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이냐 중진이냐…전대 앞둔 국민의힘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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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이냐 중진이냐…전대 앞둔 국민의힘의 고민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4.15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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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쇄신 위해 초선 대표론 나오지만…대선 앞두고 정치력 부재 우려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이미지 쇄신을 위한 초선 대표론이 나오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진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시사오늘 김유종
국민의힘 내에서 이미지 쇄신을 위한 초선 대표론이 나오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진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시사오늘 김유종

국민의힘에서 ‘초선 대표론’이 힘을 얻고 있다. 4·7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젊은 세대의 ‘민심 이반’이 확인된 만큼, 초선 당대표를 내세워 2030의 표심을 붙들어두자는 의도다.

그러나 차기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 국민의당과의 합당,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 등 과제가 산적한 지금, 초선 당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복잡한 상황을 ‘교통정리’ 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중진 의원이 당권을 쥐고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시각이 만만찮은 이유다.

 

재보선 기세 몰아 초선 당대표로 이미지 쇄신?


국민의힘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예상치 못한 성과를 얻었다. 보수정당은 젊은 층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고, 2030 세대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20대의 55.3%, 30대의 56.5%(KBS·MBC·SBS 방송3사 출구조사 기준)에게 지지를 받으면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완승을 거뒀다.

이 같은 결과는 초선 대표론에 불을 붙였다. 그간 국민의힘은 ‘영남’과 ‘60대 이상’이라는 두 개의 축을 기반으로 선거를 치러 왔다. 하지만 그 위에 2030 세대의 표가 더해지자, 보수는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당내에서 젊은 세대의 표심을 붙들어두기 위해 ‘젊은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한 흐름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재보궐선거에서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전당대회에서 영남 출신 중진 의원이 당대표로 나서면 다시 올드한 영남 정당 이미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분위기가 이러다 보니 당대표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 초선 의원들이 꽤 되는 걸로 안다”고 했다.

당내 반응도 나쁘지 않다. 하태경 의원은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어르신들만의 정당, 반공 안보만 가지고 종북 놀이하는 정당으로는 미래가 없다”면서 “초선들과 함께하고 싶고, 초선들을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지난 13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초선 대표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윤석열 입당·안철수 합당·홍준표 복당 이뤄낼 중진이 적임자?


문제는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국민의힘 앞에 놓인 과제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JTBC 의뢰로 <리얼미터>가 10일부터 11일까지 수행해 12일 공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상위 5명 중 국민의힘 소속 후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보수 후보로 분류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36.3%),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1%), 무소속 홍준표 의원(4.9%) 모두 당 밖의 인사인 까닭이다.

때문에 국민의힘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윤 전 총장 입당과 국민의당과의 합당, 홍 의원 복당부터 이뤄내야 한다. 이후 이들과 당내 후보들인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경선을 흥행시키고, 패자의 지지자들도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처럼 차기 당대표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 보니, 경험 많고 정치력 있는 중진 당대표가 필요한 시기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이끌어냈던 김무성 전 의원, 충청 출신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접점이 있는 5선의 정진석 의원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12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초선 당대표를 내세워서 이미지를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초선 의원들이 윤 전 총장과 안 대표, 홍 의원 같은 거물급 인사들을 영입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무게감 있는 중진 당대표의 필요성에 당원들이 좀 더 공감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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