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산뜻한 출발에도…‘한해 농사 막막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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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산뜻한 출발에도…‘한해 농사 막막하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1.05.03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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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줄고, 인력·자재 수급 불균형 확대
대형社-중견社 간 보이지 않는 갈등 고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대체로 2021년 1분기 좋은 성적표를 받으며 올 한 해를 기분 좋게 출발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돼 상승세를 이어가기 힘든 실정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업계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1분기(이하 연결기준, 잠정치) 매출 2조7750억 원, 영업이익 1350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5.0%, 영업이익은 약 8.9% 각각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신규수주도 144.9% 가량 늘었다. 이에 앞선 지난 23일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도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겨내고 전년 동기보다 21.5% 오른 2008억9900만 원의 영업이익을 지난 1분기 올렸다고 공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당기순이익은 직전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GS건설도 매출 2조113억2800만 원, 영업이익 1768억4400만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8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6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4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5.87% 늘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9390억 원, 영업이익 2294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9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9.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38.9% 늘어난 1479억 원으로 나타났다. 어닝 서프라이즈다.

업계에서는 이밖에도 몇몇 업체를 제외한 국내 건설사 대부분 2021년 1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라는 대형 악재 가운데 허리띠를 졸라맸음에도 각 건설사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보다 17% 가량 늘은 194조 원으로, 해외 건설수주는 최근 5년간 실적 중 가장 높은 351억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중견건설사들도 마찬가지다. 한라, SGC이테크건설 등 현재까지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를 공시한 중견업체 중 대부분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늦가을 분양시장이 풍년이다. ⓒ pixabay
국내 건설업계가 올해 1분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지만, 내부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 pixabay

그러나 속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경영환경이 여러 방면에서 악화되면서 한해 농사가 막막하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국내외 먹거리가 줄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수주(공공·민간·국내 외국기관·민자 등)는 41조2323억16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99% 늘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32.2% 축소됐다. 통상적으로 국내 건설수주는 계절적 요인으로 매년 1분기 가장 적고, 4분기 가장 많다. 전년 4분기 대비 1분기 -32.2%는 최근 4년간 두 번째로 높은 감소폭이다. 특히 공공부문 수주 감소폭의 경우 -66.2%로 최근 4년간 가장 많이 줄었다. 팬데믹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의 재정 상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판 뉴딜에 쓰일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시 공공부문 수주는 더 큰폭으로 줄 전망이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해외 건설수주는 약 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해외 건설수주 건수 자체도 143건에서 135건으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연말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에서 팬데믹과 저유가를 핑계로 대형 프로젝트 자체를 취소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이미 예상됐던 일이었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으나 코로나19 장기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기조·석유 규제 등 영향으로 안심하긴 이르다는 전망이 다시 설득력을 얻고 있는 양상이다. 더욱이 앞서 언급한 대형 건설사 중 전년 동기보다 올해 1분기 해외 수주가 늘어난 곳은 단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기술 인력과 자재 수급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역시 코로나19 여파다. 통계청이 공개한 자료를 살펴보면 국내 전체 건설기능인력 수는 2016년 138만2000명, 2017년 148만2000명, 2018년 150만8000명, 2019년 150만1000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148만5000명으로 후퇴했다. 또한 이중 절반 이상이 50대, 60대로 이 같은 고령화 현상은 매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이하 비중도 조금씩 늘고 있지만 미미한 상태다.

현장에 반드시 필요한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도 부담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빈재익 연구위원은 "2020년 9월 이후 건설공사비지수 상승세가 관찰되고 있다. 이는 건설노동자 임금 상승보다는 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건설업의 모든 세부 항목에서 공통적으로 주요한 철강, 콘크리트, 목재, 석유, 화학 등 제품의 생산자물가지수가 상승했는데, 이는 철광석과 석탄 코크스, 고철, 원목 원유 등 수입물가지수 상승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주요 산지에서 생산활동 제한이 장기화돼 건설자재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먹거리 부족과 인력·자재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이를 둘러싼 건설사 간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대형업체와 중견·중소업체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에는 일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대형사가 지방, 중소규모 정비사업 등 중견·중소사들의 텃밭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벌어진 다툼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기술 인력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일이 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팬데믹 가운데에도 수주를 많이 해서 국내외에 보낼 인력들이 절실한 상태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기술 인력 부족 현상으로 곤욕을 치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도 "사람이 부족하다. 좀 쓸 만한 사람이면 대형 업체와 그들의 협력업체에서 다 데려간다. 우리도 해외에 사업장이 생겨서 외국어 좀 할 줄 아는 기능공이 필요한데 대형 건설사에서 싹쓸이했다. 임금 규모 자체가 다르니까 이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유통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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