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이다②>정은혜 “지금 필요한 건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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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년이다②>정은혜 “지금 필요한 건 액션”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4.07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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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상실의 시대는 가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27번 정은혜 후보(28세)를 만난 날은 반값등록금 시위가 있던 지난달 30일 바로 전 날이었다. 오후 7시. 커피숍에 마주앉았는데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은 것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당시 총선 쟁점으로 치닫던 반값등록금에 대한 얘기부터 거침없이 쏟아냈다.

“등록금도 비싼데, 장학금도 적다”

“등록금? 비싼 것은 맞다.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이 80%인데, 등록금은 비싸다.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인상률이랑 비슷해야 하는데, 아시겠지만 기형적으로 등록금이 올랐다. 가계수입의 40%정도가 등록금으로 나가고, 등록금 비용 때문에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교육을 통해서는 신분상승이 가능하다. 그런데 교육자체도 받지 못한 현실, 악순환이 아닐 수 없다. 국가보조금 비율이 낮은데다, 사립학교들은 자기들 적립금 쌓아놓기 바쁘다.

옛날에는 우골탑(牛骨塔)이라고 해서 그 많은 자녀들 중 1명 갈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가족 안에서 복지가 해결됐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조차 힘들 게 됐다.
더군다나 등록금도 비싼데, 장학금도 적다. 저도 아르바이트를 4년 내내 했다, 2등이면 등록금이 반액인 터라 장학금 전액을 받기 위해 무지하게 노력했다, 그래도 힘들었다.
원점으로 돌아가면, 사립학교 법을 개정해서 재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경우는 국공립대 비율을 늘려야 한다.
저희가 내일(3월30일) 광화문에서 5시부터 7시까지 반값등록금 집회를 한다. 그런데 시위를 하게 해 달라, 엊그제 경찰청을 찾아갔지만 교통방해 된다는 이유로 다섯 번 다 거절당했다. 내일은 공식집회는 아니다. 다만, 우리의 액션이 필요할 때다.”

“낙수효과 믿지 않는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다름의 문제”

정 후보에게 “반값등록금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대안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다들, 민주통합당한테 그 질문을 많이들 물어온다”며 웃는다. 그리고는 “새누리당도 민주통합당도 반값등록금을 해야 한다고 말은 한다.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정치인은 없다. 반값등록금과 관련 계류 중인 법안 중 좋은 대안을 가진 법안들은 많다. 문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엮여있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변하기 위한 진전이다.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바뀔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등록금 문제는 가족의 문제이자, 사회의 문제, 국가의 문제이다.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곧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물꼬 갈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자연스레 대화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대한 차이점, 그리고 정 후보가 왜 민주통합당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아울러 정 후보가 민주통합당을 통해 무엇을 실현하고 싶은지 쪽으로 넘어갔다.

“두 당의 차이? 파이를 키우느냐, 나눠서 키우느냐의 문제로 본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정책이 굉장히 다르다. 저는 새누리당에서 말하는 낙수효과를 믿지 않는다. 제 생각엔 사람은 절대 혼자 못 산다. 서로 돕고 나누다 보면, 상생한다. 그 당을 구성한 사람들의 환경이 다르다, 민주통합당에 계신 분들 중 어렵게 자란 분들, 민주화로 싸운 분들, 그래서 감옥도 많이 갖다온 경우를 많이 접했다. 좀 다른 얘기이지만, 주변에서 들은 얘기 중 아이 유치원비로 200만 원 들이는 분이 있는데, 그분이 ‘나는 사실, 왜 돈이 없어서 유치원을 못 보낸다는 건지 모르겠어’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분이 그렇게 말했다고 해서, 그게 나쁜 것은 아니다. 그분 주변 환경이 그런 것이다. 그분의 친구들 중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분들이 없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다름의 문제이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그러면서 정 후보는 새누리당과 뜻이 맞지 않는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네거티브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물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잘못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는 “다른 얘기이긴 한데 어떤 분이 트윗으로 ‘너무 남을 위해 사는 것 아니에요?’라고 물어왔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기적이기 때문에 남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상대방을 미워하지 않으려는 것은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미워하면 자신이 괴롭다”고 소신을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처우 개선 병행해야”

정 후보가 옳다고 여기는 정책은 민주통합당에서 말하는 ‘보편적 복지’이다.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일자리 처우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동일가치노동의 동일가치임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똑같이 일하는데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 월급에 한참 모자란 돈을 받는 것이 현실이며, 최저 임금도 낮은 상태에서 수당도 주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비정규직은 있어야 한다. 개인 사정으로 3시간만 일하는 파트타임이 필요한 분들도 많다. 이런 분들을 위해 비정규직은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 부분에서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국가에서 똑똑한 친구들을 중소기업에 2년간 근무할 수 있게 조건을 내걸어, 그 사이에 기술이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공공사회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저희 할머니는 치매로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이런 분들을 위한, 사람을 위한 서비스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반지하에 살아도 행복했던 이유”

정 후보가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데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그가 자신의 블로그(blog)에 “사회보장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찾아 구석구석 도와주는 것, 그리고 그들이 받은 도움을 사회에 돌려줄 수 있는, 도움이 되는 순환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라고 적은 것도 부모님이 가르쳐주신 ‘나눔’의 정신 때문이다.

