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자의 증시록] 연일 ‘파란불’ 코스피, ‘기관·외국인은 계속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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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자의 증시록] 연일 ‘파란불’ 코스피, ‘기관·외국인은 계속 팔고 있었다’
  • 정우교 기자
  • 승인 2021.03.1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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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3082.99 종가 후 10일(2958.12)까지 4.1% 하락…‘매도세’ 영향
연기금, 지난해 12월 24일부터 50일째 순매도…12일도 849억 팔아
외국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자금 이동…시장, ‘FOMC’ 결과 주목
코스피, 당분간 횡보·관망 전망…차주 예상 밴드 2950~3150선 수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누가 알았을까"

최근 주식시장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2020년, 2000선에 머물던 코스피는 코로나19의 여파로 1400선까지 떨어졌다가 3000선 부근까지 떠올랐고, 개인 투자자들의 '동학개미운동'은 국내주식을 넘어 해외까지 번졌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는 상승을 견인했으며, 시가총액(코스피+코스닥)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를 바탕으로 한 증시 '활황'은 계속될까. 아니면, 거품처럼 꺼질까.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지난 2주간 수급별 동향을 살펴보고 전문가 전망을 모아 의미있는 기록(記錄)을 만들고자 한다. <편집자 주>

3월 2일~3월 12일 코스피 종가(단위 : 포인트)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3월 2일~3월 12일 코스피 종가(단위 : 포인트) ©자료=한국거래소 / 그래프=정우교 기자

3월 초반 코스피는 연일 '파란불'이었다.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폭풍매도'로 하락장이 이어진 탓이다. 특히 기관 투자자 중 연기금은 코스피에서 50일간 주식을 소위 '던지고' 있었고, 장기 국채 금리에 영향을 받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동도 두드러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일 3043.87(종가 기준)로 3월을 시작했다. 다음 거래일에는 이보다 39.12포인트 높아진 3082.99에 마감하며 31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3043.49(3월 4일)로 내려왔고, 5거래일간 85.37포인트(4.1%)가 빠지며 10일 2958.12에 장을 끝냈다. 

이후 11일엔 3013.70포인트로 반등했지만, 그간 하락장에 영향을 끼쳤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수익률)가 어느새 코스피의 등락을 결정짓는 변수로 자리잡게 됐다. 

이와 별개로 기관 투자자 중 연기금의 매도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2일부터 11일까지 코스피에서 1조 5558억 원의 주식을 팔았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시작된 물량까지 더하면 연기금은 50일간 14조 4131억 원 매도했다. 주식 투자 비중, 차익 거래 등 여러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50일 동안 계속되고 있는 연기금의 '폭풍매도'를 지켜보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은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연기금은 12일에도 코스피에서 849억 원 가량 매도하며 51일째 순매도 행진을 이어나갔다. 

3월 초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뚜렷했다.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5거래일간 1조 9709억 원의 주식을 연속으로 팔면서 증시의 변동성을 더했다.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수익률)의 영향이 크다는게 중론이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초부터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이더니, 지난달 말부터 급격히 상승해 1.6%를 넘나든 것이다. 채권(안전자산)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주식(위험자산)의 자금이 자연스럽게 이동했다는 이야기다.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이어졌던 외국인 투자자의 연속 순매도가 이 때문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제 코스피의 추세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11일 미국 3대 증시는 금리 안정 및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오랜만에 상승 마감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코스피가 전일대비 55.58포인트 상승한 3013.70에 장을 끝내서다. 지난 3일 이후 6거래일만의 상승장이며, 떠나갔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개인·기관 투자자들에 맞서 1조 7069억 원을 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는 이야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는 17일(한국시간)로 예정돼 있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주목하고 있다. 금리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FOMC의 정책적 노력이 결국 시장과 증시의 안정화로 이어지겠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12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여러 차례 시장 달래기에도, 미국 국채금리는 좀처럼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장금리의 향방에 따라 나스닥의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당연히) 시장의 시선은 3월 FOMC로 쏠릴 수 밖에 없다"면서 "FOMC가 시장 안정화에 성공한다면 기술주 투자에 대한 심리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같은날 차주 코스피의 향방에 대해 "FOMC를 앞두고 코스피는 관망 심리를 보일 것"이라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보다 글로벌 주식시장 흐름에 편성해 박스권 내 등락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주 예상 코스피 밴드를 2950~3150포인트 수준으로 봤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주 코스피가 2960~3120포인트 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코스피는 당분간 횡보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금리와 원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세, 기관 수급 현황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향성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FOMC에서 금리 상승속도를 제한할 수 있는 신호가 나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40.69포인트(1.35%) 오른 3054.39에 마감하며 상승장을 이어나갔다. 개인 투자자는 5990억 원 순매도한 반면, 기관·외국인 투자자는 각각 1840억 원, 4060억 원 가량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17.48포인트(1.93%) 상승한 925.49에 장을 끝냈다. 개인 투자자는 1720억 원 순매도했으며, 기관 투자자는 160억 원, 외국인 투자자는 1630억 원 가량 순매수했다.

 

담당업무 : 증권·보험 등 제2금융권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우공이산(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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