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매그나칩, 中 매각에 업계 ‘발칵’…“제2의 하이디스·쌍용차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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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매그나칩, 中 매각에 업계 ‘발칵’…“제2의 하이디스·쌍용차 막자”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3.30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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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서 분사 매그나칩, 中 자본에 매각 절차…DDI 세계 2위
매그나칩 "변동 없을 것" 약속에도…"中 매각 막아야" 목소리 높아
매각절차, 韓정부 승인 거쳐야…"BOE·쌍용차 사태 잊지말아야" 경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국내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가 중국계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되자 국내 반도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매그나칩 CI
국내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가 중국계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되자 국내 반도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매그나칩 CI

국내 매그나칩반도체(이하 매그나칩)가 중국계 사모투자펀드(PEF)에 매각되자 국내 반도체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30일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에 한국의 핵심 기술이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제2의 하이디스·쌍용차 사태 발발 가능성에 대한 경고도 제기된다.

 

中 눈독들인 매그나칩은 어디?…SK하이닉스 출신 DDI 반도체 '세계 2위'


최근 매그나칩의 미국 본사 ‘매그나칩 세미컨덕터 코퍼레이션’은 중국계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과 14억 달러(한화 1조 6000억 원) 규모의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주주 인수와 당국의 규제 승인을 거쳐 올해 하반기 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매그나칩은 지난 2004년 SK하이닉스에서 비메모리 사업부분을 분사해 설립된 회사다. 현재는 서울·구미·청주 지역에 사업장을 두고 OLED 패널 관련 DDI 반도체(디스플레이 화소 조절용)와 자동차용 반도체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DDI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매그나칩 측은 매각 후에도 임직원과 생산시설 등의 자원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김영준 CEO는 “이번 거래는 매그나칩의 제3차 성장 전략을 가속화하는 훌륭한 기회”라며 “와이즈로드는 업계에서 쌓은 강력한 전문성을 가진 이상적인 파트너”라고 전했다.

 

제2의 하이디스·쌍용차 사태 막아라…靑에 “국가 차원 보호 절실” 호소


업계에서는 한국 정부가 매각 승인을 불허해서 제2의 하이디스 사태 또는 쌍용차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은 BOE가 하이디스를 대만 기업에 매각한 후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의 시위 모습. ⓒ뉴시스
업계에서는 한국 정부가 매각 승인을 불허해서 제2의 하이디스 사태 또는 쌍용차 사태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진은 BOE가 하이디스를 대만 기업에 매각한 후 정리해고 당한 노동자들의 시위 모습. ⓒ뉴시스

국내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 보유 기업의 해외 매각 계약 성립에는 한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한국 정부가 승인을 불허해서 국내 기술의 중국 유출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제2의 하이디스 사태 또는 쌍용차 사태를 막자는 취지에서다.

매그나칩 인수를 정부가 나서서 막아야한다는 청와대 청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BOE 사태를 언급한 청원자는 “당시 매각 관련 정부의 안일한 생각으로 20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이 해고됐고, 한국과 LCD 기술력이 10년 이상 차이가 나던 중국은 단번에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상황이 OLED 사업이나 전력 반도체에서 재현되지 않도록 국가차원에서의 보호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기준 해당 청원 동의는 1만 4000여명을 넘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02년 자금난 상황에서 LCD(액정표시장치) 분야 자회사 ‘하이디스’를 중국 기업 BOE에 매각했다. BOE는 기술공유를 명분으로 LCD 기술과 주요 인력만 흡수한 후, 2003년 하이디스를 부도 처리하고 2008년 대만 기업 ‘이잉크’에 팔아넘겼다. 이후 BOE는 저가 공세를 통해 LCD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 자본을 기반으로 OLED 산업에 진출해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위협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사례도 유사하다.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는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 디젤차 엔진과 변속 등 기능을 제어하는 핵심기술 중앙통제장치(HCU)를 흡수하고 법정관리 절차를 밟았다. 쌍용차는 구조조정 이후 2011년 인도 기업에 매각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지난 2015년에 ‘중국 제조 2025’를 천명하고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 70% 달성 목표를 설정해 투자를 지속해 왔다”면서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과거 LCD 굴기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실력을 기름)’ 전략으로 대형 M&A 추진 등 반도체 확대를 시도 중”이라고 경고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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