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Li-view] 윤석열, 대권 가능할까?…‘고건·반기문’과 다르다 vs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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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Li-view] 윤석열, 대권 가능할까?…‘고건·반기문’과 다르다 vs 아니다
  • 정치라이뷰팀
  • 승인 2021.05.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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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를 본다’
이번 편은 윤석열 전 총장 대선 전망 관련
고건·반기문 사례와 공통점, 차이점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한다.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꿈틀대는 그 광경 위에서 정치를 본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을 담은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 브레인스토밍에 초점을 맞췄다. 닉네임 정치도사, 정치생각, 정치논리, 정치온도가 참여했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전망과 관련해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비교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전망과 관련해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비교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뉴시스

정치, 진짜로 살아있네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보고서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전 정부 때나 문재인 정부 초기만 해도 어느 누가 그를 유력 잠룡이 될 것으로 생각했겠습니까. 역대 검찰총장 중 대선주자가 나온 적도 없었습니다. 지금은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들 합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심상치 않습니다.

혹자는 그를 볼 때 대쪽 판사 출신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떠올립니다. 국무총리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이 존재감으로 연결돼 대선주자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더 많게는 ‘제2의 고건·반기문 사례’와 비교되고 있습니다. 왜, '제2의 고건·반기문'이라는 말이 나올까요? 공통점과 차이점, 대선 전망과 관련해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정치라이뷰' 주제입니다. 

 

1. 제2의 고건·반기문, 맞을까?


두 인사 모두 고시 출신의 화려한 고위 관료직 경륜을 바탕으로 좌우 모두에 기용되며 지지율 1위의 대선주자가 됐습니다. 

고건 전 총리는 박정희 정권부터 참여정부까지 7명의 대통령 아래서 세 번의 장관, 두 번의 서울시장, 두 번의 국무총리, 한 번의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냈습니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박근혜·손학규·정동영·문국현’ 잠룡들과 경쟁하며 지지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도개혁 실용정당의 제3지대 신당 창당의 꿈을 실현하지 못한 채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문민정부와 여러 정부를 거쳐 대한민국 외교관으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유엔사무총장 당선과 재임에 성공하며 퇴임 후 가장 강력히 부상할 대선주자로 지목됐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이렇다 할 보수 여권 내 주자들이 보이지 않자, 단숨에 지지율 1위에 올랐습니다. 그렇지만 2017년 장미 대선을 앞두고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태도에 실망했다”는 말로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고 맙니다.

두 인사 모두 현실 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이들과 견주면 장관이나 시장 등 풍부한 행정 경륜까지 갖춘 건 아닙니다. 다만, 같은 공직자 출신의 대망론에 불을 지핀 사례로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력주자로 부상하고 있지만, 종국에는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2. 타고난 뱃심이 만들어낸 현상 


왼쪽부터 고건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두 인사는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했지만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뉴시스
왼쪽부터 고건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두 인사는 유력 대선주자로 부상했지만 모두 불출마를 선언했다.ⓒ뉴시스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고건·반기문’과 다를 거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습니다. 확연히 다른 게 있다는 평가입니다. 

무엇이 다를까요. 타고난 뱃심이 다릅니다. 그동안 검찰하면 ‘정치검찰’을 떠올려왔습니다. 권력의 정적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사냥개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은 아닙니다. 고정관념을 깬 전대미문의 행보를 보였습니다. 스스로 국민의 검찰을 표방하며 살아있는 권력의 역린을 정조준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때리면 때릴수록 맷집 좋은 대선주자로 커나간 이유가 됐습니다. 이제껏 월드컵에 기인한 ‘정몽준 현상’, 새정치 열망이 모아진 ‘안철수 현상’ , 보수 야권의 대안에 힘입은 ‘반기문 현상’ 등과 달리 스스로 ‘윤석열 현상’이라는 동력을 만든 원인이 됐고 말입니다. 

살아있는 권력 조준은 비단 ‘조국 정국’ 때만이 아닙니다. 좌우 정치권, 재벌 대기업 상관없이 그는 역린을 건드려왔습니다. 

