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2020년 신사업 성과 살펴보니…신통찮은 ESG경영
스크롤 이동 상태바
대형 건설사, 2020년 신사업 성과 살펴보니…신통찮은 ESG경영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3.30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ESG 경영 트렌드에 맞춰 대형 건설사들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 영향으로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규모의 확대 과정인 만큼, 사업 저변 확대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DL(구 대림산업),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2020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대부분 업체들이 신사업부문에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물산은 상사부문을 중심으로 에너지·환경, 산업소재, 자원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데, 지난해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매출 13조2516억8300만 원, 영업이익 934억9100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0%, 영업이익은 11.97%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교역량이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부진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의 캐나다 현지 법인인 SRE('Samsung Renewable Energy')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937억8900만 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보다 71.62% 줄어든 수치다. 또 다른 캐나다 현지 법인이었던 'Samsung C&T'와의 합병(지난해 7월) 영향을 감안해도 감소폭이 큰 편이다.

또한 미국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는 'Samsung Green Repower'는 지난해 당기총포괄손실 1억14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Samsung Solar Construction' 역시 당기순손실 22억5800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현대건설은 2020년 인프라·환경부문에서 매출총이익 83억4100만 원을 올렸다. 전년보다 91.91% 감소한 수준이다. 석유화학과 함께 담수, 신산업플랜트 등 친환경 사업을 영위하는 플랜트부문 매출총이익도 2019년 2686억4600만 원에서 지난해 368억35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충남 서산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는 자회사 현대에코에너지의 실적이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는 건 위안거리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에코에너지의 누적 매출은 177억8897만 원으로 전년 대비 33.32%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현대건설은 현대에코에너지 지분 약 80%를 보유하고 있다.

DL(구 대림산업)의 에너지부문(신재생에너지, 경영컨설팅업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 404억9200만 원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보다 4.28%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실적 감소에는 폐목재를 연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신재생 발전소인 포승그린파워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포승그린파워는 2020년 영업손실 17억7475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DL의 위안거리는 자회사 카리플렉스다. 대림산업 시절인 지난해 3월 인수한 미국 의료용 소재업체 카리플렉스는 같은 해 매출 1988억 원을 올리며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카리플렉스는 수술용 장갑 등 의료용 소재에 활용되는 고부가가가치 합성고무와 라텍스를 생산하는 업체로, DL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DL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Cariflex Netherlands B.V.'가 사업결합 후 순이익 202억9800만 원을 창출했다고 알린 바 있다.

GS건설도 웃지 못했다. 특히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사업부문의 부진이라 더욱 뼈아프다. GS건설의 신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6111억2700만 원, 영업이익 445억9800만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는데, 법인세차감전순손실 392억2300만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대목이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분산형에너지부문의 영업손실폭도 2배 이상 확대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처리업체인 자회사 GS이니마(GS Inima Environment)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303억78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9.44% 증가한 수준이다. 허윤홍 사장이 인수를 주도한 폴란드 모듈러 건설업체 단우드를 소유하고 있는 'GS E&C Poland '도 순이익 143억8600만 원을 올리며 선방했고, 또 다른 유럽 지역 모듈러 자회사인 엘리먼츠(Elements Limited)도 순이익 400만 원을 기록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순손실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현지 신사업 법인 또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베트남 현지 자회사 또는 단우드와 엘리먼츠를 인수할 때 함께 사들였던 미국 모듈러 회사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환차익 영향도 배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포스코건설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을 펼치고 있는 플랜트사업부문, 건축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일제히 개선됐다. 특히 전자는 전년 대비 흑자전환(영업이익 149억9000만 원)한 부분이 눈에 띈다. 다만, 글로벌인프라사업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폐수처리관리업체 'PT Krakatau Blue Water'의 당기순이익도 2019년 6244만 원에서 2020년 1671만 원으로 줄었다.

대우건설의 신재생 관련 플랜트 사업을 이끄는 플랜트부문은 지난해 영업손실 785억1500만 원을 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새롭게 신설된 신사업부문(국내외 투자개발, 투자자산 매입운용 등)은 매출 4636억2100만 원, 영업이익 1522억100만 원을 기록하며 앞으로가 기대되는 성과를 창출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ESG 트렌드에 발맞춘 신사업에 대한 성과를 평하기엔 아직 이른 시기"라며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는 과도기에 있는 데다,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상황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