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김두관이 안철수·문재인을 이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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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김두관이 안철수·문재인을 이기려면?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5.1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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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金 여러모로 비슷…정치공학 벗어난 ´정책 비전´제시가 관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민주통합당 소식통에 따르면 대선 후보 경선은 8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내 대권 경쟁은 문재인-손학규-김두관 3파전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문재인 바람은 4.11총선을 기점으로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지지율 면에서는 당내 최고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망론은 한 풀 꺾인 모양새다. 대신, 그 틈을 비집고 강세를 보이는 인물이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다. 여론조사만 보면, 체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지지율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감지되는 물밑 움직임을 보면, 이들을 주목하는 눈들이 많다. 
 
특히 일각에서는 이들이 의외로 공통점이 많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눈에 띄는 공통점으로는 이들 모두 지방정부 수장과 연관이 있다는 점이다. 손 고문이 경기도지사 출신이라면, 김 지사는 현재 경남지사를 맡고 있다. 또한 이들은 장관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손 고문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김 지사는 최연소 행정자치부장관을 지냈다.

대권주자로 볼 때, 이러한 이력은 행정경험에 대한 검증이 된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 된다. 지방정부 운영과 중앙정부의 일 모두를 경험한 터라 행정적인 판단, 정부적인 판단을 모두 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국가경영에 도움이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시스

아울러 이들은 ‘안철수-문재인’을 떠올리게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손 고문은 정치구도와 계파 면에서 ‘비노-수도권-중도’를 대표한다. 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닮아있다. 김 지사는 ‘친노-영남-진보’로 분류되며, 자연스레 문재인 상임고문을 연상시킨다.

대중의 시각으로 보면, 이들 넷은 동전의 앞뒷면과도 같다. 현재 국민이 손을 들어주는 쪽은 동전의 앞면인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고문이다. 반면, 손 고문은 안 원장의 뒷면, 김두관 경남지사는 문 고문의 뒷면에 해당한다. 이런 점으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안철수-문재인’의 대안으로 ‘손학규-김두관’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이들은 당내 주류가 아니라는 점도 비슷하다. 손 고문은 당 대표를 두 번이나 했는데도, 지지기반이 취약하다. 김 지사는 당 주류인 친노인데도 불구, 비주류에 속한다.

손 고문과 김 지사는 역동적인 정치인생 파노라마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손 고문은 민주화 운동, 인권 운동을 거쳐 교수로 활동하다가 정치권에 들어선 인물이다. 국회의원, 보건복지부장관, 경기지사 등 탄탄대로였다.

그러나 지난 2007년 그는 "낡은 수구와 무능한 좌파의 질곡을 깨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새 길을 창조하고자 한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하게 된다. 이후 손 대표는 민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사가 됐다. 하지만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은 여전히 꼬리표로 따라붙는 걸림돌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1987년 6.10항쟁에 뛰어들었다가 구속된 뒤 고향으로 내려가 마을 이장에 이어 남해군수 민선 1,2기를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최연소 행정자치부장관을 지냈으며, 노 전 대통령 서거 후에는 새누리당 텃밭인 경남도지사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하지만 당선 당시, 무소속으로 남아있겠다던 그의 약속은 이미 깨진 상태다. 때문에 민주당으로 들어간 그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또한 2012년에는 도지사 일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대권 출마를 시사하고 있어 도민들의 반발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손 고문과 김 지사는 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손 고문은 얼마 전 논란을 빚은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치는 저들만의 잔치가 됐다. 국민들에게 좌절을 줬다"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 역시 지난 지난 4일 정치개혁모임 강연 자리에서 "민주당은 자기 당을 좋은 당으로 만들고 좋은 후보를 키울 생각은 않고 대선 때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며 외부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비판했다. 
 

ⓒ뉴시스

그런데,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들이 공통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부분은 따로 있다. 대선을 정치 공학적으로 접근하는 대신 비전과 정책을 내놓는데 주력하자는 것이다.

손 고문은 4.11총선이 끝난 후 유럽 5개국 순방길에 오른 바 있다. 국가발전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순방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나 다름없었다. 그는 지난 2일 유럽순방 평가와 관련, “복지사회로의 길이 옳은 길이고 필연의 길임을 확인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복지사회의 길"이라며 "국민은 민주당이 집권하는데 관심이 없다. 국민의 관심은 어려운 삶을 풀어줄 수 있는 정치, 민생을 챙겨줄 수 있는 정치에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은 구태정치를 보고자 하지 않는다. 민주당이든 어떤 정치든 자기들만을 위한 공학 정치에 매몰돼있으면 국민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국민과 미래를 보고 정치를 하고 정권교체를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눈에서 우리 스스로를 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는 그가 누차 강조했던 부분이다.

김 지사 역시 정책과 비전에 우선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와 관련, "친노니 비노니 과거니 미래니 싸우기만 하면 국민들은 더욱 멀어지고 민주당 후보의 본선 경쟁력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을 국민이 마음을 주고 싶은 당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통합은 있었지만 혁신은 없었다. 심판만 외치고 미래는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이 바라는 바를 실천하고 행동하는 지도자, 국민의 마음과 함께 가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손 고문과 김 지사는 여러모로 닮아있다. 이와 관련, 한 정치인사는 이들이 ‘안철수-문재인’을 넘어서는 대안으로 국민에게 부각되려면 대권주자로서 표방하는 시대정신, 그리고 정책과 비전에서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다. 특히 국민의 가슴에 와 닿는 정책, 이슈로 부각될 수 있는 요소를 찾으라는 것이다. 또한 그렇게 했을 때 지금 보이는 낮은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대선출마 선언을 두고, 6월 9일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 고문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손 고문이 강조한 것처럼 언제 선언하는지는 중요치 않다”며 “중요한 것은 내용을 보여주는 것이다. 국민들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내놓을 준비가 되었을 때가 출마를 선언하는 적절한 시기라고 본다”고 전했다.

김 지사 측 관계자 또한 “(대선 출마와 관련해) 김 지사가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한번도 없다. 여의도에 대선캠프를 차린 거나 7월 초에 출마를 선언한다는 얘기가 언론에 나오긴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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