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에서 ‘이슈’로…서학개미 투자 성향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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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에서 ‘이슈’로…서학개미 투자 성향 달라지나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3.02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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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국내 개인 투자자 해외주식 56조 거래…1년간 6배 이상 불어나
테슬라·애플 등 대형주에서…게임스탑·처칠캐피탈 등 급등주 ‘부각’
기대수익률 저하 따른 방식 변화…“금리 영향 적은 종목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2017년 1월~2021년 2월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 해외주식 거래 규모 변동 추이 (매수+매도 결제, 단위 : 백만 달러) ©자료=한국예탁결제원 / 그래프=정우교 기자
2017년 1월~2021년 2월까지 국내 개인 투자자 해외주식 거래 규모 변동 추이 (매수+매도 결제, 단위 : 백만 달러) ©자료=한국예탁결제원 / 그래프=정우교 기자

일명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투자 경향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대형주 위주 투자였다면 올해는 단기 이슈에 영향을 받는 종목에 집중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방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주요 대형주들은 지난해보다 거래규모는 늘었지만, 투자순위에서는 밀려나는 모습이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규모(매수+매도 결제)는 497억 2948만 달러(55조 8561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368억 122만 달러)보다 35.1%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월 82억 2185만 달러보다 6배 이상 불어난 규모다.

규모 뿐 아니라 투자 성향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2월의 경우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였던 종목은 △테슬라(5억 9919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억 7466만 달러) △아마존(3억 3600만 달러) △애플(3억 1470만 달러) △알파벳(2억 1548만 달러) 등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시작되던 시기였기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대형주 위주의 투자가 지속되던 참이었다. 

해당 종목에 대한 관심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테슬라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거래규모가 가장 많은 종목 1~4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이날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규모(매수+매도결제)가 가장 많았던 종목은 △테슬라(40억 3199만 달러) △게임스탑(30억 2748만 달러) △애플(12억 7833만 달러) △처칠캐피탈(12억 1574만 달러) △팔란티어 테크놀로지(9억 7439만 달러)로 나타났다.

테슬라와 애플이 여전히 순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단기 이슈에 영향을 받은 기업들이 부각됐다. 특히 지난달 공매도 이슈로 주가가 폭증했던 게임스탑이 새롭게 순위에 올라섰으며, 중국의 UAM(도심항공교통) 업체 이항은 가짜계약 의혹과 함께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거래규모 6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인 처칠캐피탈과 빅데이터 분석 업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도 최근 이슈에 따라 거래규모가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현상은 시장의 변동성과 맞물려 다양한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최근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대형주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2월 26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첫 거래일(1월 4일)보다 7.4% 떨어진 729.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애플과 아마존은 각각 6.3%, 2.9% 줄어든 129.41달러, 3186.63달러를 기록했다. 이들은 다음날인 이달 1일(현지시간) 큰폭으로 올랐지만, 여전히 연초 주가에 비해서는 이미 떨어진 상태다. 

이와 관련,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2일, 한국시간) 통화에서 "기존 대형주들의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은 떨어져 있는 상태"라며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급등주 등 단기 이슈에 영향을 받는 종목들을 찾아나서고 있는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또한) 최근 증시는 금리의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거래규모가 늘고 있는 종목들은 대형주와 달리 금리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기존에 주목받지 않았던 종목들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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