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후백제의 멸망과 신현수 사퇴 논란
[역사로 보는 정치] 후백제의 멸망과 신현수 사퇴 논란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1.02.21 2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백제의 멸망은 견훤의 그릇된 집안 단속에서 비롯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견훤이 유폐됐던 금산사(사진 좌) 신현수 민정수석(사진 우)후백제의 멸망은 견훤의 그릇된 집안 단속에서 비롯됐다. 사진제공=뉴시스
견훤이 유폐됐던 금산사(사진 좌) 신현수 민정수석(사진 우)후백제의 멸망은 견훤의 그릇된 집안 단속에서 비롯됐다. 사진제공=뉴시스

견훤의 후백제는 후삼국 시대를 개막했다. 견훤은 서기 892년 한반도 서남부(지금의 호남 일대)를 장악하고 백제의 부활을 부르짖으며 전주를 도읍으로 삼아 후백제를 건국했다. 후백제의 건국은 천년제국 신라를 망국의 길로 접어들게 했다.

견훤이 후백제를 건국하자 일년 후 궁예는 철원에서 고구려의 옛 영광을 되찾겠다며 후고구려를 건국했다. 이로써 한민족의 국가는 신라, 후백제, 후고구려, 발해 등 4국으로 분열했다. 단 발해는 주무대가 만주와 연해주 일대인 관계로 후삼국과 전쟁을 치루진 않았다.

후백제는 삼한통일의 대업을 성취하고자 궁예의 후고구려와 치열한 전쟁에 나섰다. 국력이 쇠약해진 신라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으로 양국의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눈치나 보는 신세로 전락했다.

견훤은 강력한 왕권을 바탕으로 후고구려와 신라를 위협했다. 특히 신라는 후백제의 잦은 침략으로 나라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에 빠졌다. 아울러 견훤과 자웅을 겨루던 궁예가 왕건의 역성혁명으로 실각당하고 고려가 건국하자 후백제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마침내 견훤은 신라의 왕권 다툼을 역이용해 수도 경주를 함락했다. 그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을 즉위시키며 천년 제국을 철저히 유린했다. 신라는 후백제의 속국이 되며 사실상 국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당시 왕건은 신라를 돕겠다며 직접 군사를 일으켰다가 공산전투에서 후백제군에게 철저히 궤멸 당했다. 이 전투에서 왕건은 신숭겸과 같은 공신들의 값진 희생으로 겨우 탈출에 성공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당시 분위기로서는 삼한 통일의 주인공은 견훤의 후백제가 된 듯했다. 고려는 공산전투 참패 후유증으로 국력을 회복하는 데 상당 시간이 소요됐다. 또한 무너질대로 무너진 자존심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후백제가 무너진 결정적인 이유는 후계자 다툼이 빚은 지도층의 분열때문이었다. 견훤은 본처 소생인 장자 신검보다는 후처 소생인 금강을 더 총애했다. 견훤이 볼 때 금강은 자신의 판박이지만 신검은 제왕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견훤이 자신의 후계자로 금강을 선택하자 신검을 따르던 세력들은 쿠데타를 일으켜 금강을 살해하고 견훤을 금산사에 유폐시켰다. 신검의 쿠데타는 후백제의 내분을 촉진시키며 국력 약화를 초래했다. 결국 견훤은 왕건의 귀순공작으로 고려에 투항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까. 아니면 결자해지라고 할까. 견훤은 고려에 귀순하자 자신이 세운 후백제를 멸하기 위한 전쟁의 선봉장이 된다. 결국 후백제는 왕건과 견훤의 합작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후백제의 멸망은 견훤의 그릇된 집안 단속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국가 지도층의 내분이 빚은 망국의 역사로 자주 기억되는 사례다.

청와대 신현수 민정수석의 거취 논란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신 수석이 사퇴의사를 표명한 이유에 대해서 검찰 인사 후폭풍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검찰 인사 과정에서 신 수석이 배제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신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수 수석은 문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졌다. 만약 신 수석이 끝내 사퇴를 강행한다면 문 대통령의 임기 후반 정권 장악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청와대는 집안 단속이 급선무가 아닐까 싶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