“지금은 전세이지만, 어릴 땐 반지하에 살았다. 아버지가 개신교 목사이신데, 꾸준히 모은 돈으로 우리가족이 반지하에 살던 빌라 2층에 미혼모들이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보호시설을 마련하셨다. 부모님 두 분다, 소외된 분들을 위해 살기 바쁘셨다. 그래서인지, 저 또한 노숙자분들이나, 파지 줍는 분들, 독거노인 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친한 분들도 많다. 성격상, 지하철 같은 데 가면, 그냥 못 지나친다. 어려운 처지의 어르신들께 영정사진을 찍어드리는 일도 한다. 제 카메라로 찍고, 친구들이 포토샵 같은 거 해주고, 액자에 담아 드리면, 만 오천 원 정도 밖에 안 든다. 그런데 그분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한편, 민주통합당을 선택한 다른 한편에는 故김대중 대통령의 영향이 있기도 하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을 존경했다. 고등학교 때 그분의 옥중서신을 읽었고, 3단계 통일론을 접했다.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까지 민주화를 위해 싸웠다”며 “만약 제가 그런 상황을 만났다면, 그분처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감옥에 계시면서도 바깥일을 걱정했고, 공부도 엄청 많이 하셨다. 정책 또한 본인이 다 생각하고, 마치 걸어 다니는 사전처럼, 요즘으로 치면 스마트폰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돈을 갚을 능력이 없어 학교 졸업 못 하는 상황”

한편, 청년대표로서 정 후보가 중요하게 보는 또 다른 지점은, 대학생 주거의 문제이다. 그는 “정부에서 5000만 원 7000만 원 대출을 해준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월세를 받는 주거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대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소형주택이다. 이는 실제로 공급되는 주거형태를 고려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문제는 졸업 후 빚쟁이가 되는 것으로도 연결된다. 정 후보는 “전세대출도 그렇고, 학자금 대출 상환제도 마찬가지다. 돈을 갚을 능력이 없어 학교 졸업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말한 이러한 문제점들은 사회적 양극화, 거듭되는 악순환을 불러온다. 사회에 나오자마자, 연애, 결혼, 육아 등을 늦추거나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청년들의 행복지수는 그만큼 낮아진다.

“2030세대의 잃어버린 꿈…되찾고 싶다”

“청년들의 가장 큰 문제는 꿈이 없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뭐하고 있지? 고용 없는 성장이 되어있고 안정적인 직장 찾다보니 대학 들어 갈 때부터가 꿈이 대기업에 다니거나, 공무원이 되는 거다. 대학 4년이 거기에 프로그램화 되었다. 어학연수도 일 년 갔다와야한다. 그래야 대기업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맞추는 게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런데 들어간 친구들을 보면, 너무 힘들어한다. 삼성 갔다가 과로사로 죽은 분도 있고,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는 친구도 있다.
저조차 유학을 가려고 했다. 혹자는 돈이 없는데, 어떻게 가려고 했냐고 하지만, 외국 유학? 잘 보면, 장학금 기회도 많다. 제가 아는 분도 100만 원으로 갔다. 원서를 쓰는데, 이런 선거운동을 했고, 논문은 뭘 썼고, 이런 자격이 있고 등등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쪽에서 ‘네가 이것저것이 있는 건 알겠어. 근데 내가 왜 널 뽑아야 해?’라고 물어왔을 때, 정작 내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이 왔다.”

갑자기 찾아온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좌절인 동시에, 터닝 포인트를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됐다. 정 후보는 정치학을 배우기 위해 준비하던 유학을 포기하고, ‘현실정치’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이와 관련해, 정 후보가 청년대표로서 강조한 것은, “청년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선출 된 저 또한 기회를 받은 것이다. 사실, 국회의원 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회를 얻었기 때문에 동영상 제작비 십만 원 등 얼마 들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청년들의 목소리 대변하겠다”

그런데, 청년정치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기성정치인들의 기에 눌려, 제대로 발언을 할 수 있냐는 우려 섞인 얘기도 들려온다. 이에 정 후보는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자신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가 국회의원이 되는 목적이 법을 잘 만들 것 같아서, 입법을 잘 할 것 같아서 저를 뽑은 것은 절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박사님들이 많이 아실 것이다. 그렇지만 저의 장점은 제가 어리기 때문에 대학생들이나, 청년들과 소통하기가 한결 쉽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가 있다. 입법화 하는 과정에서 청년들의 얘기를 잘 전달할 수가 있다. 제 경우는 청년 정치인들과 기성정치인들이 충분히 얘기를 나눠야 한다고 본다. 적극적으로‘청년문제를 신경써주세요’, 지속적으로 얘기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들의 아픔이나 고통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를 도와줄 수 없다. 도와주고 싶어도 그 사람이 뭐가 힘든지 알아야 도와줄 수 있다. 청년 투표도 마찬가지다. 왜 해야 하냐면, 우리가 왜 아픈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2030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소리통 정치인으로서 그들의 ‘액션’이 되고자하는 정은혜 후보의 꿈이 실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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