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YS차남 김현철 “김영삼도서관서 민주주의 강연 꿈꿨던 아버지…유업 이룰 것”
[인터뷰] YS차남 김현철 “김영삼도서관서 민주주의 강연 꿈꿨던 아버지…유업 이룰 것”
  • 진행 윤진석 기자/정리 조서영 기자
  • 승인 2021.05.30 18: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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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사)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
“YS, 전직 대통령 최초로 전 재산 사회 환원”
“도서관서 후학 양성 및 민주주의 강연 숙원”
“60억 기부에 30억 과세?…정치적 의도 있어”
“획일화된 기부 과세법, 선의의 기부 막을 것”
“민주센터, YS 꿈 ‘민주주의’와 함께 하려 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진행 윤진석 기자/정리 조서영 기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5월 25일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김현철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를 만났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선의가 과세로 돌아왔다. 2011년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가 김영삼민주센터를 통해 기부한 재산은 자그마치 60억 원.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이었다. 그는 재단을 통해 도서관을 건립하고자 했다. 그곳에서 평생 온몸으로 지켜낸 ‘민주주의’에 대해 강연하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서였다. 일종의 민주주의 전당을 꿈꿨던 셈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뒤 YS 유족들에게 돌아온 건 30억 원의 증여세였다.

“이래서 누가 기부하려 하겠습니까. 잘못 기부했다가는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이의제기 끝에 상당수의 액수가 줄어들었지만, 문제는 획일화된 현행법에 있었다. 대기업의 편법 세습에 악용되는 기부와 선의의 기부를 구분하지 않고 과세해 생긴 문제였다. 이미 선의의 기부 피해 선례는 다수 존재했다. 215억 원을 기부해 가산세가 더해진 225억을 부과받은 황필상 전 구원장학재단 이사장, 42억을 기부해 27억의 세금 폭탄을 맞은 김구 가문이 그 예다. 그리고 여기에 YS 유족들이 정교하지 않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으로 고통받는 또 다른 선례가 되고 있다.

기부에서 세금 폭탄까지 지난 10년간 민주센터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5월 25일 동국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김현철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동국대학교 석좌교수)를 만났다.

 

YS의 전 재산 사회 환원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김현철 상임이사는“이렇게까지 세금이 많이 나오고, 고생할 줄은 몰랐다”며 씁쓸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부친인 YS가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말을 처음 한 건 언제인가요.

“가족들에게 처음 말씀하신 건 2010년 11월이었습니다. 공증받은 건 이듬해 2011년 1월이죠.”

- 당시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전직 대통령의 문화를 새로 만들어야겠다’고 하셨어요. 퇴임 후 상도동 사저로 돌아가 역대 대통령 최초로 60억 원대의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것이지요.”

- 생전 땅 한 평, 아파트 한 채도 소유한 적 없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상도동 집 한 채를 제외하고는, 선조로부터 상속받은 게 자산의 전부였죠.”

- 당시 사회에 환원한 건 무엇이었나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상도동 사저와 거제도 땅, 그리고 마산에 있는 멸치 어장입니다. 이중 거제도 생가는 거제시에, 거제도 땅과 상도동 자택 등은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에 기부했습니다.”

이를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에 기부한다고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기부받은 재단이 충분히 사회에 공헌하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산업 자본가 카네기는 재단에 기부해 교육과 문화 진흥에 힘썼다. 이에 영향을 받은 석유 사업가 록펠러 역시 재단 기부를 통해 인류 복지 증진에 기여했다.

- 아들로서는 재산을 하나도 물려받지 못했습니다. 기부하겠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어땠습니까.

“가족들이야 아버지의 큰 뜻을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당시에는 이렇게까지 세금이 많이 나오고 고생할 줄은 몰랐습니다(하하).”

- 아버지를 원망한 적은 없나요.

“어떻게 원망하겠습니까. 오히려 죄송스럽죠. 60억 원이나 되는 재산을 기부했는데, 결과적으로 가족들이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셈이 됐잖아요.”

 

YS의 마지막 꿈, ‘도서관’


김영삼민주센터에 재산을 환원한 YS는 도서관 건립을 바랐다. 그는 2~3층의 작은 도서관을 건립해 정치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민주주의를 강연하고자 했다. 일종의 민주주의 전당을 꿈꿨던 셈이다.

