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나경원-박형준 향하는 총선 책임론…당신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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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나경원-박형준 향하는 총선 책임론…당신의 생각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2.2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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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총선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보수 유권자 선택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총선 책임론에 휘말린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좌)와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우). ⓒ뉴시스
총선 책임론에 휘말린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좌)와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우). ⓒ뉴시스

“강성 보수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투톱이 당을 운영한 결과가 지난해 총선 결과였다. 최근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는 죄인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냈는데 참회록으로 보이더라. 1년 동안 함께 당을 이끌어놓고 한 분(황교안)은 참회록을 쓰는데 한 분(나경원)은 반성조차 없다. 이것은 책임정치가 아니다.” (2월 11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지난 총선 때 총선전략, 공천전략을 총지휘하면서 전통보수층을 배제하고 당을 무기력하게 만든 사람이 바로 박형준 예비후보다. 민주당의 전략에 빠진 거다. 그래서 지금도 보수층과 전통적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박 예비후보가 총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1월 18일,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

“박형준 예비후보의 부산시장 출마는 ‘나는 죄인이다’라고 자숙하고 있는 황교안 전 대표와는 너무나 대비되는 장면이다. 정치적 정당성도 없고 당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형준 예비후보가 그 총선 참패에 그동안 도대체 어떤 책임 있는 자세를 보였는지 시민들과 당원들은 수없이 묻고 있다.” (2월 8일, 박민식 전 부산시장 예비후보)

오는 4월 7일 ‘새 일꾼’을 뽑는 서울과 부산에 ‘총선 책임론’이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당내 경쟁자들이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한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향해 ‘제21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사실 두 후보를 향한 총선 책임론은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나 예비후보는 총선 5개월여 전인 2019년 12월까지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대여 강경 투쟁을 이끌었고, 박 예비후보는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지난해 총선을 지휘했습니다. 제21대 총선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두 사람이니만큼, 경선 과정에서 ‘총선 책임론’이 등장하는 건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총선 책임론에 대한 보수 유권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우선 오세훈·이언주 예비후보의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오 예비후보나 이 예비후보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는 까닭입니다. 실제로 패배한 선거의 지휘자가 다음 선거에서 ‘선수’로 등장하는 건 꽤 드문 일입니다.

오 예비후보의 말처럼, 제21대 총선을 이끌었던 황교안 전 대표는 참패 직후 곧바로 당대표를 사퇴한 뒤 지금까지 잠행(潛行)하고 있습니다. 제20대 총선을 지휘했던 김무성 전 대표 역시 자리에서 물러난 후, 그 어떤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당대표들은 백이면 백 비슷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원내대표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시선을 돌려 봐도, 패배한 선거를 이끌었던 인물이 곧바로 주요 선거 후보로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당대표만큼은 아니라도 ‘책임론’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우니까요. 이러다 보니 보수 유권자들 가운데는 오 예비후보와 이 예비후보가 제기한 총선 책임론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반면 총선 책임론이 그럴 듯한 레토릭(rhetoric)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눈에 띕니다. 두 사람의 출마에는 탄탄한 ‘명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나 예비후보는 ‘경선 흥행’을 위해 불려나온 케이스입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를 외치며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자, 위기감을 느낀 국민의힘이 불러낸 ‘거물급’ 인사가 나 예비후보와 오 예비후보입니다.

실제로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두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자, “빅3의 서울시장 출마가 완성됐다. 야권 후보 빅3가 아름다운 단일화를 한다면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서울시장은 야권후보가 될 것이고 나머지 두 분은 승자와 똑같이 정권 교체의 도약대를 만들어준 아름다운 희생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박 예비후보는 경쟁력 면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케이스입니다. KBS부산과 부산MBC가 공동으로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21~22일 양일간 수행, 2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박 예비후보는 26.1%의 지지율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17.7%)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1대1 가상대결 시, 민주당 김영춘 예비후보(33.3%)를 앞서는 국민의힘 후보는 박형준 예비후보(45.8%)가 유일했습니다. 이언주 예비후보는 김영춘(42.1% vs 28.6%), 변성완(34.6% vs 30.7%) 두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서울·부산시장 선거에서 이겨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나서야 했다’는 박 예비후보의 주장이 수치로 입증되고 있는 셈입니다.

우리 정치 역사에서 패배한 직전 선거 지휘자가 다음 선거에 나서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총선 책임론이 나온 이유입니다. 그러나 나 예비후보와 박 예비후보 모두 ‘당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있습니다. 과연 두 후보를 향한 총선 책임론은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까요. 보수 유권자들의 선택이 궁금해집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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