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살펴보니…3기 신도시, ‘믿지 못해도 믿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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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살펴보니…3기 신도시, ‘믿지 못해도 믿을 수밖에’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4.2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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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문재인 정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에 대한 사전청약을 실시하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오는 7월 1차를 시작으로 10월 2차, 11월 3차, 12월 4차까지 공급을 공언한 아파트 물량은 3만200가구에 이른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발(發) 투기 사태에도 기존 부동산대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여론은 '믿지 못해도 믿을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형성되는 분위기다. 집값·전세가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이 너무 어려워진 실정인 만큼, 불신과 의심 속에도 정부의 공급 정책에 대해 어쩔 수 없이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기 신도시' 키워드 관련 워드 클라우드. 왼쪽은 투기 사태 전, 오른쪽은 투기 사태 후다 ⓒ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화면 캡처
'3기 신도시' 키워드 관련 워드 클라우드. 왼쪽은 투기 사태 전, 오른쪽은 투기 사태 후다 ⓒ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화면 캡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제공하는 소셜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통해 '3기 신도시'라는 키워드와 관련해 뉴스, 블로그 등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로 '워드 클라우드'를 구성해 보니, 투기 사태가 불거지기 이전인 2021년 1월부터 3월 1일까지는 '공공택지', '신규 공공택지', '상반기', '광명', '시흥', '주택공급', '주택공급확대방안' 등 평이한 단어들이 주요 연관 키워드로 추출됐다.

하지만 투기 사태 이후인 지난 3월 2일부터 지난 22일까지 '3기 신도시'라는 키워드와 관련해 구성된 워드 클라우드에서는 'LH', '투기 의혹', '경찰청', '압수수색', '청와대', '부동산 투기', '피의자' 등 부정적인 연관 키워드가 주를 이뤘다. LH는 물론, 정치권과 청와대 인사까지 투기 사태에 연루되면서 3기 신도시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3기 신도시를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올해 시행하는 사전청약 대상지와 공급물량을 확정하고 이에 따른 세부지침을 발표한 지난 21일 '3기 신도시'라는 키워드는 검색 빈도 최대치인 '100'을 찍었다. 서울, 인천,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의 관심도가 높은 편으로 나타났으며, 대전과 충남 지역의 관심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관련 검색어로 정부의 3기 신도시 관련 공식 홈페이지인 'www.3기 신도시.kr'가 부각된 점이 눈에 띈다. 직접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본 국민들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위는 투기 사태 이전 '3기신도시'라는 키워드에 대한 SNS상 감성 연관어, 아래는 투기 사태 이후 감성 연관어 ⓒ 썸트렌드 화면 캡처
위는 투기 사태 이전 '3기신도시'라는 키워드에 대한 SNS상 감성 연관어, 아래는 투기 사태 이후 감성 연관어 ⓒ 썸트렌드 화면 캡처

이 같은 분위기는 젊은 세대가 주로 많이 사용하는 SNS에서 확실하게 관측된다.

AI·빅데이터 전문업체 바이브컴퍼니가 제공하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썸트렌드를 통해 인스타그램, 트위터, 블로그 등 SNS(뉴스 제외)상에서 '3기신도시'라는 키워드에 대한 '감성어'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투기 사태 전인 지난 1월 3주차~2월 4주차까지는 '개선되다', '가능하다', '획기적', '좋다', '기대' 등 긍정적 감성 연관어와 '새로운', '풀리다', '기다리다', '최대 규모' 등 중립적 감성 연관어가 주를 이뤘지만, 투기 사태 이후인 지난 3월 1주차부터 4월 1주차에는 '의혹', '범죄', '불만', '분노하다', '가짜', '불신하다', '불법', '믿지 못하다', '비판', '탈세', '부작용' 등 부정적 감성 연관어로 도배됐다.

최근 들어 '3기신도시'에 대한 SNS상 여론이 다소 개선되는 분위기다. '믿지 못해도 믿을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 썸트렌드 화면 캡처
최근 들어 '3기신도시'에 대한 SNS상 여론이 다소 개선되는 분위기다. '믿지 못해도 믿을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 썸트렌드 화면 캡처

그러나 이달 2주차 접어들어서는 '필요하다', '확대하다', '풀리다', 강력한' 등과 같은 중립적 감성 연관어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고, 3주차~4주차에는 '기대', '고맙다', '개선하다', '강화하다' 등 긍정적 감성 연관어까지 재출현했다.

현 정권이 펼치고 있는 공급 정책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비록 팽배하지만, 집 걱정에 시름이 깊어진 젊은 세대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세에 공급될 것으로 보이는 3기 신도시 물량에는 '일말의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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