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 확대…최대주주 130억 원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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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 확대…최대주주 130억 원 챙겨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3.05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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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최대주주 한토신·차정훈 손에 얼마 돌아갔는진 확인 어려워
"비합리적 배당 확대, 부당한 경영 간섭·재산권 행사 비판 여지 상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동부건설이 '특화설계 제안', '전북 전주 출신 허상희 사장', 꼼수 의혹이 제기됐던 '일자리 제공 약속' 등을 앞세워 전북 전주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5대 건설사 중 하나인 대림산업을 꺾고 시공권을 확보했다 ⓒ 동부건설 CI
동부건설이 2020년 당기순이익이 줄었음에도 배당을 크게 늘렸다. 사실상 최대주주인 한국토지신탁과 차정훈 회장 챙기기라는 비판과 더불어, 경우에 따라선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만큼 부당한 경영 간섭, 부당한 재산권 행사로 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동부건설 CI

동부건설이 지난해 당기순이익 감소에도 오히려 배당을 확대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사실상 최대주주인 한국토지신탁과 차정훈 회장 챙기기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으나, 그들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배당금을 챙겼는지는 확인 불가하다.

지난 4일 동부건설은 2020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기준 1주당 900원을 현금배당한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206억4191만8100원이다. 이번 배당으로 동부건설의 최대주주(62.17%, 1411만7647주)인 키스톤에코프라임은 약 130억 원을 거머쥐게 됐다.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최대 투자자는 한국토지신탁(한토신)이다.

한토신의 지배구조는 '해동씨앤에이→신성건설→오션비홀딩스→엠케이전자→엠케이인베스트먼트→한토신' 등 순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데, 결국 그 정점에는 차정훈 한토신 회장이 위치해 있다. 하지만 실제 한토신과 차 회장 등에게 전체 배당 중 얼마가 돌아갔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아예 사모펀드 내에 축적돼 있을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당기순이익에 비례해 배당이 증감하는 게 통상적인데 동부건설의 경우 순이익이 줄었음에도 배당이 늘었다는 것이다.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대표이사 회장 ⓒ 한토신
차정훈 한국토지신탁 대표이사 회장 ⓒ 한토신

동부건설이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공시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참고서류' 내 2020년도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동부건설의 당기순이익은 443억2541만 원으로 전년 대비 25.88% 감소했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보통주 기준 1주당 배당금은 700원에서 900원으로 28.57% 증가한 것이다. 배당성향도 2019년 25.82%에서 2020년 46.57%로 자연스럽게 급증했다.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을 웃도는 수준이다.

동부건설은 2019년 결산배당 때에도 전년보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했으나 되레 배당을 늘린 전력이 있다. 당시 동부건설의 당기순이익은 2018년 739억4807만 원에서 2019년 598억462만 원으로 19.12% 떨어졌는데, 같은 기간 보통주 기준 1주당 배당금은 300원에서 700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무려 3배 늘었다. 이 기간 동안 키스톤에코프라임이 거둔 배당 수익은 약 140억 원 수준, 업계 내에서 한토신과 차 회장 챙기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의 배당성향은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배당을 늘린다고 해서 부정적으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최대주주가 확보한 지분이 높은 업체들, 오너회사들, 특히 동부건설처럼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경우 순이익이 줄었는데 배당을 확대했다는 건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비록 펀드 만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너들에게 배당금이 아직 돌아가지 않았을 수 있으나 결국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돌어가게 돼 있다. 특히 특별한 이유나 명분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회사 가치를 저해하는 부당한 경영 간섭, 부당한 재산권 행사로 여겨질 소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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