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강내강’ 대우건설, 매각 준비는 사실상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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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강내강’ 대우건설, 매각 준비는 사실상 끝났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4.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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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개선에 실적 반등 본격화까지…신사업 기대감도 커져
각자대표체제 놓고 '시끌'…노조 "산은, 대우건설 우롱하지 말라"
"정부여당, 대선 전 무조건 매각 추진할 것…연내 가능성은 낮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한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대우건설이 최근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적이 완연한 상승 흐름을 탄 데다, 재무건전성도 탄탄해지면서 '외강내강'(外剛內剛)의 건설사로 거듭나는 모양새다. 임직원들이 할 수 있는 매각 준비는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다만, 최근 대주주인 KDB산업은행·KDB인베스트먼트와 노조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건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우건설은 2021년 1분기 시장 전망치를 대폭 상회하며 국내 상장 5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적표를 받았다. 29일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9390억 원, 영업이익 2294억 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9.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38.9% 늘어난 1479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신규 수주도 2조1362억 원으로 42.1% 확대됐다. 

대우건설 측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와 저유가 기조 속에도 매출은 소폭 감소하는 데에 그쳤다. 주택건축 현장의 일시적 원가율 개선 요인과 해외 플랜트 현장 준공 프로젝트 실적 개선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늘었다.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도 전년 동기 실적을 크게 웃돌았고, 주택을 비롯한 대부분 사업부문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됐다"며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리스크·원가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양질의 수주를 통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면 실적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의 실적 반등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됐다. 대우건설은 2019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42.09%) 나면서 급격히 흔들렸고, 이 같은 흔들림은 2020년 3분기까지 전년보다 못한 누적 영업이익·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지속됐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당시 대우건설은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해외에서 고수익 프로젝트들을 연이어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약 465% 이상 증가한 영업이익을 올려 '건설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취약점으로 꼽히던 재무구조도 건실해졌다. 2018년 276.68%에서 2019년 289.73%까지 높아졌던 부채비율을 2020년 247.62%로 확 낮췄고, 유동비율 역시 2018년 105.14%, 2019년 118.97%, 2020년 121.00% 등으로 확실하게 개선됐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우건설의 건실함은 곳곳에서 엿보인다. 건설사들의 주요 리스크 지표인 미청구공사(2017년 1조3530억 원→2020년 8597억 원)와 초과청구공사(1조2239억 원→8682억 원)가 모두 감소했고, 2019년 말 기준 8436억2200만 원에 달했던 단기차입금을 불과 1년 만에 3997억7900원(2020년 말 기준)까지 줄였다. 지난 2월에는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2400억 원 가운데 1100억 원을 3~5년물로 차환 발행하며 단기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기도 했다.

미래 신성장동력이자 매각 시 몸값을 키울 수 있는 신사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부분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대우건설은 B.T.S(Build Together Startups) 프로그램을 운영해 드론, 전기차, 스마트홈 플랫폼 등 다양한 신사업·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신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4636억2100만 원, 영업이익 1522억100만 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매각을 위해 임직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들이다.

ⓒ 대우건설 CI
ⓒ 대우건설 CI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주주인 KDB산업은행·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직원들에게 과도한 희생을 강요했다는 데에 있다. 대우건설 직원 임금은 '페이밴드'라는 명분 아래 최근 수년 동안 사실상 동결된 상태고, 진급 누락에 따른 인사 적체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생활관 등 다수의 직원 복리시설도 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취업규칙에 포함시키고자 사측이 개정을 시도 중이라는 말도 들린다.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직원들을 옥죈 셈이다. 임직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또 다른 이유다.

이에 따른 불만은 각자대표체제에 대한 갈등으로 나타나는 분위기다. 대우건설은 지난 23일 기존 대표인 김형 사장을 사업대표로, 정항기 CFO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매각작업 관련 관리대표로 하는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우건설 노조는 지난 27일 성명을 내고 "각자대표라는 기형적 구조를 만든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를 규탄한다. 건설산업의 특성과 임직원들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단순 자본 논리로 이 같은 비상식적이고 기형적인 구조를 결정한 대주주의 처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더이상 대우건설을 우롱하지 말라"고 지적하면서 오는 6월 임시주주총회까지 각자대표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노조는 앞서 지난 14일에도 성명을 통해 "산업은행은 겉으로는 대우건설의 독자경영을 보장하고 있다는 가면을 쓰고 뒤에서는 임직원 승진부터 자산 매각 등 과도한 경영간섭을 자행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경영진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경영진이 하나의 유기체가 아닌 CEO, CFO, 미래전략본부 등 3파로 분열된 기형적인 구조를 조장하고 있다. 개선되고 있는 재무제표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3두 경영체제의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회사의 리더쉽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대우건설이 외강내강으로 거듭나며 매각 작업에 파란불이 켜졌음에도 최종 인수합병에 이르기까지 험난한 길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매각은 이르면 올해 연말, 늦어도 오는 2022년 4월 안에는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 전에 현 정권에서 매각을 마무리할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 정도 회사는 매각 과정에서 수많은 이권 개입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는 차기 대선 전에 현 정부여당이 자신들의 손으로 무조건 매각을 추진할 거다. 과거 참여정부 때도 대선 바로 직전 해인 2006년 11월 대우건설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팔았고, 호반건설이 입찰에 참여했던 2017~2018년 때도 탄핵 사태가 아니었다면 박근혜 정권 하에서 대선 직전에 매각되는 거였다. 인수전에서 전직 장관의 이름이 괜히 오르내리겠느냐"며 "일단 아직까지는 연내 매각이 이뤄질 가능성은 좀 낮다. 뭔가 교통정리가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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