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손학규 “윤석열, 나처럼 구렁텅이 빠지지 말고 한국 정치 바꾸길”
[듣고보니] 손학규 “윤석열, 나처럼 구렁텅이 빠지지 말고 한국 정치 바꾸길”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3.12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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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활과 국가 안위 챙기고 국민통합 새로운 정치로” 페북 글 全文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정치 초년생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선배 정치인으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11일 손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사를 떠나 정치인이 된 윤석열은 이제 국민과 국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며 “법적 정의만 따질 것이 아니라 정치의 목적인 국민 생활과 국가의 안위를 챙겨야 한다. 그것이 그의 새로운 책임”이라고 적었다. 

손 전 대표는 “윤석열은 이제는 국민통합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기존 정치권의 얄팍한 술수에 귀를 기울이거나, 권력을 잡기 위해 쉽사리 파당에 휩쓸리면 안 된다”며 “내가 실제로 겪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나도 조그마하고 치사한 욕심에, 떠받혀오는 조바심에 가야 할 길을 버리고 쉬운 길을 가다가 결국은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기존의 퇴폐한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 어렵더라도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새로운 세력을 결집해야 한다”며 “새로운 깃발을 높이 들면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다. 얄팍한 전략이랍시고 내밀며 대권의 길로 인도하겠다는 소위 ‘전략가’들의 꾐에 빠지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지금은 외롭더라도 옳은 길을 뚜벅뚜벅 가기 바란다. 윤석열에게는 한국의 정치 지형을 바꿀 역사적 사명이 있다”며 “당장 눈앞의 정치적 이익에 홀리지 말고 국가의 이익과 헌법적 가치를 중시하며 싸워왔던 윤석열의 정의를 고집스럽게 지키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전문


손학규 대표는 진보 진영으로 넘어오면서 많은 부침을 겪었다. 사진은 전남 강진에서 칩거할 당시다.  만덕산에 올라 산 아래 전경을 내려다보고 있다. ⓒ뉴시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몇 가지 당부의 글을 전했다. 사진은 손 전 대표가 정계 복귀 전 만덕산을 오르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에게 바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최고 32.4%까지 오르는 등 대선 예비주자 중 단연 1위가 되었다. 검찰총장직 사퇴로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대권 경쟁에 나설 의지가 확실해 보이니까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게다가 최근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지역에 LH 공사 직원들이 투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민적 분노가 폭발하고 공정사회에 대한 요구가 분출하여 윤 총장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높아진 것이다.

사실 나 자신은 윤석열이 검찰총장을 사임했을 때 거부감이 들었다. 윤 총장이 말한 대로 검찰권을 수호하고 그것을 위해서 중수청 설치를 막으려면 현직에서 정부 및 정치권과 싸우고 검찰총장의 명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윤석열의 사퇴는 현실이 되었고 그는 정치의 일선에 뛰어들었다. 윤석열도 이러한 모든 것을 감안했을 것이다. 며칠 전부터 정부·여당에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사퇴 전날 대구를 방문한 것은 다 이러한 사정을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검사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전에 사퇴를 해야 한다는 소위 ‘윤석열 방지법’이 제정될 경우를 생각해서 사전에 사표를 낸 것은 이러한 정치적 의도를 잘 말해주고 있다. 

좋다. 이제 윤석열은 정치에 나섰다. 윤석열에 대한 국민적 기대도 크다.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적 염원 때문이다. 최순실의 엄마 찬스, 조국의 아빠 찬스에 윤석열 총장은 철퇴를 가했고, 정의에 굶주린 국민들은 환호했다. LH공사 직원들의 투기에 분노하는 국민들은 윤 총장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서 특권과 비리가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주기를 원할 것이다. 잘 할 수 있고 잘 될 수도 있다.

법률적으로 그는 정의를 실천했고 검사로서의 직책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로 이명박 정권에 타격을 가하고, 최순실 특검으로 박근혜를 구속시키고 정권 교체까지 이룩했다. 삼성전자의 이재용을 구속하면서 재벌 개혁의 의지를 보여주었다. 사법농단으로 양승태 대법원장도 구속했다. 검찰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와 맞서 과감히 싸웠다. 검찰의 모범이 되었고 국민에게는 정의의 화신이 되었다.

