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측, 박철완 제안 대부분 받아들여…반격 카드로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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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측, 박철완 제안 대부분 받아들여…반격 카드로 맞선다
  • 방글 기자
  • 승인 2021.03.09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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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1주당 1500원→4200원 늘려
2025년 매출 9조 등 성장전략 내놔
“이익배당 안건은 법원 결정 따른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방글 기자]

조카의 난을 잠재우기 위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 반격의 카드가 공개됐다. 금호석화 측은 박철완 상무 측 제안을 대부분 받아들이면서도 배당 확대‧중장기 성장전략 제시 등 보완된 계획안을 내놨다. 

금호석유화학은 9일 이사회를 통해 배당을 제외한 박철완 상무의 제안을 모두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이익배당의 건에 대해서는 법원 심리가 진행 중인 만큼 법원의 결정을 따른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박 회장 측은 보통주 1주당 4200원(대주주 4000원), 우선주 1주당 4250원을 배당하는 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1500원, 우선주 1주당 1550원과 비교하고 180%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배당성향 역시 13.%에서 19.9%로 늘었다. 

아울러 기존 배당정책 보다 상향된 별도 재무제표 기준 20~25%의 배당성향을 앞으로 2~3년간 유지하고, 개선된 현금 흐름에 맞춰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외 배당 상향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5년 매출액 9조 원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최근 금호리조트 인수 건에 대한 설명자료를 금호석유화학 홈페이지 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게시하는 등 새로운 비전도 제안했다. 

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합리성을 높이기로 했다. △ESG 경영 성과를 관리하기 위한 EGS위원회 △계열회사 및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투명성 제고와 이해상충 감시를 위한 내부거래위원회 △이사 보수 결정 과정의 객관성·투명성 확보를 위한 보상위원회도 설치한다. 실질적인 독립 운영을 위해 해당 위원회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 신규 이사 후보. (왼쪽부터)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장, 박순애서울대 행정대학원교수,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 변호사, 최도성 가천대 경영대학 석좌교수, 황이석서울대 경영대 교수.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신규 이사 후보. (왼쪽부터)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장, 박순애서울대 행정대학원교수,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 변호사, 최도성 가천대 경영대학 석좌교수, 황이석서울대 경영대 교수. ⓒ금호석유화학

주주제안 받아들여…정정당당 표대결 승부수 띄웠다

박철완 상무 측이 제안한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하고 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도 상정했다. 

결과적으로 박찬구 회장 측 안건과 박철완 상무 측 안건이 동시에 상정돼 주총서 표대결을 벌이게 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에서는 사측이 추천한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와 박철완 상무가 추천한 이병남 보스턴컨설팅그룹 코리아오피스 대표가 맞붙는다. 사내이사 1명 선임의 건에서는 사측이 추천한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장과 박철완 상무가 추천한 본인의 대결이 진행될 전망이다.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에 있어서도 사 측 추천 3명과 박철완 상무 추천 3명 등 총 6명의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금호석화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현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를 사외이사를 추천해 주목받았다. 이 외에 최도성 가천대학교 석좌교수와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명단에 포함됐다. 

박철완 상무 측이 제안한 Min John K 외국변호사와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시아 총괄대표, 최정현 이화여대 공과대학 환경공학과 교수 등도 후보로 올랐다. 

1명을 뽑는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에서는 사 측이 추천한 최도성 가천대 교수와 Min John 외국변호사가 대결을 펼친다. 

26일 주총, 박찬구 vs. 박철완 1차전…국민연금 표, 누구 향할까

경영진을 제외한 금호석화 지분은 국민연금 8.16%, 자사주 18.36%, 소액주주 48.62%다. 박 상무의 요구가 관철되려면 국민연금(8.16%) 등 일반 주주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업계는 사실상 캐스팅 보트인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철완 상무는 지난 4일 장내매수를 통해 보유지분율을 10.00%에서 10.03%로 늘렸다. 박 상무의 모친인 김형일 씨도 지분 0.08%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박 상무 측의 지분율은 10%에서 10.12%로 소폭 증가했다. 다만 이번에 확보한 지분은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갖지는 못한다. 업계는 박 상무 측이 이번 주총에서 박 회장과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표대결에서 우호 표심을 확보하고, 주총 이후 행보까지 고려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 측 우호지분은 14.86%다. 박찬구 회장이 6.69%를 보유하고 있고, 아들 박준경 전무가 7.17%, 딸 박주형 상무가 0.98%를 쥐고 있다. 박 상무의 지분매입으로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기존 4.84%에서 4.72%로 소폭 감소했다.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측이 제시한 금호석유화학 비전. ⓒ박철완 홈페이지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측이 제시한 금호석유화학 비전. ⓒ박철완 홈페이지

앞서 업계는 금호석유화학이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을 상정할지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다.

박 상무는 △배당 확대 △본인의 사내이사 추천 △본인과 우호적인 인물 4인의 사외이사 및 감사 추천 등을 안건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금호석화 측이 배당 확대를 제외한 모든 제안을 받아들인 셈이다. 

박 상무가 제안한 고액배당을 두고는 사측과 의견이 엇갈리면서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 상무는 △보통주를 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 △우선주를 주당 1550원에서 1만1100원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금호석화는 정관‧부칙 등에 따라 우선주의 배당금이 보통주보다 1%인 50원까지만 높게 책정될 수 있다며 제안이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상법상 주주제안이 주총 개최일 6주 전에 접수돼야 한다며 안건으로 상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상무는 수정 제안서를 제출하고,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에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박 회장을 압박했다. 서울지법은 이사회 전날인 8일까지 의견서 등을 제출 받았고, 늦어도 11일까지는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호석화의 정기주주총회는 오는 26일 오전 9시 중구 청계천로100 시그니쳐타워스 동관 4층 대강당에서 진행된다. 

금호석유화학 로고.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로고. ⓒ금호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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