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었다 갑니다’ 대형 건설사, 2021년 실적 목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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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었다 갑니다’ 대형 건설사, 2021년 실적 목표 축소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2.08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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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 신규수주↓…대림산업·GS건설, 매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영업실적 목표를 일제히 전년보다 낮췄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경영환경 불투명성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몇몇 업체의 경우 신사업과 사업구조 재편 등에 따른 과도기에 접어든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업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全부문), 현대건설, DL(구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상장 5대 건설사들은 2021년 연결기준 영업실적 전망치로 총 매출 78조9000억 원, 신규수주 72조5000억 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밝혔던 영업실적 목표 대비 매출 목표는 0.25%, 신규수주 목표는 2.42% 각각 감소했다.

이는 1년 전과 전혀 다른 분위기다. 앞서 2020년 5대 건설사들은 매출 79조1000억 원, 신규수주 74조3000억 원을 목표로 한해 농사를 짓겠다고 내세운 바 있는데, 이는 2019년 제시한 목표보다 매출은 1.88%, 신규수주는 5.94% 각각 높인 수준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망치를 줄인 것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물산(全부문)은 2021년 매출 30조2000억 원, 신규수주 10조7000억 원을 목표로 삼았다. 전년 제시한 전망치 대비 매출은 0.33%, 신규수주는 3.60% 줄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매출 목표는 늘었지만, 신규수주 목표는 축소됐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18조7000억 원, 신규수주 25조4000억 원을 목표하는데, 이는 전년 목표보다 매출은 7.47% 증가한 반면, 신규수주는 9.28% 줄어든 수준이다. 대우건설도 2021년 영업실적 전망치로 매출은 전년 대비 7.69% 늘어난 9조8000억 원, 신규수주는 12.5% 줄어든 11조2000억 원을 제시했다.

반대로 DL과 GS건설은 매출 목표는 소폭 줄이고, 신규수주 목표는 높였다. DL체체 전환 전 옛 대림산업 기준(DL+DL케미칼+DL이앤씨)으로 DL이 제시한 매출과 신규수주 전망치는 각각 9조8000억 원, 11조5000억 원으로, 전년 목표 대비 매출은 9.26% 낮아졌으나 신규수주는 5.50% 늘었다. GS건설 역시 매출은 전년 목표보다 9.56% 줄어든 10조4000억 원, 신규수주는 19.13% 높인 13조7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실적 목표를 일제히 축소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4조 원 규모 대형 해외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 자프라 플랜트 사업이 저유가에 따른 발주처 재정 악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지연 리스크 등으로 아예 취소된 바 있다. 현대건설은 해당 사업을 수주가 유력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은 바 있고, 대우건설은 중동 건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국내 업체다. 공교롭게도 두 건설사는 모두 전년보다 낮은 신규수주 목표를 올해 제시했다. 또한 무순위 청약 규제 등 문재인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대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건설업체 경영환경 불투명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DL과 GS건설은 내부 이슈 영향으로 매출 목표치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DL은 최근 대림오토바이, 대림씨엔에스 등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는 동시에,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건설부문과 석유화학부문을 각각 인적·물적분할해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또한 카리플렉스 인수 등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기도 했다. GS건설은 모듈러, 수처리, 엘리베이터 등 신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허윤홍 사장의 승계 명분을 만들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유야 어쨌든 두 업체 모두 과도기에 진입한 셈이다. 확실한 매출 전망치를 제시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부동산 규제라는 거대한 상수가 있고, 더욱이 올해는 선거정국이다. 상반기에는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선 전초전이 열린다. 건설사들이 한해 계획을 수립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경영환경"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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