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오너경영 종지부…사모펀드서 새 출발
남양유업, 오너경영 종지부…사모펀드서 새 출발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5.28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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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일가, 지분 전량 한앤컴퍼니에 매각
사모펀드 수익 극대화 전략에 진통 가능성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대국민 사과를 발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은 남양유업이 '갱생'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회사를 사모펀드에 팔면서 57년 만에 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었다. 고질병이던 오너리스크는 털어냈지만 사모펀드 특성상 회사 안팎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27일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 전 회장과 아내 이운경 씨, 손자 홍승의 씨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전량인 53.08%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양도 대상은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 계약금액은 3107억2916만 원이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논란 이후 불매운동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실적에 타격을 받았고, 창업주 손녀 황하나 마약 파문까지 이어지면서 이미지까지 추락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일명 ‘불가리스’ 사태는 회사 매각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달 남양유업은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다소 무리한 발표를 내놓으면서 십자포화를 맞았다.

이에 홍 전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후 사퇴했고, 회사 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폐쇄적인 기업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홍 전 회장 일가가 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결국 남양유업은 끝없이 추락하는 이미지를 더 이상 회복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회사 매각이라는 강수를 둔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물론, 일각에서는 홍 전 회장 일가가 불가리스 사태 전부터 사모펀드에 지분을 넘기려 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홍 전 회장은 28일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고심 끝에 저의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지배구조 개선 요청에 대해 이사회 구성을 투명하게 교체하겠다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면서 “제 노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고 심경을 전했다.

남양유업을 인수한 한앤컴퍼니는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전망이다. 한앤컴퍼니는 집행임원제도를 남양유업에 적용하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하는 제도다.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집행부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한 경영쇄신에도 나선다. 한앤컴퍼니는 투자회사의 기업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재도약시킨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앤컴퍼니는 국내 기반 매물에만 투자하는 대표 사모펀드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사위인 한상원 대표가 이끌고 있는 업체다. 제조·해운·유통·호텔 분야에서 25건의 기업경영권을 인수 투자했음에도 단 한 건의 손실도 기록하지 않았다. 2013년 적자였던 웅진식품을 약 1150억 원에 인수해 2018년 대만 퉁이그룹에 약 2600억 원에 매각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을 인수해 체질 개선과 내실을 다지고 있다. 

기업을 인수해 몸값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남양유업의 포트폴리오와 체질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남양유업의 경우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으로 실적이 악화해 지난해 사상 첫 적자까지 기록한 만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공산도 있어 내부 조직원들의 동요도 예상된다.

회사 외부에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은 후 수익 극대화 전략에 집중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이번에 남양유업의 새로운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 역시 현재 또 다른 지분 보유 회사인 쌍용C&E(쌍용씨앤이, 구 쌍용양회)에서 산업폐기물매립장 조성을 추진하면서 상당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앤컴퍼니 관계자는 “한앤컴퍼니는 기업 인수 후 기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왔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소비자와 딜러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새로운 남양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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