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미국 증시에 도전장…‘계획된 적자’ 결국 빛 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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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미국 증시에 도전장…‘계획된 적자’ 결국 빛 보나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2.15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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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도전…이르면 다음달 완료
누적 적자 4조 원 이르지만 자금 조달 후 투자 계속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쿠팡 사진1] 김범석 대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쿠팡

쿠팡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미국 뉴욕증시 직상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쿠팡은 그동안 꾸준히 ‘계획된 적자’라는 기조 아래 외형을 빠르게 불려왔고, 몸값은 약 55조 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상장 이후에도 쿠팡은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 드라이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이하 ‘보통주’) 상장을 위해 S-1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될 보통주 수량과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쿠팡은 보통주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CPNG’ 종목코드(Trading Symbol)로 상장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선 이르면 다음달 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상장은 약 10년 전 김범석 쿠팡 창립자 겸 이사회 의장의 의지가 실현된 결과다. 김 의장은 쿠팡 창업 1주년이었던 2011년 8월 “2년 내 나스닥에 상장해 세계로 도약하겠다”고 밝힌 바 있따.

대신 쿠팡은 당초 추진하던 나스닥이 아닌 세계 최대 증권 거래소 NYSE 상장 절차를 밟는다. 보다 안정적인 투자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와 함께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은 큰 폭으로 늘고 적자 폭을 줄이는 등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는 평가다.

쿠팡이 뉴욕 직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기업으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이는 대규모 영업손실을 감수한 공격적인 투자가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소셜커머스와 이커머스 시장이 막 성장하기 시작했을 당시 업계에서는 쿠팡의 계획된 적자라는 기조를 두고 회의적인 시선이 컸다. 쿠팡의 적자 규모가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고, 경쟁업체가 늘면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럴 때마다 쿠팡은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쿠팡의 누적 적자는 4조 원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5652억 원, 2017년 6228억 원, 2018년 1조1383억 원 등으로 매년 확대됐다. 경쟁사들도 비슷한 기조를 유지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출혈경쟁 이후 내실 다지기로 방향을 선회하는 업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도 물류 인프라, 배송 인력, 신사업 등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이는 이커머스 시장 특성상 최후의 승자로 살아남는 업체가 시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하에 펼친 경영전략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실제 미국에서도 아마존이 점유율 47%로, 2위 이베이(4.7%)와 점유율 격차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은 스스로 ‘한국판 아마존’을 표방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적자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수익 실현 구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쿠팡의 적자는 2019년 7488억 원으로 처음으로 감소세로 접어들었고, 지난해에는 5257억 원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지난해 약 13조3000억 원으로 전년 7조1000억 원에서 2배 가까이 늘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실이 줄었음에도 여전히 누적 적자 규모가 큰 만큼, 지속가능한 성장 여부를 속단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지속적으로 공격적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물류센터와 풀필먼트 확충이 주요 자금 사용처로 예상된다.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와 최근 론칭한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쿠팡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도 불구하고 영업현금흐름이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되면서 오는 2022년이면 영업흑자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며 “쿠팡은 이번 상장으로 10억 달러를 조달해 누적 적자와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해결하고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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