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보선] 안철수·김무성, 野 승리 숨은 공신…어떻게 승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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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보선] 안철수·김무성, 野 승리 숨은 공신…어떻게 승리했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4.08 07: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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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등판으로 흐름 바뀌고 LH 사태로 여론 뒤집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4·7 재보궐선거는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의 참패, 국민의힘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시사오늘 김유종
4·7 재보궐선거는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의 참패, 국민의힘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시사오늘 김유종

반전은 없었다.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4·7 재보궐선거는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의 참패, 국민의힘의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오세훈 후보가 박영선 후보에게, 부산에서 박형준 후보가 김영춘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면서 2016년 제20대 총선 이후 이어졌던 패배의 고리를 끊는 데 성공했다.

제21대 총선에서 180 대 103이라는 충격적 참패를 당했던 국민의힘은 어떻게 1년 만에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정치권에서는 ‘안철수’와 ‘LH 사태’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번 선거 결과를 설명한다. 정치적으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등장, 사회적으로는 LH 사태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처지를 뒤바꾼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안철수 등판…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판 키워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비위 의혹이 사람들에게 충격을 던지긴 했지만, ‘극우정당’ 프레임에 빠진 국민의힘은 여전히 대안 정당으로서 인정받지 못한 상태였다. 여기에 고질적인 인물난(人物難)까지 겹치면서, 국민의힘은 ‘정권 심판론’에 바람을 붙일 구심점도 마련하지 못했다.

바로 이때 나선 인물이 김무성 전 의원이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판을 키워 정권 심판론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판단한 김 전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 출마를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차기 대선에 관심이 있던 안 대표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방향을 틀었다.

안 대표의 등장은 말 그대로 ‘판을 흔들어’놨다. 우선 국민의 관심을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끌어들였다.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이었던 안 대표가 출마, 지지율 고공행진을 시작하자 사람들의 시선은 서울로 향했다. 이러자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거물급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안 대표와 오 전 시장, 나 전 의원이라는 ‘스타 정치인’들의 대결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대선에 버금가는 이벤트로 만들었다. 치열한 접전을 벌인 안 대표와 오 전 시장의 단일화 경선은 본선을 방불케 했을 정도였다. 게다가 ‘중도’를 자처하는 안 대표가 반문(反文)을 외치며 국민의힘과 손을 잡자, 국민의힘 이미지도 시나브로 ‘중도보수’로 옮겨왔다.

지난주 <시사오늘>과 만난 국민의힘 관계자도 “김무성 전 의원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을 키워서 정권 심판론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며 안철수 대표의 출마를 권유했고, 안 대표가 이를 받아들여서 출마를 선언했던 것으로 안다”며 “승자는 오세훈 후보지만, 이렇게 야권의 대승을 만든 데는 김 전 의원과 안 대표의 기여가 컸다”고 평가했다.

 

각종 논란으로 축적된 불만…LH 사태로 폭발


안 대표가 정치적으로 판을 흔들었다면, 여론을 움직인 건 LH 투기 사태였다. 4년여 임기 동안 문재인 정부에서는 조국 사태, 윤미향 의혹, 박원순·오거돈 성비위 의혹 등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논란에 대처하는 정부여당의 태도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또한 거듭된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전세 난민’도 속출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문제와 불공정 문제가 결합된 LH 투기 사태가 터지자, 국민들의 불만이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4년여 동안 응축된 불만이 LH 투기 사태를 계기로 폭발했고, 이것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LH 사건이지만, 실은 그동안 쌓이고 쌓인 유권자들의 불만이 그 일을 계기로 폭발했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라며 “민주당의 네거티브가 통하지 않은 것은 지금 유권자들이 ‘사람’을 보고 찍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의 분노를 읽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나마 민주당의 ‘비빌 언덕’이었던 조직 표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의회 110석 중 102석, 25개 구청장 중 24곳, 국회의원 49석 중 41석을 지닌 민주당의 조직 표가 선거의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궐선거 특성상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이 강한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실제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총 투표율이 45% 미만이라면 더불어민주당이, 50%를 넘으면 국민의힘이 유리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율이 역대 재보궐선거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민주당의 조직력은 미풍(微風)에 그쳤다는 해석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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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이시르다 2021-04-12 19:33:16
김무성이 시르다!
그만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