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보선–서울] 오세훈 59% vs 박영선 37.7%… 출구조사 발표 순간 ‘일동 기립’
[4·7보선–서울] 오세훈 59% vs 박영선 37.7%… 출구조사 발표 순간 ‘일동 기립’
  • 윤진석 기자,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4.0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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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탄성’과 ‘탄식’사이, 각본 없는 개표상황실 희비 엇갈려 
정부 견제론 표심 바람 몰고 높은 투표율, '정계 개편 급물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정진호 기자)

출구조사 결과를 앞둔 개표 상황실은 늘 전운이 감돈다. 투표가 끝난 뒤 여야 선대위는 각자 전열을 가다듬고 방송 3사가 생중계되는 TV를 뚫어져라볼 것이다.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한쪽은 환호와 탄성을, 다른 한쪽에서는 한숨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당선 확정 여부는 또 다른 상황이지만 승전보를 울린 쪽은 한껏 고무돼 표정 관리하기에 바쁘다. 패색이 드리운 쪽은 마스크 속에서나마 굳어진 표정을 감추기 어렵다. 혹여 이겨 간다 해도 변수가 생길까, 긴장을 놓지 못하는 표정부터 반전이 오길 기대하는 이, 더러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채 일찌감치 자리를 뜨는 상황 등이 펼쳐질 것이다. 4·7 재보선도 마찬가지다. 흥분이냐 적막이냐, 손에 땀을 쥐는 현장을 엿본다.<편집자주>

 

1. 출구조사 발표 순간 


7일 오후 8시 15분께 서울 여의도 여야 각 당사 전면에 마련된 여러 대의 TV화면위로 일제히 시선이 집중됐다. 코로나 여파로 전보다 엄격히 출입을 관리한 여야 개표상황실 안, 방송 3사(KBS·MBC·SBS)에서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화면 속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얼굴이 교차하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10, 9, 8, 7…1…!’ 

카운트다운 숫자가 깜빡이며 한 단계씩 줄어나갔다. 이윽고 1이라는 숫자마저 ‘뿅’하고 사라지자, 개봉박두를 전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한껏 고조돼 터져 나왔다. “네! 오세훈 후보의 당선 예측으로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37.7%, 국민의힘의 오세훈 후보 59%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그야말로 오세훈 후보의 압승이었다. 

앞서 방송3사 등은 당일 오후 7시까지 서울지역 25개 선거구의 투표자들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벌였다. 코로나 자가 격리 투표 등을 고려한 중앙선관위 요청으로 보도는 오후 8시 15분 이후에나 보도될 수 있었다.‘대선전초전' 성격으로 관심을 모은 이번 선거는 초장부터 높은 관심을 모아왔다. 

투표율도 높았다. 전국 기준 53.2%%다. 지난 2014년 최고치를 기록한 61.14%을 넘지 못했지만, 평소 재보선 평균치를 상회하며 비교적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서울과 부산시장 포함해 전국 21곳 3459투표소에서 전체유권자 1216만 1624명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서울만 보면 사전투표(21.9%) 포함 전체 유권자 842만 5000여 명 중 54.4%가 투표에 참여했다. 부동산 문제에 가장 민감한 서초구 등 강남3구가 가장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참고로 부산은 293만 6301명 유권자 중 49.4%가 투표한 거로 나왔다. 

 

2. 국민의힘 ‘탄성’ 


출구조사 발표가 나자 국민의힘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출구조사 발표가 나자 국민의힘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출구조사 발표 후 여야의 낯빛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10여년 만에 서울을 수복한 국민의 힘은 기립박수라도 칠 기세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세훈 후보의 당선 예측이 화면에 뜨자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앞서 투표 종료를 5분여 앞둔 오후 7시 55분. 국민의힘 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이 북적거렸다. 취재진들은 오세훈 후보의 모습을 담기 위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고, 당직자들은 미소를 띤 채 부지런히 움직였다. 여기저기서 농담이 들리고 ‘좋은 날’이라는 인사가 오갈 정도로 밝은 분위기였다.

7시 58분. 오세훈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상황실에 들어선 오 후보는 당직자들과 짧게 인사를 나눈 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유승민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제일 앞줄에 앉았다. 8시에는 오 후보의 경선 상대였던, 그러나 패배한 후에는 그를 돕기 위해 운동화를 신고 서울을 누볐던 나경원 의원이 들어와 인사를 나눴다.

오후 8시 15분으로 예정된 출구조사 발표가 다가오자, 약간 들떠있던 상황실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당직자들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투표율을 근거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조직력을 우려하며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줄지어 놓인 모니터에 59.0% 대 37.7%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곳곳에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유승민 공동선거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등의 미소가 마스크 위로 번졌다. 그러나 오 후보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 바닥을 내려다봤다. 이윽고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더니, 연신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 발표 후 소감을 밝힌 뒤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양손을 번쩍 치켜올리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 발표 후 소감을 밝힌 뒤 김종인 비대위원장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양손을 번쩍 치켜올리고 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서울시민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각오를 밝혀야겠지만, 이게 최종 결과가 아니라 출구조사 결과기 때문에 아직 소감을 말씀드리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지켜보고 결과가 조금 더 나온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기대감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도록 지지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이크를 잡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출구조사 결과만 가지고 결과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출구조사에 나타난 수치로 보면 민심이 폭발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결과 나올 때까지 보고 최종적으로 말씀을 드리겠지만, 서울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산은 격차가 더 벌어진 것 같은데, 분노의 표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산시민 여러분, 서울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3. 민주당 ‘탄식’


‘아……’

곳곳서 적막이 흘러나왔다. 국회 앞 더불어민주당 당사 2층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은 삽시간에 초상집 분위기로 바뀌었다. 자당 박영선 후보의 당선 예측이 아닌 범야권 오세훈 단일후보의 승리가 유력한 거로 전해지자, 나온 반응들이었다. 당에서는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 동안 극적인 반전과 역전이 나오길 고대했겠지만, 이변은 허락되지 않았다. 

