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 멍든 유시민, 제3의 정당 ´꿈´ 후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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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 멍든 유시민, 제3의 정당 ´꿈´ 후회할까?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5.13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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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총사퇴안 거부하는 당권파들로부터 집단 구타…분당 위기 ´심각´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통합진보당 당대표가 12일 당원들로부터 집단구타 당하는 전무후무한 일이 발생했다.

이날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비례대표 총사퇴 의결을 막으려는 100여 명의 당권파 당원들이 단상을 접수한 가운데, 유시민, 심상정, 조순호 공동대표를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특히 조 대표는 탈진 상태를 보일 정도로 심하게 구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 역시 심상정 대표를 보호하려다 여러차례 가격을 당했다. 심 대표의 경우 구타는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지만 깔리는 등의 수모를 겪었다. 

앞서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최근 불거진 통합진보당 내홍을 지켜보며, "1987년에 발생했던 용팔이 사건과 유사한 정치폭력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된 가운데, 통합진보당의 비민주적이고 낯뜨거운 난타전은 향후 더 큰 정치적 파장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파행으로 인한 유 대표의 정치적 무게감과 고민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 대표는 분당만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비례대표 부정 선거를 수습하는 와중에 폭력사태까지 발생한 터라, 분당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진보정당으로서의 위신은 나락으로 떨어진 상태다. 당권파와 비당권 간의 내분 또한 돌이길 수 없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어 일각에서는 당의 자멸까지 내다보는 상황이 됐다.   

ⓒ뉴시스

진보진영의 한 관계자는 "유 대표는 분당을 하게 되면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분당 사태를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파국 때문에 그의 바람은 더욱 멀어진 것 같다"며 "유 대표가 꿈꾼 제 3의 정당은 이번 파국으로 인해 실패한 것이나 다름 없게 됐다"고 말했다.

유 대표가 있던 국민참여당은 지난해 12월 민주노동당과 새진보통합연대(진보신당 탈당파)와 함께 새로운 정당인 통합진보당을 창당했다.

당시 유 대표는 민주통합당으로 들어오라는 이해찬 전 총리의 제안을 거절, 제3의 정당이 왜 필요한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여러 발언대를 통해 "국민들은 사회정의와 공정성, 복지 등으로의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요구를 받아 안을 수 있는 제도적 그릇이 없다"며 "양당구도를 벗어난 제3의 정당을 해야 민심이 원하는 복지국가로 갈 수 있다"고 누차 강조했다.

또한 통합진보당을 선택한 이유로 "부당한 특권을 없애고 불합리한 질서를 고치고 반칙하는 자들을 응징해서 바르게 잘 살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 대표가 꿈꾼 제3의 정당은 당권파의 부정과 반칙으로 얼룩진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사면초가에 놓인 유 대표에 대해 오랜 정치적 동지인 이 전 총리와 사실상 결별수순을 밟으면서까지 정치노선을 달리했지만 그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얘기한다. 아울러 부정선거와 종북 논란에 휩싸이며 구태를 답습하고 있는 조직(현 당권파)과 힘을 합친 것 자체가 실수이자 후회 할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통합진보당 노항래 정책위의장(국민참여당)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유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를 개혁하기 위해 지역주의를 넘어선, 시민들이 참여하는 자유롭고 진보적인 정당, 제3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봤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유 대표가 민주당으로 들어가지 않고 국민참여당을 만든 것도 그런 이유임은 물론, 통합진보당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상황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지만 제3의 정당에 대한 유 대표의 취지가 퇴색되거나 후회할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당을 바로 세우고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진보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끝까지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가 통합진보당의 암적인 요소들을 제거하고 대중 속에 뿌리내리는 제3의 진보정당을 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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