 공개하지 않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제외한 4개 업체의 당기순이익 총합도 26.96% 줄은 1조4114억8900만 원을 기록했다. 향후 공시될 사업보고서를 살펴봐야겠으나 당기순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과징금, 원화 강세, 저유가, 신사업 추진,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금 회계처리 등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브랜드 아파트 부실시공, 하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글과 무관 ⓒ pixabay
삼성물산, 현대건설, 디엘(구 대림산업), 지에스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상장 5대 건설업체들이 2020년 실적 방어에 비교적 성공했다는 평가다. 사진은 글과 무관 ⓒ pixabay

업체별로 살펴보면(잠정치)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 11조7020억 원, 영업이익 5310억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0.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0% 줄은 수치다. 삼성물산 측은 "플랜트 공정 호조로 매출은 소폭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에도 안정적 실적을 유지했다. 건설부문의 안정적인 손익 흐름으로 견조한 전체 실적을 올렸다"고 자평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 16조9708억5900만 원, 영업이익 5489억72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3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2276억9700만 원)도 60.3%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직간접 비용 선반영으로 보수적 회계처리를 한 영향이라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대림산업(현 DL+DL이앤씨+DL케미칼)은 미소를 지었다. 매출 10조2649억9400만 원, 영업이익 1조1780억6200만 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대비 5.82%, 4.24%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9.54% 줄었다. 기업분할에 따른 중단영업손익은 반영되지 않았다. 

GS건설의 2020년 매출(10조1229억4400만 원)과 영업이익(영업이익 7511억9600만 원)은 전년보다 모두 약 2% 가량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급감(-26.33%)했다. GS건설 측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를 유지해 탄탄한 체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상장 5대 건설사 중 가장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건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 8조1367억 원, 영업이익 5583억 원, 당기순이익 282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9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3.3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2826억 원)은 40.43% 늘었다. 지난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영향이다. 대우건설 측은 "성공적인 주택 분양과 업계 최고 수준의 사업관리 역량, 해외사업 손실 감축 노력에 따른 가시적 성과"라고 자평했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했을 때 대형 건설사들이 비교적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저유가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해 대부분 업체가 전년과 비슷한 실적 수준을 유지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가장 좋지 않은 실적을 거둔 현대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의 영업이익 총합은 오히려 전년보다 7.76% 증가한 3조185억58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코로나19의 높은 파고를 견디고 내일을 준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비록 실적 부진을 겪었으나 전년 대비 12.0% 증가한 27조1590억 원을 신규수주했다. 같은 기간 구 대림산업과 GS건설의 신규수주도 각각 50%, 20% 가량 늘었고, 대우건설의 신규수주도 30.8% 증가했다. 최악의 경영환경 속에서 먹거리 확보에 집중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0년 해외건설 수주액이 최근 5년 간 최고치인 351억 달러를 기록한 점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한다.

이와 함께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어려움을 겪은 현대건설이 올해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분양 성과 등이 실적에 반영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대우건설과 비슷한 방향으로 현대건설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부진 현실화는 아쉬운 반면, 낮은 기저를 바탕으로 한 올해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은 연중 이어질 것이다. 기 수주한 해외 대형 현장의 매출화, 원가율 개선 역시 실적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특히 현대건설의 주택 분양 성과는 올해 주목해야 할 투자 포인트"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