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국내 심사 늦춰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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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국내 심사 늦춰지는 이유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1.06.22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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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사 기준 연구 10월까지 늦춰…"가격↑·마일리지↓ 가능성"
아시아나항공 자금 부담↑…대한항공 1.5조 유상증자 지원 멀어져
대한항공 "기업결합심사, 문제 없다…조속한 시일 내 마무리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국내 기업결합 심사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국내 기업결합 심사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국내 기업결합 심사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점에 따른 항공 운임 인상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금줄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미뤄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측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결합에 대한 경제 분석’ 연구 용역 기간을 오는 10월 말까지 연장했다. 국내 기업결합 심사 일정도 5개월 뒤로 미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용역 결과물이 나오고 내부 검토 과정을 거치면 연말 가까이 돼서야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위는 양사 합병으로 국내 대형항공사(FSC)가 독점 체제로 운영되면 소비자 편익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구를 담당하는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양사 통합 후 △항공운임 인상 △소비자의 마일리지 혜택 감소 등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통합은 국내 최대 대형항공사 간 합병인 탓에 독과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제기된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2019년) 기준으로 미주 노선 점유율은 대한항공(51%)과 아시아나(24%) 순이다.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맺은 델타항공(11%)까지 더하면 86% 수준으로 치솟는다. 로스엔젤레스·뉴욕·시카고·바르셀로나·시드니 등 미주·유럽 중장거리 노선 점유율은 양사 합이 100%에 달한다. 

반면 대한항공은 수차례 인위적 항공 운임 인상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항공 운임이 정부에서 인가받은 상한선 이하로 결정되는 데다, 인천항공의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 횟수)은 40% 수준이라 해외 항공사들의 진입이 가능한 완전경쟁시장이라는 것.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글로벌 항공시장은 완전 경쟁 시장으로, 특정항공사가 초과이윤을 누릴 경우 다른 항공사들이 진입해 공급력이 늘어난다”며 “독점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공정위의 심사 지연으로 피인수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측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1분기 실적.ⓒ아시아나항공
공정위의 심사 지연으로 피인수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측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아시아나항공 1분기 실적.ⓒ아시아나항공

공정위의 심사 지연으로 피인수 대상인 아시아나항공 측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당초 오는 30일로 예정됐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정부의 심사가 늦어지면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대한항공은 주요국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한 뒤,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지분(63.9%)을 인수할 예정이었다. 현재 국내를 비롯해 미국·유럽연합(EU)·중국·일본 등 주요국 기업결합심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해당 계획도 수정될 수밖에 없다. 

1조 5000억 원의 자금 확보가 요원해지면서, 지난 1분기부터 영업손실 112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아시아나항공의 재정 부담도 커졌다. 

아시아나항공 유동부채는 1분기 기준 4조9727억 원으로, 유동자산 1조 7983억 원을 초과한 상태다. 저비용항공사(LCC)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이 코로나19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는 점도 부담 요소로 꼽힌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최근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바람직한 통합방향 토론회’에서 "(해외 정부들이)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 주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결과가 가능한 빨리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측은 “양사 인수합병을 위한 기업결합심사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와 경쟁당국 추가 요청사항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절차를 마무리해 인수를 마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 필수신고국가 경쟁당국 9곳에 기업결합신고를 진행한 뒤, 현재 터키·태국의 심사만 통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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