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이재명=어게인 2007’ 우려,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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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이재명=어게인 2007’ 우려, 맞을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21.04.28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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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노 길 걸으면서 지지층 일탈, 기록적 패배 ‘우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반발하고 나선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임명직 공무원의 기준에 따라 행동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망론이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 안팎으로 어게인 2007 대선을 떠올리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전망과 관련해 종종 듣는 얘기가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면 ‘제2의 정동영’ ‘2007년 버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2007년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노무현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 반감이 커지자 열린우리당을 깨고 나갔다. 대통합신당으로 헤쳐 모여 대선후보가 됐다. 결과는 500여만 표 차라는 기록적 패배였다. 

참여정부 실정, 전망적 투표심리를 읽지 못한 네거티브 일관, 경제 대통령 열풍에 힘입은 이명박 대세론, 호남 후보 한계론 등이 패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 있다. ‘등 돌린 지지층’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패한 것은 아니지만, 정 후보가 대참패의 길을 걷게 된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길 가던 시민이 돌멩이에 걸려 넘어져도 노 대통령 탓을 했다던 시절이었다. 정 후보도 대통령과 선을 긋고 차별화를 꾀했다. 비단 정 후보뿐 아니라 여당 내 전반적으로 ‘노무현 지우기’가 팽배할 때였다. 

대선주자는 현 권력과 대립각을 세우며 성장하는 거라고 한다. 정 후보도 대통령과 각을 세워나갔다.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거로 보인다. 

다만 지지층 화력을 모으지 못하게 된 원인이 됐다는 점은 뼈아플 듯싶다. 당시 민주당은 정 후보와 노 대통령이 반목하면서 반노와 친노 간 갈등도 커져갔다. 

대통령이란 존재는 차기 대선주자를 당선시킬 힘은 없어도 떨어트릴 힘은 있다. 2007년 17대 대선 때가 그랬다. 

경선 과정에서 조직선거 논란까지 겹치자 친노 지지자들은 소극적 투표층으로 바뀌었다. “차라리 3지대로 나온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일각의 움직임까지 나왔다. 

뚜렷한 지지층 일탈 현상이었다. 설상가상의 요인이 된 탓에 정 후보는 600여만 표를 얻는 데 그쳤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가 1000여만 표, 16대 노무현 후보가 1200여만 표를 얻은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밖에 안 되는 수치였다. 

이번에도 이 지사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 친문(문재인)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나갈지가 고민일 듯싶다. 문 대통령 퇴임 후를 걱정하는 한 권리당원은 얼마 전 대화에서 “이재명이 된다면 솔직히 모르겠다”는 말로 선뜻 지지하기를 주저했다.

“ ‘혜경궁 김씨(문 대통령 저격 SNS 계정 논란)’ 에 이어 ‘디어문(이낙연 저격 당원 게시판 아이디 논란)’ 의혹까지 찜찜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며 “투표할지 안 할지는 그때 가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내적 갈등과 상관없이 2007년 같은 결과는 나오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최근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 상황을 정동영 후보 때에 빗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시 정 후보는 대외적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 아니었다”며 “이 지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1·2위를 다툰다. 대망론의 세기가 다르다”고 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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