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가고 ‘하이퍼스케일 AI’ 온다…IT 기업 투자 러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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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가고 ‘하이퍼스케일 AI’ 온다…IT 기업 투자 러시, 왜?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6.08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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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세계 최대 한국어 AI모델 하이퍼클로바 공개
네이버 AI, 최대 파라미터 개수 학습…美 연구재단 압도
LG, 네이버 게섯거라…초거대 AI에 1120억 투자 밝혀
KT, 네이버 따라 카이스트와 맞손…"2022까지 성과"
SKT, 카카오와 맞손…"1500억 파라미터 AI가 목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네이버가 개발한 하이퍼클로바의 자연스러운 대화 예시.ⓒ네이버 간담회 발췌
네이버가 개발한 세계 최대 한국어 AI '하이퍼클로바'의 자연스러운 대화 예시.ⓒ네이버 간담회 발췌

국내외 IT 기업들이 ‘초거대(Hyperscale) 인공지능(AI)’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해외에선 구글과 화웨이, 국내에선 네이버를 비롯한 SK텔레콤·KT·LG 등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며 초거대 AI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했다. 8일 업계에서는 기존 알파고를 뛰어넘는 진짜 ‘AI 두뇌’를 개발하는 회사가 차세대 IT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왜 초거대 AI인가?…앞서가는 네이버, 1000억 투자 내민 LG


초거대 AI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딥러닝 효율을 크게 높인 차세대 인공지능이다. 지난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용 AI ‘알파고’에서 한 걸음 나아가, 데이터 분석·학습·판단은 물론 작성·창작·코딩 등 모든 인간의 영역들을 수행할 수 있다. 즉, 우수한 인간의 뇌를 AI에 그대로 구현한 것. 

해당 사업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달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세계 최대 한국어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전격 공개했다.

하이퍼클로바는 현재 발표된 관련 기술 중 가장 많은 2040억 개 파라미터(매개변수)를 학습했다. 파라미터는 인간 뇌의 학습·연산 기능을 담당하는 ‘시냅스’ 같은 존재다. 파라미터 수가 많아질수록 AI 성능이 높아지는 것.

미국의 대표 AI기술 연구재단 ‘오픈AI’의 최신작 ‘GPT-3’의 파라미터 수가 1750억 개인 점을 고려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초거대 AI 언어모델인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GPT-3는 영어 중심으로 학습해 국내 기업이 도입하기에 한계가 있었지만, 하이퍼클로바는 학습 데이터의 97%가 한국어”라면서 “차세대 국내 AI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향후 핵심 사업인 쇼핑·지도 등 10개 이상의 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할 예정이다. 최근엔 서울대·카이스트와 각각 수백억 원 규모의 공동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협의했다. 언어·이미지·음성을 동시에 이해하는 초대규모 AI를 개발하겠다는 것이 연구 지향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AI를 ‘모두의 능력’으로 만드는 도구로 쓰겠다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검색엔진에 하이퍼클로바 적용 예시. ⓒ네이버
네이버 검색엔진에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된 예시. 오타 교정을 통해 검색 기능이 강화됐다. ⓒ네이버

LG그룹과 SK텔레콤, KT도 네이버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LG그룹의 AI 전담조직은 최근 ‘AI 토크 콘서트’를 열고 향후 3년간 1억 달러(한화 112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초거대 AI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까지는 6000억 개 파라미터를 갖춘 AI를 구현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글로벌 제조기업이 초거대 AI 개발에 나선 것은 LG그룹이 처음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사업화를 위한 오픈 생태계를 적극 구축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며 “인재들과 함께 2021년 하반기 연구 성과물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KT는 지난 2017년 출시했던 ‘기가지니’를 초거대 AI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KT는 지난달 네이버처럼 카이스트와 공동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KT 관계자는 “올 하반기 연구소를 출범시켜 초거대 AI용 컴퓨터 인프라를 구축·지원하겠다”며 “이르면 2022년까지 연구 성과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네이버의 숙적’ 카카오와 손잡는다. 양사는 인프라·데이터·언어모델 등 전 영역에서의 협력을 통해 1500억 개 파라미터를 갖춘 AI를 목표로 집중 투자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는 국립국어원과 함께 ‘한국형 GPT-3’를 개발하기로 했다. 

 

투자에는 이유가 있다…AI가 웹툰·마케팅·핵심정리까지 처리


IT 업계가 초거대 AI 선점에 나선 이유는 범용성 때문이다. 바둑에만 특화됐던 알파고와 달리, 초거대 AI는 활용 범위가 넓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를 다양화·고도화하는데 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 사업에 초거대 AI 기술이 적용되면 AI는 판매자를 대신해 상품 마케팅 문구를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다. 콘텐츠 사업에 적용되면 AI가 창작자를 대신해 입력된 스토리에 따라 웹툰을 그려온다. 교육 사업 영역에선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내용을 빠르게 요약하거나 모르는 내용을 알려준다. 한 마디로 사람의 노동력 없이도 빠른 속도로 전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것.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초거대 인공지능 개발에 국내외 기업들이 기술우위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도 성과와 향후 계획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 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하려면 ‘인재·데이터·인프라’ 등 핵심 자원 확보와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평가원 관계자는 최근 국내 기업들의 행보와 관련해 "한국어에 최적화된 언어모델 개발에 머무르면 안 된다"며 "다른 언어로 모델을 확장하고, 영상이나 이미지 등도 이해하는 멀티모델을 개발하거나 응용 서비스 모델을 발굴하는 차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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