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등돌린 집토끼가 무섭다…‘메난민 사태’ 해법은?
[기자수첩] 등돌린 집토끼가 무섭다…‘메난민 사태’ 해법은?
  • 김병묵 기자
  • 승인 2021.03.03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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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조작 의혹에…'메이플 스토리' 유저 대거이탈
게임사-유저 신뢰 붕괴 위기…해결 핵심은 '소통'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시사오늘 그래픽=김유종

넥슨과 간판게임 '메이플스토리'가 궁지에 몰렸다. 충성도 높은 유저들이 대거 이탈하며 '메난민(메이플스토리+난민)'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게임사에 대한 신뢰가 붕괴 직전까지 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선 '로스트아크'의 반사이익을 언급하며 보상보다도 진정성 어린 소통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선거판에서도 그렇고, 사업을 하다 보면 신뢰가 깨지면 열성적 지지자나 고객이 더 강한 '안티'로 돌아서는 일이 왕왕 있습니다."

정치권에도 발을 들인 바 있는 한 기업인이 2일 기자와 만나 들려준 이야기다. '산토끼와 집토끼 이론'은 정치학, 혹은 고객관리론에서 많이 쓰이는 주장이다. 산토끼는 신규 고객, 집토끼는 충성도 높은 고객에 비유된다. 

신규 유저를 잡으려다 기존 유저들을 잃는 일은 게임업계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지난 2010년 '프리우스'의 경우 신규 유저 유입을 위한 리모델링 과정에서 기존 유저들과 충돌해 한때 집단 소송 준비까지 벌어진 바 있다.

그런데 이번 넥슨과 '메이플 스토리' 사태는 조금 결이 다르다. 신규 유저 유입을 도모하다 생기는 해프닝의 수준을 넘어선 느낌이다. 게임의 주 수익원인 아이템 구매(확률형)의 확률 조작 의혹이 핵심인데, 이는 사실상 게임사와 유저간 신뢰관계와 관련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심각하다.

신뢰가 흔들리자 법이나 정부의 강제력을 동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확률 조작 논란에 대한 넥슨의 대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같은날 "공정위에 넥슨 등 게임사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으로는 보상보다는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메이플 스토리를 떠나 '난민'으로 스스로를 지칭한 유저들이 향한 곳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 아크'였다. 

'로스트 아크'는 엄밀히 말해 '메이플 스토리'의 대체재 성격을 띠는 게임이 아니다. 그러나 운영진의 '적극적 소통'이 화제가 되면서 마치 '게임 유저들의 천국'처럼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소위 '메난민'들의 집합소가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선 이들 중 10%만 '잔류'하더라도 '로스트 아크'로서는 놀라운 유입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로스트 아크가 완벽한 서비스를 하는 게임이냐고 하면 사실은 그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유저들을 이해시키려는 노력, 그리고 그 안에서의 운영이 호평받으며 만족도가 높은 상태인 것 같다"라고 풀이했다.

현직 외국계 게임사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소통'과 '진정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 유저들의 게임사, 그리고 게임에 대한 애정과 신뢰는 전 세계에서도 단연 세손가락 안에 꼽힙니다. 하루이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와르르 무너지진 않겠지만, 작은 위기일 때 막을 필요가 있습니다"

오는 5일엔 넥슨의 의혹에 대한 설명이 예정돼 있다. 넥슨이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이번 사태가 게임업계의 '작은 위기'로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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