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준대형 세단 왕이 될 상’…기아 K8, 두려울 게 없는 만능 재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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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준대형 세단 왕이 될 상’…기아 K8, 두려울 게 없는 만능 재주꾼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1.04.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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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미터 넘는 전장에 패스트백 차체로 역동성 가미…프리미엄화 실내공간에 안락한 승차감 ‘방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지난 8일 시승한 K8 3.5 가솔린 시그니처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지난 8일 시승한 K8 3.5 가솔린 시그니처 모델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새로운 기아의 첫 모델 'K8'은 K시리즈라는 울타리에 가둬두기에 아까운 신차였다. K7을 대체하는 후속 모델의 성격을 갖기는 했지만, 기아가 지향하는 혁신적 이미지와 현 시점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응축시킴으로써 저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기아 K8은 데뷔하자마자 팬덤도 상당하다. 사전계약 기간에만 연간 판매 목표의 30% 수준에 달하는 2만4000대의 계약고를 올리며 성공적인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K7 판매 대수인 4만1048대와 비교해서도 60%에 달한다.

한 체급 위 모델인 K9은 물론 그랜저, 나아가 제네시스와 맞붙어도 주눅들지 않을 수 있는 '대형 신인'이 탄생한 셈이다. 기자 역시 지난 8일 진행된 시승행사를 통해 준대형 세단 시장 제패에 나선 K8의 호기로운 면모에 반해 또 한 명의 팬이 됐다.
 
이날 시승은 K8 3.5 가솔린 시그니처 트림을 타고,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과 경기 남양주 북한강로에 위치한 한 까페를 왕복하는 약 80km 코스에서 이뤄졌다. AWD 시스템이 적용된 플래티넘보다 한 등급 낮은 트림이지만, 도심형 프리미엄 세단이 추구하는 안락함과 편안한 주행질감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K8 1열 모습.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조작계, 전자식 변속 다이얼 등을 탑재해 조작성과 세련미를 높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K8 1열 모습.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조작계, 전자식 변속 다이얼 등을 탑재해 조작성과 세련미를 높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K8은 생김새부터가 호감이다. '디자인의 기아'답게 혁신적이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구현한 외관은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다. 전면부는 신규 로고와 섬세한 조형의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 그 옆에 자리한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을 배치해 다소 낯설지만 감각적인 디자인을 어필한다.

5m가 넘는 전장에 패스트백 라인이 조화를 이룬 차체는 한층 길어보이고 낮아진 자세를 구현해 역동성을 가미했다. 후면부의 리어램프와 연결된 측면 크롬 라인과 날렵한 트렁크 리드(끝단), 후면 좌우램프를 가로지르는 리어램프 클러스터 등은 시각적인 속도감을 더한다.

실내는 전장(5015mm)과 휠베이스(2895mm) 확대라는 이점을 십분 활용, 거주성을 극대화했다. 1열 운전석을 신장 180cm의 기자 키에 맞춰 세팅해 놓은 상태에서, 그 바로 뒤의 2열 좌석에 앉더라도 레그룸은 손가락 한뼘이 남을 정도로 넉넉했다. 독립식 3존 공조 시스템과 2열 윈도우 선바이저, 옷걸이형 헤드레스트 등은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물론 1열은 12.3인치 계기반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이어지듯 구성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12인치에 달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통해 운전 편의성과 시인성을 높였다. 인포테인먼트·공조 전환 조작계와 전자식 변속 다이얼 등은 직관적인 조작성에 주안점을 둬 실 주행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에르고 모션 시트는 운전자 신장과 몸무게 등을 기입하면 추천 자세를 제공해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에르고 모션 시트는 운전자 신장과 몸무게 등을 기입하면 추천 자세를 제공해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여기에 에르고 모션 시트는 우수한 착좌감 뿐 아니라 고속 주행 시 허리 지지대를 알아서 좁혀줘 자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히 잡아주기까지 한다. 운전자 신장과 몸무게 등을 기입하면 추천 자세를 제공해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첨단 옵션들로 꾸며진 실내는 우드그레인 마감과 앰비언트 라이트, 14개 스피커로 이뤄진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 등을 통해 감각적인 멋까지 놓치지 않았다.

K8은 주행 성능도 탁월하다.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스마트스트림G3.5 GDI엔진과 우수한 직결감을 구현한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민첩한 거동 속 안정감있는 승차감을 구현해 만족스럽다. 특히 전륜 구동의 이점인 탁월한 조종 안정성을 바탕으로 운전자가 의도한대로 차량을 몰아가기에 편했다. 마침 시승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더욱 든든하게 느껴졌다.

승차감 측면에서도 전륜구동 차량임을 미리 인지하지 않았더라면 후륜구동과의 차이를 콕 집어 얘기하기 어려울 정도다. 서스펜션의 강성 보강과 쇼크 업소버 최적화를 통해 부드러운 승차감을 확보한 덕분이라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흡차음재 보강을 통해서도 풍절음과 엔진 소음 등의 유입을 획기적으로 줄여냈는 데, 실내에서 메리디안 스피커의 풍부한 음향을 감상하기에 더욱 알맞았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K8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차선을 정확하게 읽어나갔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비가 오는 날씨에도 K8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은 차선을 정확하게 읽어나갔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첨단 안전사양인 고속도로 주행 보조 2와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도 정확한 반응성을 내비쳤다. 비가 내렸던 만큼 해당 기능의 원활한 작동에 불리할 수 있었지만 한 치의 오차 없이 차간 간격과 차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워낙에 편리하다보니, 스포츠 모드를 켜고 액셀을 밟는 재미는 잊은 채 여유롭고 쾌적하게 달리는 안락함에 매료됐다.

기아가 보여줄 수 있는 기술의 정수를 집대성한 K8은 준대형 세단 시장의 품격을 한층 끌어올렸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그랜저와 직접 경쟁을 펼치게 됐지만, 모든 면에서 판정승이 내려질 수 밖에 없는 우세한 상품성은 수입 세단 시장마저 떨게 만들기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이날 시승간 연비는 복합연비 10.6km/ℓ와 비슷한 수준인 10.5km/ℓ가 나왔다.

기자가 K8 2열 시트에 앉은 모습. 손가락 한뼘이 남을 정도로 넉넉한 레그룸은 우수한 거주성으로 이어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기자가 K8 2열 시트에 앉은 모습. 손가락 한뼘이 남을 정도로 넉넉한 레그룸은 우수한 거주성으로 이어진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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