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갑질’ 건설사들, 무더기 경고 조치…‘솜방망이’ 처벌 비판도
‘하청 갑질’ 건설사들, 무더기 경고 조치…‘솜방망이’ 처벌 비판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2.17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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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를 일삼은 사실이 적발된 대형 건설사들에게 무더기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은 지난 1일과 지난달 25일 서희건설, 이테크건설(현 SGC이테크건설), 태영건설, 서해종합건설, 대우건설, 극동건설, 동원개발, 쌍용건설, 서한, 한화건설, 대림산업(현 DL이앤씨), 두산건설, 일성건설, 화성산업, 신평건설, 경향건설, 영도건설산업, 벽산종합건설, 서원건설 등에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한 경고 조치를 내린 사실을 지난 15일 공정위 온라인사건처리시스템에 공개했다. 이는 '2020년도 하도급거래 서면실태조사'에 따른 후속 조치다.

대부분 사례가 하도급업체에 공사대금, 어음할인료, 지연이자 등을 지급하지 않는 전형적인 원청의 하청 갑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액수가 큰 몇몇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구 지역 대표 건설업체인 서한은 102개 수급사업자들에게 하도급대금 지연이자 7946만9000원을 미지급,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경고장을 받았다.

대우건설은 하도급대금 지연이자 5216만3000원, 설계변경 지연이자 2098만6000원, 선급금 54만4000원 등 총 7369만3000원을 117개 수급사업자들에게 제때 지급하지 않아 경고 조치를 받았다. 공정위는 지난 1월에도 해외 현장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수급사업자 선정 시 추가 협상을 통해 최저 입찰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사실을 적발해 대우건설에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또한 서희건설은 9개 하청업체에 하도급대금 1664만8000원, 지연이자 953만6000원, 어음할인료 48만6000원 등 총 2667만 원을, 경향건설은 4개 수급사업자에 선급금 이연이자 2504만1000원을 각각 미지급해 경고장을 받았다.

이밖에 DL이앤씨(11개 수급사업자, 1734만5000원), 태영건설(11개 수급사업자, 1584만7000원), SGC이테크건설(6개 수급사업자, 532만5000원), 쌍용건설(3개 수급사업자, 403만8000원), 한화건설(3개 수급사업자, 272만3000원), 두산건설(2개 수급사업자, 189만5000원) 등 주요 건설사들도 하도급대금 또는 설계변경 지연이자 등을 하청업체에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경고 조치를 받았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공정위는 '공정거래위원회 회의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을 들어 이들 업체가 위반행위를 스스로 시정했기에 과징금 등 중징계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0년도 하도급거래 실태조사에서 하도급대금 지급기일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업체들의 비중이 전년보다 증가한 실정인 만큼,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제재 처분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매년 공정위가 하도급거래 실태조사를 통해 법 위반 사실을 적발하고 있지만 해당 기업에 중징계를 내리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갑질에 시달리는 피해업체는 줄지 않는데 처벌 강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오히려 공정위가 피해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항상 정치권에서 비판이 나오는 사안"이라며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분명히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2019년 국감 당시 공개한 '2016~2018년 하도급 대금 미지급 처분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공정위가 하도급대금을 미지급한 원청 업체에 내린 처분은 총 313건으로, 이중 중징계(과징금, 고발 등)는 10.5%(33건)에 그쳤다. 반면, 단순 경고 조치는 68%(215건)에 이른다. 또한 2020년도 하도급거래 실태조사 결과 하도급대금을 법정기일 내 지급하지 않은 업체 비율은 전년 대비 약 5%p 늘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재계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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