건립에 대한 생각이 실현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저에서 500m 떨어진 곳에 건축이 곧바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공 예정일을 지키지 못한 채 8년 만인 2020년이 돼서야 비로소 개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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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임이사는 “생전 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꿈꾸시던 게 무산돼 죄스럽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도서관 개관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입니까.

“아버지께서 처음 원했던 2~3층 정도의 소박한 기념 도서관을 지었다면, 1년이면 완공됐을 겁니다. 그런데 상도동계 일부 사람들이 욕심을 냈습니다. 지하 4층, 지상 8층의 도서관이 계획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부 직원이 공사비를 부풀려 빼돌린 정황이 드러나는 등 건물에 얽힌 채무가 50억 원에 달했습니다. 채권자들은 도서관을 차압하려 했지만, 정부 보조금이 들어간 관계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경매에 붙인 것이 상도동 집이었습니다.”

- 2016년 결국 상도동 자택이 압류됐습니다.

“가족들이 모여 긴급 회의를 했습니다. 결국, 형이 조카 이름으로 사저를 샀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민주센터에 전 재산을 환원했는데, 가족들이 상도동 자택을 압류당하지 않으려고 다시 매입한 겁니다.”

- 그럼 현재 도서관은 누가 소유하고 있습니까.

“2018년 동작구청에 기부채납을 했습니다.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도서관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때,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안으로 이뤄졌습니다. 동작구가 도서관을 소유하는 대신, 민주센터는 오랜 부채 문제를 해결한 셈이죠. 현재는 도서관 한 개 층(8층)만 민주센터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 도서관 개관이 늦어진 것에 관한 아쉬움이 크겠습니다.

“아버지께서 2012년 기공식에 참석하실 때만 해도, 2013년 완공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 열리면 직접 강의도 하며, 후학을 양성할 생각이셨습니다. 그런데 생전 그 모든 게 다 무산된 겁니다. 2015년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죄스러운 마음이 큽니다.”

 

선의가 가져온 세금 폭탄


그렇게 YS가 숙원한 민주주의 전당, 기념 도서관은 뒤늦게 문을 열었다. 5주기에 맞춰 개관식도 가졌다. 그런데 느닷없이 민주센터에 통지서 한 장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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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임이사는 “여러 불복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우여곡절 끝 개관한 도서관에 또 위기가 닥쳤다고요.

“지난 3월 동작세무서가 민주센터에 법인세와 증여세 2억 3000여만 원을 내라는 통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2달도 채 되지 않아 사전 통보 없이 거제의 조부모님, 증조부모님 묘소를 전격 압류 조치했습니다.”

- 어떻게 가압류가 가능했던 겁니까.

“국세법에 따르면, 기부받은 재산을 3년 이내에 공익 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기부하신 재산은 대부분 부동산으로, 3년 내 판다고 팔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국세청은 2010년 기부 후 2013년에 과세할 수 있었으나, 공익사업이라 유예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증여세를 부과하고, 조상 묘소를 압류한 겁니다.”

- 처음 과세 때는 30억 대였다는데 맞는지요.

“그렇습니다. 첫 통보가 있던 작년 6월에는 무려 30억 원을 과세하려 했습니다. 60억을 기부했는데 절반만큼 세금을 더 내라고 한 것입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상도동 사저에도 과세를 통보했습니다. 상도동 사저만큼은 부모님께서 살아계실 때까지 유예하는 조건부로 기부했던 겁니다. 어머니께서 아직 살고 계신 데, 말이 안 되는 일이 발생한 거죠.”

민주센터는 곧바로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다. 국세청은 적정성 여부를 심사해, 과세한 30억여 원 가운데 90%를 면제했다. 이로써 남은 금액이 약3억, 2억 3000여만 원이다. 그로부터 올해 3월 납세 고지가 날아왔고, 5월 초 압류에 들어갔다는 게 자초지종이다.

- 착잡하겠습니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전 관할 세무서장이 작년 여름에 새로 부임했습니다. 청와대에서 일한 행정관 출신입니다. 부임 후 작년부터 무리하게 과세를 밀어붙이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에 과세할 수 있을 때도 3억 남짓이었는데, 무려 30억을 과세하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치적 의도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보는 겁니다. 국세청 이상 청와대까지 보고됐다고 봅니다. 제가 현 정권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는 것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세청은 현행법에 의거, 합당한 절차대로 진행해 정치적 외압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공익 법인에 대한 과세가 예정된 경우에는 적법 절차에 따라 납세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줘 합리적으로 과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요.

