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아가야” 분유에서 또 대장균군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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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아가야” 분유에서 또 대장균군 검출
  • 차완용 기자
  • 승인 2010.01.11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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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조제분유 ‘프리미엄궁 2’ 제품 회수
‘사카자키균' 검출 이후 5개월 만에 또 ’충격‘
매일유업의 분유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7월 같은 회사의 같은 제품에서 '엔터로박터 사카자키균'이 검출된 이후 5개월도 채 안 돼 영유아의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 대장균군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대장균군이란 대장균을 포함한 비슷한 유형의 여러 세균이 있을 수 있음 뜻하는 것이다.
 
▲     © 뉴시스

◇‘사카자키균’ 말썽 이후 5개월 만에 또 문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매일유업이 생산하는 조제분유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 2'에서 기준치를 넘는 대장균군을 검출, 지난해 12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하고 이를 관할청에 통보해 해당 제품 회수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월 7일에 만들어진 이 제품은 모두 3만8295캔(3만636kg) 분량이 생산됐으며, 이 중 회수된 물량은 전체의 4%에도 못 미치는 1200여 캔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대장균군은 세균 오염도를 측정하는 지표세균으로 정밀 검사과정에서 검출된 것"이라며 "유아 대상 제품인 만큼, 만에 하나의 경우를 대비하여 동일제품 전량을 수거·회수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매일유업 관계자는 "대장균군 검출은 사실이다. 우선 죄송하다, 앞으로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것이 현재 회사 입장"이라며 "다만 일부 보도에서 언급된 0-157과는 무관하며, 이번에 검출된 대장균군은 그 자체로 질병을 야기하지 않는 비병원성"이라고 강조했다.

사후 조치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검역원에서 결과를 통보받고 즉시 회수 공고문을 냈고, 전국적으로 가능한 범위 안에서 회수 조치했다"며 "다만 작년 1월 7일 생산된 제품으로 회수에 어려움이 많아, 알려진 대로 1200여 캔 정도만 수거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매일유업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미 같은 제품인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1'에서 '엔터로박터 사카자키균'이 지난해 7월 검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국립의과학검역원은 매일유업이 생산한 조제분유 '프리미엄궁 초유의 사랑1'에서 '엔터로박터 사카자키균'이 검출돼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했다고 밝혔다. 분유에서 검출됐던 '엔터로박터 사카자키균'은 대장균의 일종으로 주로 신생아에게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었다.

당시에도 매일유업은측은 “자체 검사결과 사카자키균이 검출되지 않아 재검을 요구한 상태이지만 제품에 대해 유통시키기 이전에 모두 회수 조치를 취했으며,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 뉴시스

◇가슴 찢어지는 엄마들…“아가야 미안하다”


이처럼 사카자키균 파동을 일으키며 아기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을 불안하게 만든 매일유업이 또 대장균군으로 문제를 일으키자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9개월 된 아기를 키우며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권 모씨(27)는 “엄마젖이 모자라서 분유를 섞여 먹이는 것도 아기한테 미안한데, 어른들의 잘못으로 건강에 유해한 균이 들어있는 분유를 먹여 마음이 찢어진다”며 울먹였다.

또한 같은 제품을 구매해 아기에게 먹이고 있는 안산에 거주하는 김 모씨(29)는 “나는 못 먹더라도 내 자식에게는 좋은 것만 먹이고 싶어서 다른 제품 보다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궁 초유의 사랑 스리즈를 먹이고 있는데, 지난해 7월에도 문제가 발생하더니 또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말도 못하는 아기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회사는 차라리 없어지는 것이 좋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아기 엄마들은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걱정과 함께 불만을 토론하며, 해당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등 소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     © 뉴시스

◇멜라민 파동에 올라선 업계 1위, 대장균에 발목 잡히나


이러한 반응에 매일유업측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일유업을 설립한 40년 만에 처음으로 남양유업을 제치고 분유시장 1위 자리에 올랐지만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불량 제품 때문에 최대의 악재를 맞고 잇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해 매일유업이 남양유업을 제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일어난 멜라민 파동 때문이었다. 제품의 품질이 뛰어났기 보다는 경쟁사인 남양유업이 수입한 분유 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멜라민이 검출된 해당 제품뿐만 아니라 남양유업 분유 전체 매출액이 떨어진 바 있다. 이로 인해 매일유업은 당시 분기에 453억원의 분유 매출액을 기록해 407억원의 매출을 올린 남양유업을 제치고 40년만에 공식적으로 분유시장 1위에 등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장균군과 함께 지난해 7월 사카자키균의 잇따른 검출로 해외시장에서 멜라민 파동으로 인지도가 크게 떨어졌던 남양유업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듯 연이은 악재에 위기에 빠진 매일유업이 이 난관을 그리고 계속 반복되는 제품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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