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박근혜의 젊은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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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은 박근혜의 젊은 꼼수?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4.17 0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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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에서 ´남자´로 부상…안철수 저격수說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박근혜의 보이'를 넘어, '박근혜의 남자'로 성장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비대위원은 최근 당의 쇄신을 주도하는 목소리를 내는 한편, 연말 대선과 관련해 '박근혜 필승'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와 맞물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젊은 카드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박 위원장이 4.11 총선에서 ‘젊은 피’를 수혈 받아 나름 재미를 톡톡히 봤다는 얘기가 들려오는 가운데, 올 12월 대선에서도 박 위원장의 ‘젊은 피’ 활용은 계속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박위원장의 남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준석’을 눈여겨 보고 있는 것.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손수조 후보를 활용해 대권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힘을 축소시킨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올 12월 대선에서도 박 위원장의 강력한 라이벌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이미지를 축소시키는 역할로 '이준석 카드'가 쓰일 거라는 '설'이 고개를 들고있다.

이 비대위원은 지난 10일 출간한 책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망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이유에 대해 "박 위원장은 가장 뜨거운 이슈인 안보 측면에서 확고한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고, 선거 어젠다도 야당과의 복지 체계 경쟁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비대위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선 '패배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안 원장에 대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도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 것은 정치 경험의 부재일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를 3개월 경험해 본 나에게도 기성 정치의 벽은 매우 크게 느껴지고, 또 내가 선출직으로 그 판에 참여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개인보다는 그 시스템에 낙담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를 놓고 “안 원장에 대한 걱정까지 해주는 것을 보니, 3개월간의 정치경험을 먼저 한 것도 선배라면 선배인가 보다”라는 말들이 돌기도 했다.

박근혜 걸림돌 김형태·문대성 향한 OUT 발언

ⓒ뉴시스
이준석이라는 이름 석 자가 총선 직후부터 자주 언급된 데에는 김형태·문대성 당선인을 상대로 '출당 요구' 발언을 하면서부터다.

두 당선자는 4.11 총선에서 당선했지만, 여전히 도덕적 논란에 휩싸여 있다. 김형태 당선인은 제수씨에 대한 '성폭행 미수 의혹'으로 법적 공방 중이며, 문대성 당선인은 '논문 표절 의혹'에 연루돼, 대학 내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서는 이들에 대한 '사실 확인'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진상규명 이후, 부정적인 결론이 내려진다면 당의 쇄신 이미지는 물론, 박 위원장의 대선 행보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출당이 확정 될 경우, 4.11 총선에서 152석을 얻은 새누리당은 '원내 과반의석'을 포기해야 상황을 맞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이 비대위원은 지난 12일 제일 먼저 ‘출당’을 언급했고, 정치적으로 커진 파장  만큼이나 관심 또한 한 몸에 받을 수 있게 됐다.

정치적 입지 UP, 책 홍보 효과 톡톡…?

정치권에서는 이 비대위원의 최근 행보를 두고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한 관계자는 "이준석 비대위원은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일부러 논란이 될 수 있는 문제들을 건드렸다"며 "최근 '어린놈이 정치를?'이라는 책을 출판했는데, 잇따른 발언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통상 선거가 끝나면 비대위도 힘을 잃기 마련인데, 이 비대위원은 자신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김형태, 문대성 당선인들의 도덕성 파문을 적극 활용했다”며 “이는 정치인 소질로서 칭찬할 만하다”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두 당선인에 대해서는 새누리당도 몸을 사리고 있는데, 이 비대위원이 할 말을 제대로 했다"며 "이러한 발언이 당의 쇄신 이미지를 높이는 데 기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젊은 보수를 대변하는 인물로써, 안 원장의 존재감을 축소시키고, 박 위원장에 대한 핑크빛 대선 전망을 내놓은 것 역시 여론을 환기시키는 주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건 박근혜 전략?

앞서, 이 비대위원은 4.11 총선 당일 ‘앵그리 버드 인형’을 들고서 박 위원장 옆에 앉아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이는 대중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당시 카메라 앵글 속에 잡힌 두 사람은 귓속말 비슷한 포즈를 취하며,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듯 보였다. 이러한 장면은 이 비대위원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이는 박 위원장의 연출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한 정치평론가는 “박 위원장은 자신의 옆 자리에 이준석 비대위원을 앉힘으로써 젊은 피를 수혈 받고 있음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라며 “젊은 유권자의 얘기를 언제든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듣는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는 4.11 총선에서 ‘손수조’를 통해 대권주자 ‘문재인’의 힘을 자연스레 축소시킨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한다”며 “젊은 카드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보았다.

즉, “박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박 위원장의 키즈인 젊은 신인을 상대하기에도 숨가빠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한편, 자신의 위상은 역으로 올라가게 하는 전략을 꾀했다”며 “이러한 전략은 실제로도 통한 듯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처럼 박 위원장은 이준석을 활용해 당의 쇄신 의지를 부각시키는 데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손수조가 문재인을 묶어놓은 것처럼 이준석이 안철수를 묶을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안철수 대권출마설’에 앞서 이준석이 발언한 진짜 이유는?

박근혜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이 비대위원를 직접 만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라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은 왜 당의 운명을 책임지는 비대위에 정치경험이 전무한 젊은 신예를 영입한 것일까? 더군다나 이 비대위의 경우는 지역구나 비례대표 후보도 아니라는 점에서 더 눈에 띄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준석이라는 젊은 인물이 갖고 있는 ‘인재’, ‘나눔’, ‘벤처’라는 세 가지 키워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비대위원은 2003년 카이스트에 입학, 한 달 만에 하버드대에 합격했다. 졸업 후에는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만들어 활동했다. 또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클라세 스튜디오'라는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정치평론가는 “언뜻 보면, 이 비대위원과 겹쳐지는 이미지가 있음”에 주목했다. 바로, “안철수 원장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비슷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는 이에 대해 “다소 비약적이긴 하지만, 안 원장을 연상시키는 청년이 이준석 비대위이고, 이점을 박 위원장이 가장 유효하게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이준석 비대위가 잇따른 이슈를 선점하는 것이 속으론 즐거울 것”이라며 “이준석이 화제가 되면 될 수록 안 원장의 이미지는 작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안 원장에 대한 ‘은근한 저격수’ 역할이야말로 이 비대위원의 포지션”이라며 “박 위원장은 처음부터 이점을 노리고 이 비대위를 영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박근혜 위원장의 진심은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비대위원은 지난 3개 월 간의 정치행보에서 물러나, 원래의 벤처사업가로 되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연말 대선에서 필요하다면, 박 위원장을 도울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교육감에 도전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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