선거 5연승을 기대했던 장밋빛 신화도 깨졌다. 부산에 이어 10년간 텃밭이던 서울의 수성마저 실패했다. 시민이 날린 분노의 표심을 직격으로 맞은 상태였다. 문재인 정부 내리막길의 서막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주변의 공기를 더 무겁게 짓눌렀다. 

상황실, 박영선 후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날 캠프에 따르면 박 후보는 투표 종료 후 자택에 머물며 개표를 지켜보다, 승패 윤곽이 드러나면 당사로 올 예정이라고 한 바 있다. 김태년 당대표 권한대행 등은 참석했지만, 사령탑의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의 얼굴은 볼 수가 없었다. 침통한 상황을 반영하듯 모두 현장에 불참한채 자택서 개표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출구조사를 지켜보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민주당은 출구조사를 지켜보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사전투표율이 역대 재보선 중 최고인 거로 집계됐을 때만해도 민주당은 샤이진보와 핵심지지층이 빠른 속도로 회복돼 결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대 당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따돌릴 거로 장담할 때도 이쪽에서는 3% 박빙의 역전이 날 거라고 맞받아쳤다. 투표 전날 파이널 유세총력전에서도 지지층 투표를 독려한 이유였다. 하지만 출구조사 발표 기준 민심은 ‘정권안정론’보다 ‘정권심판론’을 선택했음이 증명됐다.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는 다를 거로 민주당 일각서 단언했지만 자체만의 희망사항일 뿐임이 드러난 것이다. 적극 지지층 투표는 이끌었을지 몰라도 문재인 정부에 힘이 돼줬던 20~40대 반란과 중도층과 부동층의 외면을 가져온 것은 뼈아픈 대목이었다. 

 

4. 정계개편 급물살 


개표 윤곽은 자정께나 돼야 가시화된다. 출구조사대로 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이낙연 위원장 등 지도부 책임론은 불가피할 거로 보인다. 오세훈 후보의 뒤꽁무니만 좇듯 ‘기승전 내곡동 공세’만 하다 끝낸 것이 전략 부재의 패착으로 꼽힐 수 있다. 측량 현장에 오 후보가 있었느냐 쟁점은 페라가모 구두 논쟁, 생태탕집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촌극을 불러왔다. 본선 진출 당시 서울의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박 후보의 일성과 달리 네거티브 피로감을 부채질해 역풍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원론적으로 패배가 예감될 수밖에 없다는 일갈도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상식과 정의를 강조하며 던진 메시지처럼 “박원순·오거돈 전 서울·부산시장의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원죄론에 입각해 어차피 이길 수 없는 선거였다는 판단이다. 정국을 강타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공사) 악재가 겹치면서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견해다. 
 

민주당은 참패함에 따라 지도부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민주당은 참패함에 따라 지도부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상조·박주민 등 여당 인사들의 부동산 내로남불, 부동산 시장 악화와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서민들의 증세 부담, 코로나 백신 접종 공급 논란, 경제 악영향 등이 보궐선거 표심의 변수로 작용해 패인이 됐다.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레임덕이 본격화되는 한편 내년 대선 3월 대선을 앞두고 정권재창출 위기론도 커질 수 있어 대대적으로 당 재편이 불가피할 듯싶다.

야당 역시 출구조사 흐름대로 승리한다면 ‘김종인-주호영’ 체제의 성공작이라는 평가 속 정권교체를 위한 반문 지대 만들기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서울·부산 교두보를 확보한 만큼 철석(안철수-윤석열) 연대의 중도 지대를 포함한 커다란 정계개편이 가파르게 전개될 거로 관측된다. 

중도보수야권 단일화를 성공시키며 야당 승리에 기여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역할론도 커질 전망이다. 중도‧젊은층 표심을 견인한 안 대표는 선거 지원에 적극 나섬에 따라 오 후보와의 서울시공동운영부터 차기 대권 입지 등 보폭이 넓어지며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오세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는 대로 별도의 메시지를 낼 예정인 가운데 향후 윤석열 전 총장과 함께 더 큰 2번을 만들기 위한 합당 움직임에 속도전을 낼 거로 가늠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관련해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대표나 윤석열 전 총장 모두 선거가 끝나면 국민의힘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차기 대선이 일 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여야 1대 1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승패를 떠나 여야 모두 투표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일갈도 전해졌다. 송문희 한국정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7일 대화에서 “여야 승패를 떠나 정치권 모두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경종의 메시지가 이번 표심을 통해 반영된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보선은 서울·부산시장 광역단체장 2곳 외에도 울산 남구청장‧ 경남 의령군수 기초단체장 2곳, 경기도의원·충북도의원 등 광역의원 8곳, 전남 보성군의원, 경남 함안군의원 등 기초의원 9곳에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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