그러나 검사를 떠나 정치인이 된 윤석열은 이제 국민과 국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 법적 정의만 따질 것이 아니라 정치의 목적인 국민 생활과 국가의 안위를 챙겨야 한다. 그것이 그의 새로운 책임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일인당 국민 소득이 3만 불을 넘어서는 3050그룹에 속한 7개국 중 하나이고, G7 정상회의에 초청받는 D10 국가가 되었다. 마땅히 국격을 생각하고 국제적 체면을 고려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런 때 전직 대통령을 4년 넘게 구속하고, 대한민국 최대의 기업이며 세계 최대의 전자산업의 대표를 법정 구속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에 될지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검사 윤석열에서 정치인 윤석열로 바뀐 상황에서 윤석열 자신이 책임의식을 갖고 생각해보아야 할 사안이다. 

윤석열은 이제는 국민통합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좌나 우, 또는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진영 논리가 아니라, 또 선·악의 관점에서뿐만이 아니라,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정치, 옳은 길을 가는 중도의 자세가 되어야 할 것이다. 행여, 보복은 없어야 한다. 보복은 사회를 과거로 되돌리는 후진 정치다. 우리는 끊임없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윤석열이 가야 할 길이다. 

윤석열은 새로운 길을 가야한다. 기존 정치권의 얄팍한 술수에 귀를 기울이거나, 권력을 잡기 위해 쉽사리 파당에 휩쓸리면 안 된다. 내가 실제로 겪었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나도 조그마하고 치사한 욕심에, 떠받혀오는 조바심에 내가 가야할 길을 버리고 쉬운 길을 가다가 결국은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 국민들은 기존의 퇴폐한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 어렵더라도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새로운 세력을 결집해야 한다. 

새로운 깃발을 높이 들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다. 얄팍한 전략이랍시고 내밀며 대권의 길로 인도하겠다는 소위 ‘전략가’들의 꾐에 빠지지 말기 바란다. 기존 정치의 틀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말고, 지금은 외롭더라도 옳은 길을 뚜벅뚜벅 가기 바란다. 윤석열에게는 한국의 정치 지형을 바꿀 역사적 사명이 있다. 당장 눈앞의 정치적 이익에 홀리지 말고 국가의 이익과 헌법적 가치를 중시하며 싸워왔던 윤석열의 정의를 고집스럽게 지키기 바란다.

윤석열 사태가 왜 생겼나? 한마디로 대통령이 모든 것을 갖고 권력을 흔드는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가 그 원인이다. 이것을 개혁해야 하는 것 또한 윤석열의 책임이다. 

윤석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친문세력의 신임은 대단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로 좌천된 윤석열이 최순실 특검으로 올라오고 박근혜 탄핵과 구속의 결정적 역할을 하자 윤석열은 영웅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내규까지 바꿔가며 그를 중앙지검장에 임명하고 이어서 검찰총장으로 초고속 승진시켰다. 문 대통령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이 엄정하게 대해 달라’고 윤 총장을 격려했다. 

그러나 조국 사태가 터지면서 정권의 입장이 표변했다. 윤 총장이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는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를 펼치면서 문 정부와 갈등이 시작되었다. 추미애 장관은 여러 차례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더니 급기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정지 조치에 징계까지 했다. 법원에 의해 처분이 정지되자 여당은 아예 검찰권을 박탈하려는 중앙수사청 설립을 위한 법안까지 제출했다. 제왕적 대통령 영향권 밖의 사람이나 제도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파당정치, 진영논리의 극치로, 윤석열 파동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필연적 산물이다. 

윤석열 파동의 결론, 이제는 대통령의 권력 독점과 그 폐해를 없애야 한다. 헌법을 바꾸어 승자 독식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철폐하고 여·야당이 함께 권력을 행사하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준비해야 한다. 제1당이 국회를 지배하고 거대 양당이 싸움만 하는 정치가 아니라, 연합정치가 제도화되도록 국회의원 선거제도 또한 바꾸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이 분열과 갈등을 벗어나 통합의 정치를 실현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이 이 길에 앞장서주기 바란다.

2021. 3. 11
손  학  규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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