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원재료價 떨어져도 가격 인상하는 식품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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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원재료價 떨어져도 가격 인상하는 식품업계
  • 그래픽= 김유종/글=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3.3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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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이미지출처= Getty Image Bank, 각 社 사업보고서)

올해 들어 국내 식품 가격이 급격하게 뛰고 있습니다. 주요 식품업체들이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올랐다는 명분을 앞세워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식품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가격 인상을 발표해 소비자들의 눈총을 사고 있습니다. 또한 원자재값이 떨어질 땐 가격을 내리지 않고, 원자재값이 오를 때만 가격을 올리는 꼼수 인상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는 실정입니다.

롯데칠성음료와 코카콜라음료는 최근 사이다, 콜라 등 주요 음료 출고가를 일제히 인상했습니다. 그런데 롯데칠성음료의 2020년 사업보고서상에 명시된 주요 원재료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당분류·첨가물', '용기', '농축액', 주류공병' 등 가격은 2018년 대비 모두 큰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아마 코카콜라음료가 사용하는 원자재값도 이와 비슷한 흐름일 겁니다. 원자재값 인상은 가격 인상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입니다.

SPC삼립은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양산빵 가격을 약 9% 올렸습니다. 실제로 SPC삼립의 2020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정백'과 '계란' 가격은 2018년과 2019년에 비해 크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유지류', '원맥' 등의 kg당 가격은 2019년보다는 높지만 2018년에 비해선 낮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또한 정백의 경우 2018년 658원에서 2019년 634원으로 크게 떨어진 바 있는데요. 왜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을 때는 제품가를 내리지 않았는지 의문입니다.

오뚜기는 최근 즉석밥, 죽, 컵밥 등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쌀값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뚜기는 이와 함께 캔참치 가격을 크게 올렸는데요. 지난해 오뚜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참치의 kg당 가격은 2018년 1725원, 2019년 1674원, 2020년 1683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졌을 때는 제품가를 내리지 않더니, 가격이 찔끔 오르자 제품가 인상에 나선 셈입니다.

올해 두부와 콩나물 제품가 인상을 단행한 CJ제일제당과 풀무원도 수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최근 국내산 콩나물콩과 백태 가격이 전년 대비 크게 오른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수입산 대두 가격은 2018년 432달러, 2019년 400달러, 2020년 399달러도 계속 떨어졌습니다. 원화로 환산해도 2018년 475원에서 2020년 471원으로 소폭 인하됐습니다. 풀무원의 사업보고서상 수입 백태 가격도 2018년 1160원에서 2020년 1136원으로 낮아졌고요. 수입산 콩으로 만든 제품은 인상 품목에서 제외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속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식품업계도 마찬가지죠. 매년 벌어지는 도미노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충분히 이해 가능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소득은 줄거나 그대로고, 장바구니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공룡 유통·식품 대기업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민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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