“여러 불복 조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조세심판원이나 국민권익위원회에 갈 수도 있고, 국세청에 다시 소명할 수도 있습니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저항 운동을 할 겁니다.”

 

문제는 획일화된 기부법


이번 사건은 YS 유족에게만 일어난 ‘특별한’ 일일까. 선의의 기부자가 고통받은 선례는 이미 존재했다. 앞서 생활정보신문 ‘수원교차로’ 창업가 황필상, 독립운동가 김구 가문 등은 공익을 위한 기부로 세금 폭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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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임이사는 “획일화된 기부법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계속 나오면, 누구도 국가를 위해 기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 우려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기부 문화를 위축시키는 후진적 법이라는 혹평이 나오는데요. 직접 겪으면서 어떤 문제들을 지적하고 싶으신지요.

“획일화된 기부법입니다. 선진국에서는 기부 목적에 따라 입법을 달리합니다. 공익 목적을 위한 기부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를 기업 상속 및 증여를 위한 기부와 구분해, 현행법을 일부 수정하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선의의 피해자가 계속 나오면, 누가 국가를 위해 기부하려 하겠습니까.”

- 이번 일이 그간 공익 목적 기부에 과세한 선례들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보는지요.

“과거에도 그런 예는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황필상씨는 회사 주식의 90%를 아주대학교에 기증해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세무서는 증여세 140억 원을 부과했는데, 소송하는 과정에서 가산세가 붙어 225억 원으로 늘어났어요. 결국, 기부한 215억 원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한 겁니다. 재판 과정에서 많은 액수를 면제받았지만, 아직도 진행형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구 자손들 역시 해외 대학에 기부했다가 세금 폭탄을 맞았습니다. 김구 재단은 42억 기부에 대한 27억의 증여세 통보를 받았습니다. 외국에 세금을 부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재판을 통해 처음 절반 규모인 13억으로 결정됐습니다. 여전히 높은 세금에 더 면제를 받고자 했으나, 재판 과정의 피로감에 유족들이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관련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음에도 바뀌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오래전부터 국회에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부에는 과세하지 않도록 법을 바꿔 달라 제언해왔습니다. 그런데 표에 영향을 주는 법안 위주로 발의하다 보니, 기부법안이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다시 공론화된 김에 입법이 확실해지도록 계속해서 촉구할 예정입니다.”

입법 움직임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12월, 국회에서 일명 ‘황필상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선의의 기부자가 세금 걱정 없이 주식을 사회에 내놓을 수 있도록 개정된 것이다.

2020년 10월에는 일명 ‘김구가문법’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이는 선의의 기부자에 징벌적 과세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법안이다.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및 경제부총리는 “국회와 함께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 말했으나, 5월 기준 아직 발의조차 되지 않은 상태다.

 

 민주센터와 도서관을 지켜야 하는 이유


높은 건물이 완공됐으나, 그 자리에 YS는 없다. 그러나 그를 대신할 김영삼민주센터가 남아있다. 전 재산 환원을 통해 이어가려 했던 그의 평생의 꿈, ‘민주주의’와 함께할 곳 역시 민주센터다. YS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는, 우여곡절 끝에 완공된 도서관과 민주센터를 지켜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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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임이사는 “아버지는 의회민주주의자로서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애써오셨고, 민주센터가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고 있다”고 강조했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 민주센터가 어렵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을 고민 중인가요.

“중점 사업으로 생각하는 건 정치 아카데미입니다. 가장 먼저 강의하려고 했던 아버지는 더 이상 계시지 않지만, 민주센터 차원으로 교육의 장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정병국 전 의원의 청년정치학교 노하우를 바탕으로 긴밀히 협의 중입니다.”

- 도서관이 지어지기까지 애환도 많았고, 지금은 증여세 날벼락도 맞았습니다. 그야말로 영욕의 세월입니다. 끝으로 소회를 말씀해주시죠.

“비 온 뒤 땅이 굳는다고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오면서 민주주의가 상당히 후퇴했습니다. 비단 지금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민주주의는 발전하거나 후퇴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는 의회민주주의자로서 평생을 민주주의를 위해 애써오셨고, 민주센터가 그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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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천 2021-05-31 15:07:52
또 국가 부도 내지말고 그냥 입닫고 조용히 살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