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악포럼] 성일종 “미·중 갈등? 중국은 미국 넘을 수 없어”
스크롤 이동 상태바
[북악포럼] 성일종 “미·중 갈등? 중국은 미국 넘을 수 없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04.21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76)〉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4월 20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강대국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의 운명’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시사오늘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4월 20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강대국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의 운명’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시사오늘

미·중 갈등이 고조됨에 따라, 대한민국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중 양국이 ‘피아(彼我) 식별’ 작업에 돌입한 만큼, 우리나라도 어느 한 쪽을 택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전통적인 동맹국인 미국도, 경제적 의존도가 큰 중국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시사오늘>은 이 난제(難題)에 대한 지혜를 얻기 위해 4월 20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을 찾아 ‘강대국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의 운명’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친미? 친중?…국익에 도움 되는 판단해야”


연단에 선 성 의원은 원론적인 말부터 꺼냈다. 친미(親美)와 친중(親中) 가운데 어느 하나를 절대선으로 생각해서는 안 되며, 국익(國益)에 도움이 되는 판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저는 단순히 친미냐 친중이냐를 외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우리나라 운명에 좋을지를 결정해야 한다. 지금 당장의 좋고 나쁨도 중요하지만, 200~300년 앞을 내다보면서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되면 친미·친중 다 안 해도 상관없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이후 이어진 성 의원의 강연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그는 1시간여 동안 대여섯 가지 근거를 들어가며 학생들에게 중국이 미국을 넘을 수 없는 이유를 제시했다.

“저는 미국 예찬론자가 아니다. 미국서 공부한 것도 아니고, 출장과 여행으로나 몇 번 가봤을 뿐 미국에서 살아본 적도 없다. 다만 우리 민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수없이 고민한 입장에서, 왜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을 수 없는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물론 제 이야기는 정답이 아니고, 하나의 의견일 뿐이다. 그저 저는 이 중요한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여러분과 토론을 해보고 싶다.

첫째,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미국은 기회를 찾아서, 자유를 찾아서 신대륙으로 모여든 사람들이 만든 나라다. 이러다 보니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누구에게나 기회를 부여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담은 민주주의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국가가 모든 걸 통치하는 중국의 시스템으로 인권이 살아있고 자유가 숨 쉬며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는 미국을 이길 수 있을까. 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둘째, 미국은 언론 자유가 보장된 나라다. 대통령이 바람피운 거, 유력 대선 후보가 부적절한 이메일을 주고받은 게 다 보도된다. 시진핑이 말실수한 게 중국 언론에 나오는 거 본 적 있나. 언론은 국가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균형추 역할을 한다. 미국은 언론 시스템이 잘 돼있어서 국가 권력의 부패와 독재를 막을 수 있게 돼있다. 중국이 이길 수가 없는 구조다.”

 

“인재 흡수하는 교육 시스템, ‘미국의 힘’ 원천”


성 의원은 중국의 국가적 불안정성을 근거로 중국이 미국을 넘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시사오늘
성 의원은 중국의 국가적 불안정성을 근거로 중국이 미국을 넘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시사오늘

국가 시스템이라는, 다소 거대한 담론을 근거로 내세운 성 의원은 곧바로 청중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다. 미국이 한때 자신들을 위협했던 일본을 어떻게 굴복시켰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자본주의의 집합체나 다름없다. 자본시장이 발달돼 있기 때문에 세계의 돈을 다 빨아들일 수 있다. 얼마 전에 쿠팡이 미 증시에 상장해서 5조 원을 모았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에서 이게 가능했을까. 미국은 아이디어든 특허 기술이든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자동으로 자본이 모이는 나라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은 혁신적인 기업가들이 배출되는 거다. 1980년도에 일본이 제조업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을 위협했지만, 미국에서 혁신적 기업가들이 나와 산업구조를 재편해버리니까 일본 제조업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이런 자본시장은 중국이 단기간에 만들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교육 시스템도 그렇다. 매년 200여 나라의 머리 좋은 학생들이 다 미국으로 들어가서 미국의 가치를 체득하고 미국의 산업을 배우고 미국의 인맥을 쌓는다. 그들의 2세들이 또 미국에 가서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이게 100년 넘게 지속됐다. 이러니까 모든 게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미국은 교육 시스템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거다. 반면 중국은 어떤가. 중국이 전 세계 인력을 빨아들여서 공부 가르쳐서 내보내고 있나. 전 세계 사람들이 중국의 가치가 뭔지, 산업 구조가 어떤지 알고 그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나. 이건 하루아침에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성 의원은 중국이 가진 내적·외적 불안정성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말이 정답이 아니며, 이날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국가의 안정성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강대국이 되기 위해서는 주변국과의 사이가 좋아야 한다. 태평양으로, 대서양으로 군사력을 돌리려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이 다른 마음을 먹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 미국은 그게 된다. 캐나다는 형제국가나 다름없고, 멕시코도 미국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으니까. 근데 중국은 아니다. 중국을 둘러싼 18개 나라 중에 중국을 좋아하는 나라가 몇 개나 되나.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지 못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로부터 존중받기 어렵다. 중국은 외적으로 이런 안정성이 부족하다.

중국 내적으로는 인구 구조나 빈부격차 같은 문제가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구 구조가 정삼각형 피라미드 형태다. 중국은 13억7000만 명의 인구를 갖고 있지만, 역삼각형 구조를 보이고 있다. 고령화사회가 된 거다. 또 13억7000만 명 중에 5~6억 명이 하루에 3000원으로 생활한다고 한다. 절대빈곤층이 너무 많다. 역사를 보면, 백성들은 언제나 빈곤 문제 때문에 들고 일어났다. 5~6억 명의 절대빈곤층이 언제 어떻게 사회 불안요소로 작용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은 빈부격차가 크지만 절대빈곤층은 거의 없다. 이런 문제 말고도 중국은 환경문제, 교통문제, 소수민족문제, 부정부패문제 등등 국가적 안정성에 위협이 될 만한 문제들을 너무 많이 갖고 있다.

지금 강대국들이 우리한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선택의 기로에서 국가적 결정을 잘못하면 민족이 멸한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제 주장이 꼭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논리적인 근거가 있으면 그걸 갖고 토론했으면 하는 것뿐이다. 이 강연을 계기로, 여러분도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해보셨으면 좋겠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