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성공’ 보험사 CEO, 풀어야 할 숙제 ‘넷’
‘연임성공’ 보험사 CEO, 풀어야 할 숙제 ‘넷’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3.08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시 호황 따른 운용자산 호실적…지속 여부는 ‘미지수’
실손보험료 최대 ‘20%’ 가량 인상…‘제4세대’ 등장까지
IFRS17 시행, ‘소액단기보험사’ 진출…보험사는 바쁘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우교 기자)

©DB손해보험
©DB손해보험

최근 연임에 성공한 보험사 CEO들이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들쑥날쑥한 실적을 안정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 실손보험·IFRS17 등의 과제도 풀어야 한다. 앞서 CEO 연임과 관련, 안정적인 선택을 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지만, 급격한 변화 속에서 다시 지휘봉을 쥔 수장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증시 호황 따른 운용자산 호실적…지속 여부는 '미지수'

8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등이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다. 이들은 이달말 주주총회의 확정만을 남겨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등의 연임도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첫번째 숙제는 '실적 안정화'가 꼽히고 있다. 이날(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보험사의 영업이익은 대부분 전년대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계속됐지만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이 견고하게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화생명의 영업이익은 3784억 원으로 전년(494억 원)보다 666.10% 상승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진 올해 영업이익의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눈여겨볼 곳은 '운용자산'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증시 호황도 실적 견인의 한 축을 담당했다고 보고 있는데, 특히 하반기 증시가 치솟으면서 운용자산의 수익이 불어났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증시 상승세가 다소 완만해지고 있다는게 변수다. 실제 코스피의 경우, 지난해 연간 32.1% 상승률을 보였다면 올해는 이보다 낮은 2.8%(3월 5일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증시도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운용자산의 수익이 상대적으로 저조해 '역기저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보험사 CEO들은 자산운용을 대체할만한 수익원을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실손보험료 최대 20% 가량 인상…'제4세대' 등장까지

또한 실손보험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할 상황이다.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료'가 올해 최대 20% 이상 인상될 예정이고, 오는 7월에는 새로운 실손보험제도가 등장할 예정이라서다. 구(舊) 실손보험 고객의 피로도를 줄이고 이른바 '4세대 실손보험'을 안착시켜야 하지만, 실손보험에 대한 인식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8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표준화 이전 구(舊) 실손보험료를 6.8~21.2% 인상할 예정이다. 롯데손해보험이 21.2%로 가장 높았으며, 김정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5연임에 성공한 DB손해보험은 17.5% 인상키로 했다. 또한 연임이 결정된 메리츠화재(19.1%)와 삼성화재(19.6%)도 높은 수준의 인상률을 나타냈다.  

아울러, 대부분 생명보험사들은 적자를 이유로 구(舊)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몇몇 보험사들은 이번에 적게는 0.9%에서 많게는 18.5% 보험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실손보험에 대한 고객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입 이후 역선택, 도덕적해이, 과잉진료 등 여러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오는 7월에 등장하게 될 '新실손보험'의 주요 골자인 '보험료 차등제(피보험자의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는 방식)'도 파급력이 없을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날(8일) 통화에서 "(개인적으로는) 실손보험은 상품 설계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하기에, (실손보험에 대한) 논란은 모두 구조적인 문제라고 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발표된 보험료 인상도 실손보험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땜질식 대처일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실손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보험사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삼성화재
©삼성화재

IFRS17 시행, 소액단기보험사 진출…보험사는 바쁘다

이외에도 연임 CEO들은 업계 변화에 대한 전방위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도 받고있다. 특히 오는 2023년부터 시작될 IFRS17(국제보험회계기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IFRS17은 보험부채(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해야할 미지급보험금)를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이다. 만약 시장금리가 계약 때보다 낮아질 경우, 보험사들의 '보험부채'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부채가 늘어난다는 의미는 보험금 지급 여력 비율인 'RBC'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에 대형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 발행, 부동산 매각 등을 활용한 자본확충이 시급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소액단기전문보험사의 진출도 주목해야할 때다. 지난달 5일 금융위원회는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소액단기전문보험사의 최소 자본금을 기존 30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설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시장 안으로 새로운 사업자들이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과정에서 소액단기전문보험사와 대형보험사의 협업도 기대해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액단기전문보험사의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이와 관련,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액단기보험 시장은 적은 자본으로 다양한 사업자가 참여해 기존 대형사들이 수익성이 높지 않아 진행하지 않았던 보험들을 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혈 경쟁의 수반 없이도 전체 보험시장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