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배당 자제령에…보험업계 “이제야 실적 냈는데”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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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배당 자제령에…보험업계 “이제야 실적 냈는데” 한숨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2.09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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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향 3년 평균 수준 유지 권고…은행·금융지주에 이어
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높아진 배당 기대감에 ‘찬물’
보험주 ‘제자리 걸음’…과도한 규제안에 ‘모멘텀’ 저하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금융감독원 외관 ⓒ시사오늘
금융감독원 외관 ⓒ시사오늘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에 보험사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견고한 실적을 올리면서 배당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금융당국의 자제령에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권고를 비롯한 금융당국의 제재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보험사 임원들과 만나 배당문제를 논의했다. 그 결과, 금감원은 보험사들에게 배당성향을 최근 3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권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지난달 금융지주 및 은행에 대해 배당(중간배당, 자사주매입 포함)을 한시적으로 순이익의 20% 내에서 권고한 바 있었다. 당시 금감원은 이와관련 "L자형 시나리오(장기침체)에서 배당제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경우, 자율적으로 배당을 실시하되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와 맞물려 보험사에도 배당 자제령이 내려지자 업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 각 보험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을 시현했다. 대형 보험사들의 개선폭은 눈에 띄었으며, 적자로 돌아섰던 보험사들도 증시 호황과 맞물린 변액보험의 성장과 손해율의 안정화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때 아닌 업계의 호황에 보험사 주주들은 자연스럽게 배당으로 시선을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보험사들도 주주 환원정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던 참이었다. 하지만 배당금 총액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으로 기대감은 다시 '제자리'라는게 현장의 분위기다. 

더군다나 보험주는 그간 저평가를 받고 있던 종목 중 하나다. 정책의 변경이 상대적으로 잦고, 코로나19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해서다. 게다가 오는 2023년부터 시작되는 IFRS17과, 올해 7월부터 출시될 新실손보험 등은 보험업계의 수익성 변동에 계속 영향을 줄 예정이다. 

실제 다른 종목은 대부분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됐던 지난해와 비교해 주가가 개선됐지만, 보험주만큼은 여전히 정체돼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있다. 이날(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보험지수'는 지난 8일 기준 1074.19로, 지난해 1월 2일(1230.38)보다 12.7% 하락했다. 같은 기간 21.5% 오른 'KRX 증권지수'와 대비되는 모습이며, 11.2% 떨어진 'KRX 은행지수'보다도 감소폭이 크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점을 지목했다. 그는 최근 통화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등 대형주와 달리 보험주를 비롯한 금융주의 주가는 코로나19 정국을 지나오면서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이를 두고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이 정부의 제재에 막히는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주에 대한 배당을 줄이고 충당금을 더 쌓으라는 금융당국의 권고 등이 업계를 더욱 힘들게 한다는게 관계자의 말이다. 

그러면서 "보통 보험을 비롯한 금융주에 대해서는 기대하던 배당이 있기 때문에, 올해 이것이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도 있겠다는 내용이 나오면, 주주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주식 회전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극단적으로는 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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