김대중 정부 당시 실세로 통했던 경찰청 정보국장 뇌물수수 혐의 구속, 노무현 정부 당시 불법 대선자금 혐의의 안희정 전 충남지사 구속, 이명박 정부 당시 부산저축은행 관련 혐의로 친형 이상득 전 의원 구속,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원세훈 국정원장 구속,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구속,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수사, 현대자동차 비자금 혐의 정몽구 회장 구속, 자금 횡령 혐의 SK 최태원 회장 구속, 사기 CP 발행 혐의 LIG그룹 구자원 회장 일가 법정 수사 등 강골 소신파 검사로 활약했습니다. 

청년 시절부터 한 배짱, 한 담력, 한 뱃심 한 듯 보입니다. 1980년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서슬 퍼렇던 전두환 군사 독재 정권을 겨냥한 일화도 유명합니다. ‘전두환을 사형에 처한다’ 내용의 모의재판을 열어 요시찰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9수 끝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가 된 뚝심도 잘 알려진 일화입니다. 

대선주자가 되면서는 의외의 요소들이 발견되며 새로움을 안겼습니다. 승부사적 정무 감각과 통솔력, 직설화법식 언변과 보스 같은 카리스마, 사람을 챙기고 조직을 건사하는 대장부 기질의 리더십, 정치적 순발력 등이 화끈함을 좋아하는 국민 눈에 들며 장점으로 부각한 것입니다.

 

3. 전대미문의 길 열릴까?


바로 이런 개인적 성향이 위기나 파고가 있을 때 이를 넘기가 쉽지 않았던 ‘고건·반기문’ 같은 관료 유형과는 다를 거라는 시각입니다. 그렇다고 결과까지 다를까, 그에게만 특별히 장밋빛 전망이 펼쳐질까 하면 미지수라고 봅니다. 

검찰로서는 검증이 됐지만, 그 외에 보여준 것이 없습니다. 국정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데다 수평적 관계에서의 대화와 타협에 익숙지 않다는 점 또한 정치력 부재에 따른 우려를 주며, 실패 가능성이 큰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별의 순간을 잡으려면 킹메이커가 있어야지요. 현재로서는 확실한 킹메이커도, 주변의 뚜렷한 조력자들도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전 정권과 현 정권 모두 양날의 검이 됐던 행적 역시 대권가도에서는 걸림돌이 될 거라는 관측입니다. 지지율의 동력이 돼준 현 정부와의 대립각 행보 역시 네거티브 유형의 한계가 되고 말 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역 기반도 아쉬운 요소입니다. 충청 대망론이 받쳐주고 있다지만 어디까지나 캐스팅 보트 지역이지 우리나라 정치 지형의 양대 산맥은 아닙니다. 충청 플러스 영남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면야 물론 되겠지요. 하지만 현재로서 확실한 비빌 언덕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시사오늘(사진 : 오세훈 후보 캠프)
지난 재보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초반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앞섰지만 조지력을 이기지 못했다는 평가다. 사진은 왼쪽부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시사오늘(사진 : 오세훈 후보 캠프)

무엇보다 정치는 결국 조직, 세가 아닙니까. 윤 전 총장은 붕 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아직은 전무 한 형편입니다. 이대로 국민의힘에 입당한다 해도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기란 쉽지 않습니다. ‘될 사람’에게 조직력이 붙는다 해도, 인정받고 세를 키우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3지대에 머물면서 국민의힘과 야권단일화 빅텐트를 치려는 심산이라 해도 조직력이 관건입니다. 세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역대 대선의 ‘이인제·고건·정몽준·안철수·반기문’ 때처럼 실패로 돌아가고 말 겁니다. 오죽하면 중도실용 정당의 3지대를 고수해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역시 국민의힘과 합당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물론 정권교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말입니다.

‘뿅’하고 새로운 대선주자가 갑자기 나와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윤석열 대망론’을 희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재수해서, 김대중 대통령은 삼수 끝에 당선됐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재수해서 대통령이 됐습니다. 노무현·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은 한 번에 됐지만, 국회의원을 비롯해 서울시장, 숱한 선거 도전 등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다진 기간을 생각하면 단박에 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 모두가 산전수전을 겪고 있는 ‘안철수·홍준표·유승민·원희룡·오세훈·황교안’ 등 기존의 대선주자들보다 지지율이 월등히 높아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비(非)정치인의 대선 출마는 그만큼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정치 입문도 하지 못한 채 끝 날 수 있다, 정계에 발을 들이더라도 대선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으로 핸디캡들을 제거해나간다면 새로운 대선 공식, 전대미문의 길이 열리지 않을까요.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분석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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