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경제] 토지집착증에 몰락한 한민족의 지배층과 M&A 열풍
[역사로 보는 경제] 토지집착증에 몰락한 한민족의 지배층과 M&A 열풍
  • 윤명철 기자
  • 승인 2021.06.20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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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로 몰락한 역사 속 기득권층 전철 밟지 않기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토지에 대한 과도한 욕심으로 몰락한 역사 속 기득권층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사진제공=뉴시스
토지에 대한 과도한 욕심으로 몰락한 역사 속 기득권층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사진제공=뉴시스

토지는 권력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을 잡으면 토지 약탈에 열중했다. 토지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토지가 많은 귀족층은 노예를 부려 토지의 생산물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고, 이에 비례한 권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왕위쟁탈전에 나설 수 있는 경제적 기반도 당연히 토지였다.

중국 당나라의 조(租)·용(庸)·조(調) 조세제도도 토지세가 주요 수입원이었다. 중앙집권국가로 성장하던 한반도의 삼국도 조세제도의 근간을 토지세로 삼았다. 백성들은 국가에 토지세로 곡물을 납부했다. 물론 귀족들은 중간에 배달사고를 내곤 했다.

후삼국 시대의 지방세력인 호족은 통일신라가 잦은 왕위쟁탈전에 빠져 지방통제력이 약화되자 자기들의 영토 확대에 집중했고, 이를 기반으로 사실상 독립국가가 됐다. 백성들은 신라정부가 아닌 호족에게 토지세를 납부했다. 신라의 재정은 무너졌다.

고려 후기 권문세족(權門勢族)도 마찬가지였다. 권문세족은 고려의 굴곡진 역사만큼 문벌귀족, 무신, 원 간섭기에 급성장한 역관과 응방 출신 등의 친원파까지 포함된 기득권 연합세력이다.  

이들의 토지 애착은 남달랐다. 오랜 권력투쟁으로 토지가 권력임을 누구보다도 체득한 이들은 대규모 농장을 독점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과도한 토지겸병을 통해 삼남 일대가 수십명에 불과한 권문세족의 소유였다고 하니 국가 재정이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었다.

권문세족에 맞선 신진사대부가 권력을 잡자마자 ‘과전법’으로 이들의 토지를 몰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권문세족의 경제적 기반 제거를 통한 권력 무력화가 도탄에 빠진 민생을 회복시키는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권문세족은 토지를 뻿기면서 역사 속 퇴물이 됐다.

하지만 조선을 건국한 신진사대부도 권력 기반을 토지로 삼았다. 정부는 잦은 공신 남발과 관료 수 증가로 관료에게 지급할 토지가 부족해지자 직전법, 관수관급제, 녹봉제 등 토지제도 개편에 나섰지만, 오히려 양반들은 토지사유화를 통해 정부에 맞섰다. 

결국 시간은 양반 기득권층의 편이었다. 정책 입안자들이 곧 토지소유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권력인 토지를 스스로 국가에 헌납할 바보들이 아니었다. 가뭄이나 홍수 등 재난이 발생하면 헐값에 나온 토지 약탈에 열중했다. 토지를 상실한 백성들은 노비, 유랑민, 도적 등으로 전락했다. 기득권층의 배가 부를수록 백성들은 굶어 죽어 나갔다. 결국 토지에 집착한 양반 기득권층은 민생을 외면했고, 조선은 망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등 글로벌 경제 위기로 경영난에 빠진 기업의 M&A(mergers and acquisitions)가 활발해졌다. M&A는 현대판 토지인 기업의 인수합병이다. 우리 경제계에도 유통과 항공 등 여기저기서 인수합병(M&A) 이슈가 터져 나오고 있다.  

M&A는 경영방식의 개선을 위한 경영다각화형과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단기수익추구형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기업의 외적 성장을 위한 발전전략의 일환이다. 주로 인수 기업의 내적 성장한계 극복과 신규사업 참여에 소요되는 기간과 투자비용 절감, 특히 해외기업 인수시 경영상의 선진 노하우나 숙련된 전문인력과 기업의 대외적 신용확보 등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후자다. 기존기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기업이 인수할 경우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기업가치 상승을 통한 되팔기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주주들의 동요,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자 양산 등의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개인의 과시욕으로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와 이스타항공 등 최근 불거진 M&A에 대해서 ‘신의 한수’가 될지, ‘승자의 저주’가 될지 아니면 ‘먹튀’가 될지 여부에 논란이 일고 있다. M&A는 서로 잘 되자고 하는 거래다. 잘못된 M&A는 엎친데 겹친 격으로 경제 생태계 교란에 기름을 붓는 상황을 초래한다. 토지에 대한 과도한 욕심으로 몰락한 역사 속 기득권층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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