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임원들은 왜 ‘하이마트’ 주식을 샀을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롯데 임원들은 왜 ‘하이마트’ 주식을 샀을까?
  • 손정은 기자
  • 승인 2021.03.18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차우철 롯데GRS 대표 등 임원 4명 취득…"책임경영 차원"
감사위원 3人 모두 2022년 임기 만료, '3%룰' 대비 분석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손정은 기자]

지난달 10일 롯데하이마트는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 주주 보유 현황을 공시했다. ⓒ하이마트 CI
지난달 10일 롯데하이마트는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서 주주 보유 현황을 공시했다. ⓒ하이마트 CI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롯데하이마트 주식을 상당수 매입했다. 업계에선 그 배경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0일 롯데하이마트가 공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최홍훈, 박창영, 차우철, 김상수 등 계열사 임원들이 롯데하이마트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가장 많은 주식을 취득한 임원은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롯데GRS 사령탑에 오른 차우철 대표로, 1300주를 매입했다. 이어 김상수 롯데쇼핑 상무가 191주, 최홍훈 롯데월드 대표가 176주, 박창영 롯데면세점 상무가 100주를 각각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 방식은 '기타'로 적혔으나 취재 결과 네 사람 모두 '장내매수'를 통해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주식을 취득한 시점은 명확하지 않다. 소유주식변동신고는 지난 2월에 됐지만, 롯데하이마트의 2020년 사업보고서 상 주식 소유 현황에는 지난해 12월 31일 전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명시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롯데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하이마트 주식을 매입한 배경을 놓고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세우고 있는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폭락한 주가를 방어하고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지난해 롯데지주 주식 4만74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는 약 9억9800만 원 상당으로, 2019년 신 회장 연봉의 절반 수준이다. 당시 신 회장과 함께 롯데지주 임원 29명 전원도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동참했다.

이번 롯데 계열 임원들의 하이마트 주식 취득 역시 신 회장과 뜻을 함께 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그룹 내 계열사 중 상대적으로 지난해 실적이 양호한 롯데하이마트가 임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61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6.6% 신장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4조51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늘었고, 순이익도 2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는 같은 기간 백화점, 마트 등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것과 비교된다. 롯데쇼핑 백화점부문은 2020년 매출 2조6550억 원, 영업이익 3280억 원의 실적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5.2%, 영업이익은 36.9% 각각 줄었다. 롯데마트 역시,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적자가 660억 원에 이르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호실적 배경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콕', '비대면' 트렌드가 강화, 프리미엄 가전 수요 증가 등이 꼽힌다. 아울러 가전 시장의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출을 넘어선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가전 시장 규모는 48조8000억 원으로 이중 54%가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다만, 일각에선 하이마트가 롯데그룹 내 '군계일학'이 아닌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실적 개선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하이마트는 창사 20년 만에 실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첫 희망퇴직을 받은 바 있다. 2019년 하이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 영업이익은 41.1% 급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롯데그룹 내 계열사들이 맥을 못 추며 코로나 수혜를 입은 하이마트가 빛을 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올해도 이 여파는 지속돼 긍정적인 실적이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롯데그룹 계열 임원들의 롯데하이마트 주식 매수가 '3%룰'을 대비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말도 들린다. 성낙송, 김춘순, 정도진 등 롯데하이마트 감사위원 3인의 임기가 모두 오는 2022년 3월 만료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롯데하이마트의 최대주주는 롯데쇼핑(61.01%)이고, 이밖에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은 무척 미미한 수준이다. 별다른 잡음 없이 감사위원 선임·재선임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선 우호 의결권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 같은 분석대로면 향후에도 롯데그룹 계열 임원들의 롯데하이마트 주식 취득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담당업무 : 백화점, 편의점, 홈쇼핑, 제약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매순간 최선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