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 검찰개혁, ‘급행’ 이냐 ‘완행’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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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 검찰개혁, ‘급행’ 이냐 ‘완행’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승인 2021.02.25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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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임기 중 검찰 수사권 분리, 정국 새로운 뇌관 가능성 제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인간의 번민과 고민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한 세익스피어의 이른바 ‘4大 비극’ 햄릿(Hamlet)의 유명한 독백 대사가 생각나는 때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요즘 검찰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핵심 인사들과 검찰개혁 주도 인사들의 복잡다기한 언행과 심경 표출, 그리고 ‘숨죽이고 있는 검찰’을 보고 있노라면 바로 이런 표현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필자는 전문적인 법 지식이 없을 뿐만 아니라 검찰개혁을 둘러싼 내부의 디테일한 진행 과정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른바 청와대 ‘신현수 수석 사퇴 파동’ 수습 이후 다시 본격화되고 있는 ‘검찰개혁 2단계’로 대변되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입법화 문제를 놓고 표출된 양상은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는 듯하다.

이른바 ‘추-윤 대첩’으로 일컬어졌던 여권과 검찰 간의 갈등과 대립은 어쩌면 폭풍전야에 힘겨루기 정도의 ‘전초전’이었다면, 검찰개혁 2단계는 검찰 입장에선 ‘현존 대한민국 검찰’의 구조 자체를 허물어트리는 ‘검찰 철거작업’(?)이라는 생존 위기감 같은 것으로 다가 올 것 같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인들 ‘추-윤 갈등’과 정국 혼란까지 허용하면서까지 검찰개혁에 박차를 가하려고 했겠는가. 결국 원치 않게 ‘추-윤 갈등’이 정국 운영에 큰 장애로까지 대두되면서 대통령은 오랜 기간 신뢰하고 일을 맡겨온 검찰 출신 신현수 수석을 소방수로 불러 안정적 국정운영에 도움을 받고자 했을 것이다.

지금은 신수석이 돌아온 이유가 뭔가,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었던가 보다는 오히려 신수석의 향후 ‘행보와 역할’에 더 큰 관심이 간다. 그가 돌아올 땐 아마도 검찰개혁 2단계라는 ‘큰 파고’를 애써 외면하면서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만 보고 돌아오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제오늘 국회와 여당 내에선 검찰 기소권, 수사권 분리와 또 한편에선 아예 검찰의 ‘6大 중대 범죄 수사권’을 완전히 분리시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서 그 일을 담당하고 검찰은 공소제기와 유지나 하는 정도로 축소시킨다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집권 여당은 ‘검찰개혁’이라 부르지만 검찰은 아마도 ‘검찰죽이기’나 ‘검찰 철거’로 받아들일 것 같다.

그런데 국회 운영위에서 중요한 장면이 표출되었다. 유영민 비서실장이 대통령이 ‘검찰개혁 속도조절’ 의중을 밝혔다고 했다가 여당의 ‘반발’에 번복했다. 여당은 검찰개혁 2단계의 ‘데드라인’을 올해 상반기로 보는 듯하다. 이후엔 대선 국면이기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것이다. 일부 ‘속도조절론’에 깜짝 놀라 추미애, 조국 전 장관까지 나서서 절박감에 당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 같다.

여당 내에서 검찰개혁 ‘속도조절론’에 표면적으론 강한 부정을 하고 있지만, 대통령과 청와대의 의중은 좀 다를 듯하다. 

역대 정권 어떤 대통령의 경우도, 임기 말 ‘국정운영의 안정성 확보’와 ‘새로운 악재 관리’는 청와대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국정운영 기조’인 것이다. 게다가 이미 검찰개혁 1단계는 ‘검경수사권 분리’와 ‘공수처 출범’ 등으로 여건을 구축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단계가 제대로 굴러만 가고 국민 기대에 상당히 근접만 해도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검찰개혁 2단계가 여당의 수적 우세로 강행되는 분위기라면 아마도 윤 총장은 ‘추-윤대첩’에 버금가는 그의 독특한 투쟁방식으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자신의 임기중에 수사권을 빼앗기고 ‘검찰 철거’를 당했다는 것은 검찰 역사상 참지 못할 ‘업적’으로 기록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래저래 여당의 ‘검찰개혁 시즌 2’는 정당성을 떠나 또 다시 ‘작용과 반작용’을 불러올 것이다. 더구나 '수사권 분리가 검찰개혁인가'라는 의문을 여전히 전문가들이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아마도 신현수 수석이 돌아온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결국 ‘대통령 의지의 방향’이 관건이 될 것이다.

이래저래 ‘검찰개혁 시즌 2’를 놓고 ‘급행이냐 완행이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여권의 고민일테이고,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검찰의 고민일 듯하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박동규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정무수석실 행정관
· 전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 전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 전 국립중앙청소년 수련관 이사
· 전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 전 민족화해렵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 전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 연구원
· 현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 현 정치 평론가
· 현 (사)희망래일 ‘70년의 침묵을 깨는 침목 동해북부선 연결추진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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