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린 오비맥주…‘투명병 카스’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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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올린 오비맥주…‘투명병 카스’ 순항할까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4.02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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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뉴 카스’ 전국 판매 본격화 동시에 가격 인상
업소용만 가격 올려…자영업자 중심 불매운동 전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28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식당에서 모델들이 투명병으로 싹 바뀐 ‘올 뉴 카스’를 소개하고 있다.
28일 서울시 강남구 소재 식당에서 모델들이 투명병으로 싹 바뀐 ‘올 뉴 카스’를 소개하고 있다. ⓒ오비맥주

오비맥주가 이달 본격적으로 카스 투명병 판매 확대에 나선 가운데 일부 제품 가격도 함께 인상했다. 대대적인 카스 리뉴얼로 마케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반발 움직임이 관측돼 가격 인상 카드가 악영향을 미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오비맥주는 외형과 맛에 변화를 준 ‘올 뉴 카스’ 출시를 발표했다. 맥주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력 제품인 카스를 혁신해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시각적으로 청량감을 더욱 강조하고자 투명한 병을 채택했다. 또한 투명병을 사용하면서 안정된 맛을 가져가기 위해 정제된 홉을 사용했으며, 0℃에서 72시간의 저온 숙성 방식으로 신선함도 극대화했다는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판매 지역도 본격적으로 넓힌다. 올 뉴 카스는 출시 이후 지난달 말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왔고, 이달 중순부터는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다만, 이달부터는 가격 인상도 적용된다. 오비맥주는 지난 1일부터 일부 맥주 출고 가격을 일괄 1.36% 인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상 대상은 ‘카스프레시’, ‘카스라이트’, ‘오비라거’, ‘카프리’ 등 업소용 병 제품(330ml)과 생맥주(케그 20ℓ), 가정용 페트(1ℓ, 1.6ℓ)다. 이번 인상으로 카스프레시와 카스라이트 330㎖ 제품 출고가는 845.97원에서 857.90원으로 11.53원 올랐다. 

이번 가격 조정은 올해 맥주에 붙는 주세 종량세가 1ℓ당 830.3원에서 834.4원으로 4.1원(0.5%) 인상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오비맥주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가 많은 500㎖ 병과 캔 전 제품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으며, 유흥업소 전용인 330㎖ 병과 생맥주, 페트 등만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가정용 주류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한 만큼 오비맥주가 소비자 반발을 고려해 유흥 시장 제품만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최근 외출과 모임이 줄며 가정용 시장 비중이 유흥시장 비중을 추월했다고 업계는 추정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세율조정에 따라 일부 제품군 가격을 조정했다”며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정용이 아닌 업소용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20210330_주류생필품인상철회촉구 기자회견 현장사진 (1)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사단법인 한국마트협회와 공동으로 3월 30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주류·생필품 가격 인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오비맥주가 가격을 올린만큼 경쟁 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전국 유흥·단란주점들은 무기한 오비맥주 불매운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는 전국 지회별로 불매운동에 들어가기로 하고, 각 지회에 이를 알리는 공문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불매운동은 오비맥주 제품을 취급하는 전국 유흥업소와 단란주점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와 한국단란주점업중앙회는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 결정을 철회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갈 때까지 이번 불매운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사무총장 대행은 “주점업 전체가 참여하는 전국 규모의 대규모 규탄 집회 등을 열고 오비맥주 불매운동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도 사단법인 한국마트협회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주류·생필품 가격 인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대기업 주류업계와 생필품 제조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출고가 인상과 용량을 축소하는 ‘깜깜이 인상’ 등을 통해 자영업자들과 국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주류와 생필품의 가격 인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성원 한상총련 사무총장은 “소비자가의 인상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며 “소비 활성화를 위해 온 나라가 합심해도 모자랄 시기에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는 대기업 제조사를 규탄한다. 즉시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자영업자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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